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 A는 2018년 8월경 B로부터 B소유의 서울 시내에 있는 오피스텔에 대하여 전세금 2억 원에, 전세기간 2년으로 전세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A는 그 당시 위 전세계약에 따라 B에게 전세금을 모두 지급하였으나 별도로 전세권등기를 하지는 아니하였습니다.
A는 2018. 9. 1. 위 오피스텔로 이사를 하였으며, 지금까지 그곳에서 거주하고 있습니다. A는 2018. 9. 19. 위 오피스텔로 주민등록전입신고를 하고, 2018. 10. 2. 전세계약서에 확정일자를 받았습니다. 위 오피스텔은 공부상으로는 업무용으로 되어 있으나, 실재로는 주거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고, A는 이를 주거용으로 사용하여 왔습니다.
A는 며칠 전 C가 2020. 6. 2. B로부터 위 오피스텔을 매수하면서 자신에 대한 전세를 인수한 사실과 B는 상당한 재력이 있으나 C는 위 오피스텔 이외에는 다른 재산이 없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A는 위 오피스텔의 시가가 2억 원 정도이므로 전세기간이 끝나는 경우에 C로부터 전세금을 모두 지급받지 못할까 싶어 이를 B로부터 지급받고 싶은데, 가능한지요?
답변 : 주택임대차보호법에 의하면, 대항요건을 갖춘 임대차의 목적이 된 임차주택의 양수인은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 것으로 봅니다. 따라서 양수인은 양도인의 임대인 지위를 포괄적으로 이전받았으므로, 임대차보증금의 반환채무도 부동산의 소유권과 결합하여 일체 이전받게 됩니다. 그대신 양도인은 임대인으로서의 지위나 보증금반환 채무는 면책적으로 소멸합니다.
한편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주거용 건물의 임대차에 관하여 적용되는데, 이때 주거용 건물에 해당하는지는 등기부나 건물대장 등의 기재에 불구하고 주로 주거로 이용되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그리고 미등기 전세의 경우에는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준용되고, 이때 전세금은 임대차 보증금으로 보게 됩니다. 질문에 의하면, A가 위 오피스텔을 주거용으로 사용하는 것을 전제로 전세계약을 하고, 주거용으로 사용하여 왔으므로 이 사건 전세계약은 주택임대차보호법의 적용대상이 됩니다.
A가 위 오피스텔을 인도받고 주민등록전입을 함으로써 대항력을 취득하였고, C가 위 오피스텔을 양수하였으므로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라 C는 양도인인 B의 임대인(전세권설정자)의 지위를 승계하였습니다. 따라서 A에 대한 전세금 반환채무가 B에서 C에게 이전되고, 그 대신 B는 그 채무가 소멸 됩니다. 즉 A는 B에 대하여는 전세금의 반환을 요구할 수 없고, C에 대하여 그 반환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임차인이 양수인에 대하여 임대차 보증금의 반환을 청구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으나 때로는 질문에서처럼 양도인에 대하여 임대차 보증금의 반환을 청구하는 것이 더 유리할 수 있습니다. 한편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한 법인데, 임차인은 모든 경우에 양수인으로부터 임대차 보증금을 반환받을 수 있고, 양도인에 대하여는 그 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고 하면 오히려 임차인에게 불리하게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판례는 임차인이 임대인의 지위승계를 원하지 않는 경우에는 임차주택의 양도사실을 안 때로부터 상당한 기간 내에 이의를 제기하면 되고, 그렇게 하면 양도인의 임차인에 대한 보증금 반환채무는 소멸하지 않는다고 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02. 9. 4. 선고 2001다64615 판결).
따라서 A는 빠른 시일 이내에 B와 C에게 양수인의 전세권설정자의 지위 승계에 대하여 이의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렇게 되면 A는 B에 대하여 전세금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