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이준석, 자필 탄원서 법원제출, 尹 ‘신군부’에 비유 파문

이준석, 자필 탄원서 법원제출, 尹 ‘신군부’에 비유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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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자는 신군부처럼 비상상황 선포권 적극 행사 가능성”
“절대자와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회유’ 폭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법원에 제출한 자필 탄원서/문화일보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당 비상대책위원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관련, “절대자가 사태를 주도했다”며 자필 탄원서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직격했다.

문화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지난 19일 법원에 제출한 자필 탄원서에서 “절대자는 지금의 상황이 사법부에 의해 바로잡아지지 않는다면, 비상계엄 확대에 나섰던 신군부처럼 이번에 시도했던 비상상황에 대한 선포권을 더욱 적극 행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을 신군부(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에 비유하며 사법부에 가처분 인용을 호소했다. 그는 “절대자와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면, 윤리위원회 징계절차 및 경찰 수사 절차 정리, 대통령 특사 중재 등을 제안받았다”고 폭로했다. 그간 윤 대통령을 간접 비판해온 이 전 대표가 사실상 ‘절대자(독재자) 프레임’을 동원해 윤 대통령에게 직격탄을 날린 것으로,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이 같은 내용의 A4 4장 분량 자필 탄원서를 서울남부지법 민사51부(수석부장 황정수)에 제출했다. 이 전 대표는 “매사에 오히려 과도하게 신중한 모습을 보이며 복지부동하는 것을 신조로 삼아온 김기현, 주호영 전 원내대표 등의 인물이 이번 가처분 신청을 두고 법원의 권위에 도전하는 수준의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그들이 주도한 이 무리한 당내 권력 쟁탈 시도가 법원의 판단으로 바로 잡힌다고 하더라도 면을 상하지 않도록 어떤 절대자가 그들에게 면책특권을 부여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썼다.

이 전 대표는 “올해 6월 지방선거가 끝나고 저는 절대자와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당 대표직에서 12월까지 물러나면 윤리위원회의 징계절차와 저에 대한 경찰 수사 절차를 잘 정리하고 대통령 특사로 몇 군데 다녀올 수 있도록 중재하겠다는 제안을 받은 바 있다”고 폭로했다고 이보도는 전했다.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으로부터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면 경찰 수사를 포함한 선처를 받을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회유 제안을 받았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 전 대표는 이어 “지금 이 시점에 이르기까지 며칠 간격으로 간헐적으로 비슷한 이야기를 다른 주체들에게서 듣고 있다”며 “저는 저에게 징계절차나 수사절차에 대해 언급하면서 그것에 대한 타협의 가능성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매우 모멸적이고 부당하다는 생각에 한마디로 거절했다”고 주장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 전 대표는 자신의 당 대표직 해임으로 이어진 상임전국위의 비상선포권에 대해서도 “상임전국위가 비상선포권을 가지게 된다면 여러 가지 방법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며 “지금은 비상상황에 대한 선포가 절대자의 당 대표 쫓아내기에 이용되고 있지만, 역으로 당 대표가 본인의 권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다”고도 적었다. 그는 “간단한 사고실험을 통해서 고민해봐도 우선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대표가 지지율 하락 등 정치적 상황을 이유로 상임전국위에서 비상상황으로 해석해달라는 요청을 하면, 그에 따라 당 대표가 본인과 친소관계가 강한 인사를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선임하여 실질적인 임기의 연장을 추진할 수 있게 된다”고 적었다. 그는 “때에 따라 공천 등과 같은 중요한 정치적 일정과 결합하여 이것은 매우 심각한 정당민주주의의 위기를 일으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탄원서 말미에 “대통령과 기득권 주류에게 정치적 압박을 받지 않는 자유로운 여당을 만드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치는 것에 비견될 것”이라며 “사법부에서 당내 민주주의 확립의 관점에서 살펴봐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적었다.

해당 탄원서는 자필임에도 오자가 거의 발견되지 않았다. 이 전 대표가 수차례 사전 연습 끝에 내용을 작성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 전 대표는 끝으로 “정당의 일을 정치로 풀어내지 못한 아쉬움이 있지만 사법부의 조력을 간절히 구한다”고 호소했다고 이 보도는 전했다.

이명이 기자 lmy@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