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공 정신과 리더십을 이어 받아 ‘초아의 봉사’ 선봉이 될 터
국제로타리 3661지구 한산도 제승당 탐방 동행기
이번 여정은 국제로타리 3661지구 차기(총재 고원 이기삼) 취임을 앞두고 새로운 각오와 임원 단합을 목적으로 제승당 참배를 추진했다. 세계적 봉사단체인 국제로타리는 매년 7월 1일 새 집행부가 구성되고 총재를 비롯한 임원들의 임기가 시작돼 익년 6월 30일 그 직무를 종료한다. 이에 문화관광저널은 로타리 미디어인 ‘로타리부산NEWS’ 제작 업체로서 이들과 동반해 한산도 답사를 진행하고 트래블 기획 시리즈로 이를 소개한다.
지난 28일 아침 8시 70여 명의 일행을 태운 관광버스는 통영시로 향했다. 어제 종일 내린 봄비로 창가에 스치는 초목은 한껏 싱그러움을 더했다. 2시간 30여 분을 달려 통영유람선 터미널에 도착했다. 평일이라 한적한 항구에는 유람선들만 승객을 기다리고 있다.
유람선은 시원한 해풍을 마주하며 짙푸른 바다를 헤치고 한산도로 향했다. 수평선 위에 수놓은 듯 펼쳐진 다양한 섬들이 한 폭의 풍경화가 된다. 저 멀리 오밀조밀하게 솟아오른 산봉우리의 아름다운 곡선이 무척 사랑스럽다. 산등선을 따라 길게 뻗은 산자락은 가슴 뭉클한 향수를 느끼게 한다. 작은 섬들은 눈앞에서 속살을 드러낸다. 기암괴석으로 나타나는가 하면 기이한 동굴은 마치 성숙한 여인의 비밀스러운 모형을 나타내기도 한다. 유람선 선장은 운항을 멈추고 안내방송으로 호기심을 자극하고 관광객들은 스마트폰 카메라를 눌러댄다. 보는 관점에 따라 보이는 형상은 저마다 다를 수 있다. 자신이 생각하는 바대로 보이는 것이다. 자연 현상을 다양한 형식으로 표현하는 이치다.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사람, 상스럽다고 생각하는 사람, 별 의미를 두지 않는 사람 등 하지만 자연은 자연 그대로 봐야 한다.
양식장 부표들이 풍성한 수확을 약속하듯 즐비한 가운데 아련하게 보이는 수펑선 넘어 떠있는 일엽편주는 섬들 사이로 유유자적하는 모습이다. 힐링이 별건가. 바라보는 순간에 일상의 스트레스가 시원한 바닷바람에 흔적도 없이 날아가 버린다. 유람선에 부딪히는 물보라는 길게 흔적을 남기다 어느새 밀려온 파도가 지워버린다. 일행들은 유람선 내에서 바다를 조망하며 유람선 난간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등 25여 분을 항해하자 거북선 등대가 한산도를 안내한다.
한산도는 한산면의 29개 유 · 무인도 가운데 가장 큰 본섬이다. 통영시 남동쪽에 있으며, 육지에서 뱃길로 2km 정도 떨어져 있다. 한산도는 한산면의 주도이자 한려해상공원의 출발점으로 17개 마을 615가구 1,079명이 살고 있다.
한산섬은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당시 조선을 침략한 왜군 함대를 궤멸시켜 한산도대첩을 이끈 역사적인 장소다. 또한 임진왜란 당시 충무공 이순신 장군 휘하의 삼도수군통제영이 자리했던 곳이다. 특히 세계 4대 해전 중 하나로 손꼽히는 한산대첩은 학익진과 거북선의 위력을 바탕으로 영세한 전력을 가지고 승리를 거둔 해전이다. 한산도해전에서 왜군의 주력을 괴멸한 아군은 남해안의 제해권을 다시 장악할 수 있었다.
제승당 선착장에 도착한 우리 일행은 이기삼 총재의 인솔로 제승당으로 향했다. 제승당(制勝堂, 원래 이름은 운주당)은 한산대첩을 이룩한 충무공 이순신의 충절을 기리는 호국의 성지이다. 충무공 이순신이 한산대첩을 이룬 후 지은 것으로, 1597년까지 이곳을 삼도수군의 본영으로 삼아 제해권을 장악하고 국난을 극복한 유서 깊은 곳이다.
