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전병열 에세이 | 내 안에 천사와 악마가 살고 있다

전병열 에세이 | 내 안에 천사와 악마가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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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천사와 악마는 오늘도 싸운다. 나는 누구의 손을 들어줄 것인가. 이 물음 앞에서 나는 매일 조금씩 진정한 인간이 되어간다.”

전병열 발행인 / 수필가

내 안에는 천사와 악마가 함께 산다. 선과 악은 끊임없이 충돌하고,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나는 천사가 되기도, 악마가 되기도 한다. 매일의 삶은 선택의 연속이며, 그때마다 마음속에서는 선과 악이 맞붙는다.

악의 유혹은 달콤하고 교묘하다. 그 유혹에 넘어가면 악한 마음은 스스로를 정당화하고, 선한 마음은 점점 설 자리를 잃게 된다. 선과 악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삶의 방향을 결정짓는 선택의 문제다. 그 선택은 내가 평소 어떤 철학과 신념을 품고 살아왔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고대부터 인간 본성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성선설과 성악설이 존재했다. 성악설은 인간이 본래 악한 존재라고 말하고, 성선설은 선한 본성에서 출발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무엇이 본질이든 간에 중요한 것은 성장과 환경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이다. 악한 본성을 지녔더라도 교육과 경험을 통해 선을 택할 수 있으며, 반대로 선한 본성도 환경이나 선택에 따라 악에 기울 수 있다.

그렇다면 선이 악을 이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는 어떤 환경에서, 어떤 철학과 태도로 살아야 선한 마음을 지킬 수 있을까? 결국 내 안의 천사와 악마 중 누구의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나는 선인도 되고, 악인도 될 수 있다.

때로는 악의 유혹이 강하게 느껴진다. 선은 언제나 조심스럽고 망설인다. ‘내가 정말 옳은가’, ‘이 선택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지는 않을까’라는 고민 끝에 천천히 움직인다. 반면 악은 망설임 없이 당장의 유익을 좇는다. 자신의 욕망을 ‘정당함’으로 포장하고 전력 질주한다. 그래서 악은 강하고 빠르게 보이고, 선은 약하고 느리게 보인다. 그러나 그 느림과 약함 속에는 깊은 힘이 있다. 자신을 돌아보는 힘, 타인을 배려하는 힘. 그것이 선의 본질이다.

우리 마음은 이렇게 선과 악 사이에서 고통받는다. 그리고 그 갈등의 무게는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 모두가 악을 행하는 환경에서는 나 역시 그렇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믿게 된다. 반면 선한 분위기에서는 악이 머무를 자리가 없다. 선한 말과 행동이 일상이 되고, 마음은 점점 교화된다. 그렇게 선은 사람을 바꾸고, 세상을 바꾼다.

인간은 약한 존재다. 그래서 때로는 악에 기대기도 한다. 그러나 인간은 생각할 수 있는 존재이기도 하다. 나는 어떤 선택을 하고 있는가, 나의 신념은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 그 질문 앞에 서는 순간 우리는 스스로를 바로잡을 수 있다.

선과 악의 기준은 무엇일까? 우리는 ‘선한 사람’, ‘악한 행동’, ‘착한 일’, ‘나쁜 짓’이라는 표현을 자주 쓰지만, 그 경계는 언제나 명확하지 않다. 어떤 사람에게는 정의로운 일이, 다른 사람에게는 억압처럼 느껴질 수 있다. 선과 악은 문화, 가치관,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상대적인 개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한 기준이 하나 있다. 선은 타인을 배려하고 공동의 선을 추구하는 마음에서 시작된다. 그 중심에는 양심, 공감, 책임이 있다. 타인을 해치지 않고 함께 살아가는 길을 모색하는 것, 그것이 선이다. 반면 악은 이기심에서 출발한다. 자신의 욕망을 위해 타인의 고통을 외면하거나, 이익을 위해 타인을 수단화한다. 그 과정에서 생기는 피해와 부조리는 무시된다. 이것이 바로 악이다.

인간은 완벽한 선도, 절대적인 악도 될 수 없다. 그렇기에 중요한 질문은 하나다. 나는 지금 어디에 더 가까이 서 있는가? 선한 행동이 항상 완벽한 결과를 보장하진 않는다. 하지만 악한 선택은 반드시 상처를 남긴다. 선은 타인의 눈물 앞에서 멈추지만, 악은 그것을 외면하거나 이용한다. 이것이 우리가 선과 악을 구분할 수 있는 본질적 기준일 것이다.

나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지금 어떤 마음으로 말하고, 어떤 의도로 행동하고 있는가. 그 마음과 의도에 타인을 향한 존중과 책임이 담겨 있다면, 나는 선에 더 가까운 선택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내 안의 천사와 악마는 오늘도 싸운다. 나는 누구의 손을 들어줄 것인가. 이 물음 앞에서 나는 매일 조금씩 진정한 인간이 되어간다. 궁극적으로 내가 원하는 삶은, 선한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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