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대만 타이베이 관광을 가다 (3)

[해외트래블] 대만 타이베이 관광을 가다 (3)

공유
– 국립고궁박물관, ‘임안태 고가’ 답사 등

호텔 뷔페에서 식사를 마치고 체크아웃을 한 후 마지막 관광코스인 국립고궁박물관으로 향했다.

전병열 기자 ctnewsone@naver.com

타이베이에 위치한 국립고궁박물관(國立故宮博物院)은 세계 5대 박물관 중 하나로 꼽히며, 약 69만 점에 달하는 중국 황실 유물을 소장하고 있다. 원래 중국 자금성에 있던 유물들을 2차 세계대전과 국공내전을 거치며 대만으로 옮겨온 것이다., 이 유물들은 당, 송, 원, 명, 청에 이르는 5천 년 중국 역사의 정수를 담고 있다.

엄청난 박물관 규모에 감탄하며 입구에 들어서자 ‘博愛(박애)’라는 현판을 배경으로 쑨원(孫文)의 동상이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었다. 쑨원은 중화민국 건국의 아버지로 불리며, 20세기 초 청나라를 무너뜨리고 공화정을 수립한 혁명가이자 정치가로 중국의 신적 존재다. 쑨원의 사상 중 하나인 ‘천하위공(天下爲公)’, 즉 ‘세상은 모두를 위한 것’이라는 문패도 박물관 입구에 걸려 있다.

방문 기념사진을 촬영한 후 관람을 시작했다. 가이드는 흥미로운 스토리텔링으로 주요 유물을 소개하며 관람객의 관심을 끌었다.

그중 대표적인 유물 10개를 소개한다.

▲취옥백채(翠玉白菜)는 옥으로 만든 배추 조각으로, 배추잎 위에 메뚜기와 여치가 앉아 있는 모습이 정교하게 표현되어 있다. 가이드의 안내가 없었다면 얼핏 보고 지나칠 수도 있는 귀중한 유물이다.

취옥백채

▲육형석(肉形石)은 동파육처럼 생긴 돌 조각으로, 실제 고기처럼 보이는 질감이 놀라웠다.

육형석

▲모공정(毛公鼎)은 주나라 시대의 청동 솥으로, 안쪽에 새겨진 글씨는 한자의 기원을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로 보존돼 있다. ▲화씨벽(和氏璧) 옥편은 중국 고대의 명옥(名玉) 중 하나로, 전설 속 ‘화씨(和氏)’가 발굴했다 전해지는 원형 옥편이다. ▲용문 칙복(龍紋福貴朝服)은 청대 황제의 용문(龍紋)이 수놓인 법복으로, 제례·의식용으로 제작된 고급 의상이다.

▲당삼채 낙타(唐三彩駱駝)는 당나라 삼채(三彩) 기법으로 만든 피안용(陪葬用) 도자기로, 외국 종마(種馬) 형태의 낙타상이 유명하다. ▲송루요 투각사발(宋汝窯雕花洗)은 송나라 루요(汝窯) 청자를 투각 기법으로 장식한 붓세척기로, 부드러운 하늘색 유약이 매력적이다. ▲상아투화운룡문타구(象牙透花雲龍紋套球)는 상아를 구슬처럼 깎아 만든 중첩구(套球)로, 겹겹이 돌아가는 공 모양 사이사이에 구름·용 무늬가 섬세하게 뚫려 있다. ▲선덕청화완(宣德青花碗(선덕청화완)은 명나라 선덕(宣德) 연간 제작된 푸른 백자 그릇으로, 투명한 백토와 선명한 청화(靑花)가 조화를 이룬다.

옥병풍

▲옥병풍(碧玉屛風)은 청 건륭제(乾隆) 시기 궁전(자금성)에서 만들어졌으며, 병풍 상단에 ‘垂簾聽政(수렴청정)’이란 네 글자가 투각되어 있다. 1861년 동치제가 즉위했을 때 서태후·의친왕(慈禧·慈安太后)이 병풍 뒤에서 국정을 살피던 수렴청정용으로 제작·사용된 진품이다. ▲옥새(玉璽)는 청나라 건륭제가 고희(1780년)를 맞아 만든 ‘고희천자지보’ 옥새와 팔순(1790년)을 맞아 만든 ‘팔정모년지보’ 옥새가 있다. 이 옥새들은 벽옥을 통째로 다듬어 제작됐으며, 윗부분에는 용이 새겨져 있다.

옥새

일일이 들여다보지 못한 채 사진으로만 담고 서둘러야 했다.

타이베이의 먹거리로 유명한 ‘우육면’으로 점심을 했다. 소고기 칼국수 일종인데 고깃덩어리가 많고 기름졌다. 구미에 맞지 않다며 먹다 남기는 동료도 있었다.

임안태고가 답사

공항으로 향하는 길에 여유가 있어 일정에 없는 ‘임안태 고가(林安泰古厝)’를 관광했다. 임안태는 18세기 말 청(淸)대 대만 이민 사회에서 활동한 푸젠(福建)성 안시(安溪) 출신의 부호이자 린(林) 가문의 3대 장손이다. 이 고가는 1783년 경 자신의 집안 기반(토지·상업)을 바탕으로 축조하기 시작해, 1823년경에 완공했다. 그는 염전·소금·해운업 등을 통해 축적한 부를 바탕으로, 식민지 이전 대만 사회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떨친 인물이다. 이 집은 이후 린 가문 후손들이 3세대에 걸쳐 거주해 왔고, 1978년 타이베이 시 정부에 의해 ‘역사적 건물’로 지정된 뒤 2000년 일반에 개방됐다.

임안태고가 정자앞에서 필자

단층의 ‘2칸 4합원(二間四合院)’ 형태로, 목조 기둥·흙벽·기와지붕 등 남부 복건성 지역 특유의 전통 가옥 구조다. 특히 집 안팎에 배치된 방과 마루들이 사계절 내내 바람길과 채광을 고려해 설계된 점이 돋보였다. 후원에는 ‘월미지(月眉池)’라는 연못이 있는데, 방어(防禦)·방화(防火)·홍수(洪水)·온도 조절 기능을 겸한 다목적 설계로 조상 대대로 물 관리와 방어를 동시에 고려한 지혜가 엿보였다. 안채(內宅) 어좌와 보료(寶寮), 안방 혼례용 가구 세트, 가문 족보·문서 아카이브, 손직조 베짜기 틀 등 전통 유물들이 보존돼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다.

월마지

가이드의 안내로 쇼핑센터를 들러 ‘원국제공항에 도착해 귀국 수속을 마쳤다. 2박 3일의 일정이 촉박해 해외관광의 감명 깊은 추억을 남기지 못해 아쉬웠지만, 나름 보람이 있는 여행이었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