우리는 도보로 주변 경관을 감상하며 호국 영령의 정신을 가슴에 담으며 충무사로 곧장 올라갔다. ‘충무사(忠武祀)’는 장군의 영정을 모신 사당이다. 충무사에 모셔져 있는 영정은 1978년 정형모 화백이 그린 것으로, 종이품 통제사 관복 차림으로 그려졌다. 충무공 표준영정은 1952년 월전 장우성 화백이 그린 것으로 현충사 본전에 모셔져 있다.
이 총재가 대표로 향을 올리고 국제로타리 3661지구 임원 일동이 묵념을 올렸다. 총재로서 소임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도록 호국영령께서 굽어살피시고 우리 로타리 회원 모두의 안녕을 기원했다. 이 총재가 방명록에 기록을 남긴 후 우리는 충무사 앞에서 기념 촬영을 했다. 유허비를 살펴보고 수루(戍樓)로 올라갔다. 이곳이 그 유명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시조 “한산섬 달 밝은 밤에 수루에 홀로 앉아 큰칼 옆에 차고 깊은 시름 하는 차에 어디서 일성호가(一聲胡笳)는 나의 애를 끊나니”를 읊었던 장소다. 수루에 서면 한눈에 앞 바다의 모든 전경이 들어온다. 천하의 해양 절경이다. 마치 한 폭의 그림을 펼쳐 놓은 것처럼 감격스러운 장관이다. 어찌 한 컷이라도 기념으로 남기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으랴.
제승당 왼편에 문이 하나 있다. 활을 쏘던 한산정(閑山亭)으로 가는 문이다. 한산정은 제승당과 더불어 충무공이 생전에 직접 활동했던 무대다. 충무공은 이곳에서 부하 무사들과 함께 활쏘기를 연마했다. 〈난중일기〉에는 이곳에서 활쏘기 내기를 하고, 진 편에서는 떡과 막걸리를 내어 배불리 먹었다고 여러 차례 기록되어 있다. 사방이 확 트인 한산정 앞 난간에 기대서면 과녁 세 개가 바다 건너 맞은편 산에 놓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활터와 과녁 사이에 바다가 있는 곳은 이곳뿐이다. 거리는 145미터. 이 거리는 당시 해전에서 적을 효과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사거리였다고 한다.
오늘 한산도 탐방은 관광을 하기 위한 목적보다 충무공을 참배하고 그 역사의 현장에서 국제 로타리 3661지구 2019-20회기의 출발을 알리고 임원들의 정신무장으로 성공적인 지구운영을 다짐하기 위해서다.
엄숙하고 경건한 마음으로 충무공의 역사를 더듬어 본 후 우리는 다음 목적지를 향해 유람선에 승선했다. 통영유람선터미널 인근 횟집에서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점식 식사를 하며 회원 간 친교의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부산으로 오는 도중에 거제 ‘맹종죽 테마파크’를 답사했다. 맹종죽은 호남죽, 죽순죽, 일본죽 등으로 불리며 높이 10~20m, 지름 20cm로 대나무 중에서 가장 굵은 종류로서 산지는 남부지역이고 죽피에 흑갈색의 반점이 있으며 윤기가 적고 매우 단단하다. 맹종죽은 맹종설순(孟宗雪筍)이라는 전설을 담고 있다. 옛날 중국 오나라에 사공(司空) 벼슬을 지낸 맹종(孟宗)이라는 사람은 효성이 지극한 사람이었는데 오랜 동안 병상에 누워있던 그의 모친이 한겨울에 대나무 죽순이 먹고 싶다고 하자, 눈이 쌓인 대밭으로 갔지만 대나무 순이 있을 리 없었다. 죽순을 구하지 못한 맹종은 눈물을 흘리며 한탄을 하였는데 그러자 하늘이 감동하여 눈물이 떨어진 그곳에 눈이 녹으며 대나무 순이 돋아났다. 그는 하늘이 내려준 죽순을 가져다 끓여서 모친께 드리니 모친의 병환이 말끔히 나았다. 지극한 효심이 하늘을 감동시켰다는 전설이다. 맹종죽이 곧게 뻗어 하늘을 받히는 기둥처럼 장대하고 바다를 전경으로 위치한 테마파크는 천혜의 경관을 이뤄 우울한 현대인들에게 힐링의 명소가 되고 있다.
테마파크를 관광한 우리 일행은 새로운 각오를 다지며 희망을 가득 품고 내일을 향해 힘차게 출발했다.
글 사진 l 이명이 기자 lmy@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