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의령군 전체 공무원 600명, 수해 복구에 달려들었다

의령군 전체 공무원 600명, 수해 복구에 달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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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에 무너진 마을, 주민과 공직자 함께 일어선다

이명이 기자 lmy@newsone.co.kr

7월 20일 아침, 주말의 정적을 깨고 의령군 대의면은 굴착기 소리와 삽질 소리로 분주했다. 엊그제 쏟아진 기록적 폭우로 마을이 물에 잠긴 뒤, 군 전체가 들썩이기 시작했다. 의령군은 이날 600여 명 전 공무원을 투입해 수해 복구에 총력을 기울였다.

의령 지역에는 7월 16일부터 19일까지 나흘 동안 451.5mm의 폭우가 쏟아졌다. 특히 19일 아침, 물폭탄 수준의 극한 호우가 양천 하천 수위를 급격히 끌어올렸고, 결국 하천이 범람하며 둑이 무너져 대의면 구성마을 절반이 침수되는 사태로 이어졌다.

수해 현장은 처참했다. 집 안으로 밀려든 토사에 벽지가 떨어져 나가고, 가재도구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었다. 대의면에 60년을 살아온 주민 전장수 씨는 “태풍 매미 때도 이렇게 물이 차지는 않았다. 방도 농사도 다 끝났다”고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30년 넘게 마을에서 중국집을 운영해 온 배영자 씨는 “말도 못 할 정도다. 피 같은 밀가루가 물에 둥둥 떠다녔다”며 눈물을 보였다.

군은 일요일인 20일, 휴일을 반납한 채 600여 명 전 공무원을 피해 현장에 투입했다. 피해가 가장 컸던 대의면에는 전체 인력의 절반 가까운 본청 인력이 급파됐다. 공무원들은 삼거리 상가, 우체국, 침수 주택 등에 팀을 나눠 복구에 들어갔다.

현장에는 민생현장기동대원, 환경미화원, 검침원, 도로보수원 등 공무직과 기간제 근로자도 자발적으로 출근해 복구를 도왔다. 전기 점검, 오물 정리, 쓰레기 수거 등 손길이 필요한 곳마다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이날 복구 현장에는 소식을 듣고 달려온 군민들뿐만 아니라, 의령을 넘어선 곳에서도 응원이 이어졌다. 새마을운동의령군지회, 바르게살기의령군협의회, 대한적십자사봉사회 의령군협의회, 의용소방대, 여성민방위기동대, 의병청년회 등 지역 민간단체들도 발 벗고 나섰다. 경남도청, BNK경남은행, 창원여성민방위 등 외지에서도 의령을 찾아 수해 복구지원을 도왔다.

 오태완 군수는 19일 직접 피해 현장을 돌며 이재민 수용시설을 점검했고, 다음 날에는 현장에서 복구 작업에 나섰다. 그는 “긴급 예비비와 재난관리기금을 신속히 투입해 빠른 복구에 나서겠다”면서도 “피해 범위가 크고 복구 규모도 막대하다. 지자체 역량만으로는 분명 한계가 있어 중앙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침수의 상처는 깊지만, 주민과 공무원, 그리고 수많은 손길이 하나 되어 만든 복구 현장은 분명히 움직이고 있다. 전례 없는 폭우가 지나간 자리에 다시 삶의 터전을 일구려는 의령군의 사람들은 오늘도 땀으로 희망을 적셔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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