서구 암남동 등대로 일원서 기공식…8~10m 높이 방재호안 500m 추가 설치, 3년간 889억 원 투입
이명이 기자 lmy@newsone.co.kr
26일 오전 11시, 부산 서구 암남동 등대로 인근 남항체육공원 족구장 앞에는 안전모를 쓴 관계자들과 주민들이 한데 모였다. 바닷바람이 거세게 불어오는 가운데 ‘암남동 재해취약지구 방재호안 2단계 정비사업’ 기공식이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박형준 부산시장을 비롯해 공한수 서구청장, 시의원과 구의원, 공사 관계자, 주민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국민의례를 시작으로 사업 경과보고와 기념사, 축사, 시삽 퍼포먼스까지 약 40분간 진행된 행사는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이어졌다.
행사장 뒤편으로는 파도가 부딪히는 남항 바다가 펼쳐져 있었다. 해안변 테트라포드와 인접 건물 사이에는 왕복 2차로 등대로가 좁게 놓여 있다. 완충 구간이 사실상 없는 이 일대는 태풍이 올 때마다 월파 피해가 반복됐던 곳이다.
특히 2022년 9월 태풍 ‘힌남노’가 북상했을 당시에는 도로를 넘어든 파도가 인근 횟집과 아파트, 숙박시설까지 덮치며 큰 재산 피해를 남겼다. 당시 상황을 지켜봤다는 한 주민은 “바닷물이 순식간에 도로를 넘었다”며 “비가 아니라 파도가 문제였다”고 떠올렸다.
이번 사업은 기존 호안의 낮은 높이로 인해 반복되던 월파와 침수를 막기 위해 매립과 함께 방재호안을 정비하는 것이 핵심이다. 공사는 서방파제에서 송도해수피아, 거북섬에 이르는 총 1km 구간 가운데, 2단계에 해당하는 약 500m 구간에 높이 8~10m, 폭 43m 규모의 방재호안을 설치하는 내용이다. 총사업비는 889억 원으로, 3년에 걸쳐 연차적으로 투입된다.
앞서 1단계 사업은 서방파제부터 송도해수피아까지 500m 구간에 462억 원이 투입돼 2018년 착공, 2022년 준공됐다. 현재 해당 구간에는 파크골프장과 테니스장, 멀티운동장 등이 들어서 주민들의 운동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2단계 구간이 완공되면 암남동 일대 방재호안 정비가 사실상 마무리된다. 침수와 시설물 파손 위험을 줄이는 동시에, 매립으로 확보된 공간은 친수형 휴식 공간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박 시장은 기념사에서 “암남동 등대로는 남쪽으로 송도해수욕장과 송도해상케이블카, 남항대교 등과 맞닿아 시민과 관광객의 통행이 많은 지역”이라며 “태풍 때마다 반복된 피해를 더는 겪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방재호안 정비로 안전을 확보하는 동시에, 새로 확보되는 공간은 공원과 체육시설 등 시민들이 쉬어갈 수 있는 장소로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바다와 맞닿은 도로 위로 굴착기 시동 소리가 울리자, 참석자들은 일제히 시삽 버튼을 눌렀다. 파도에 밀리던 해안선이 인공 호안으로 다시 그려질 준비를 마치면서, 암남동 일대는 또 한 번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