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을 듣는다 “장애인에게 운동은 선택이 아닌 필수, 국민들의 격려와 관심 바란다”

[용필성 문화체육관광부 장애인체육과장] “장애인에게 운동은 선택이 아닌 필수, 국민들의 격려와 관심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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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생활체육 활성화 · 2018 인도네시아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상위권 목표 준비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이 지난 3월 9일부터 18일까지 49개국 567명의 선수가 참가한 가운데 동계패럴림픽 사상 최대 규모로 개최됐다. 80개의 금메달을 걸고 진행된 이번 대회에는 총 44만여 명의 관람객이 방문했으며, 경기장 입장권은 판매목표 대비 156%를 달성하면서 패럴림픽에 대한 국민들의 뜨거운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동계패럴림픽 사상 최초로 북한 선수단이 참여하면서 한반도 평화 정착에 대한 기대도 모았다.

정부는 이러한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장애인 스포츠의 획기적 발전의 계기로 활용해 패럴림픽의 레거시로 창출할 계획이다. 패럴림픽 직후 3월 20일에 열린 국무회의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장애인 생활체육 활성화 대책을 마련하라는 지시를 하기도 했다.

장애인체육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과 장애인 생활체육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하는 지금, 본지는 생활체육 활성화, 전문체육 분야의 지도자·선수 양성 및 지원, 국제체육 지원을 통한 국위선양 등 장애인체육의 전반적인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용필성 장애인체육과장(사진)을 만나, 정책의 추진방향과 올해의 역점사업에 대해 들어봤다.

용 과장은 88년 서울패럴림픽대회 수영메달리스트 출신이다. 2008년 베이징패럴림픽대회에서는 한국 장애인수영 국가대표 감독으로 활약하는 등 지금까지 패럴림픽은 선수·감독으로 출전해왔다. 용 과장은 패럴림픽은 선수·감독 자격으로만 참가하다 이번 평창동계패럴림픽에 정부 관계자로 참여하다 보니 조금 다른 각도로 장애인 스포츠를 접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예전과는 다른 입장이었지만, 그래도 선수 때의 경험과 선수들을 지도 · 관리했던 노하우를 살려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며 “선수들 역시 열심히 해주면서 성적도 성적이지만 좋은 모습을 보여줘 대한민국 장애인선수들이 참 대견스럽기도 하고.. 여러 가지 만감이 교차하는 대회였다”고 소회를 밝혔다.

용 과장은 이번 평창동계패럴림픽이 장애인체육 활성화로 이어지길 바랐지만,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을까 걱정스러운 마음도 있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예전과는 달라진 국민들의 인식과 대통령 내외, 장관, 차관, 국장에 이르는 정부 관계자들이 장애인체육의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하며, 현재는 정부 차원의 획기적인 장애인체육 지원 정책을 준비 중에 있다고 전했다.

비장애인과는 다른, 장애인 체육의 필요성에 대해 묻자 그는 “비장애인들은 신체적으로 사지가 정상이기 때문에 별도의 운동을 하지 않아도 기능이 퇴보하지 않지만, 장애인들은 운동을 하지 않으면 장애 부위나 그 주변 부위의 기능이 퇴보하게 된다”면서 “장애인에게 운동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비장애인들이 건강과 즐거움을 위해 운동을 한다면, 장애인들은 즐겁게 운동할 수 있는 생활체육과 기능회복이라든지 신체적인 발달을 가져올 수 있는 재활체육에 초점을 맞춰 프로그램이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장애인체육 전문 인력 양성에 대해서는 “인력을 숫자적으로 늘리는 건 쉽지만, 사실 전문성을 띠려면 처우라든지 복지가 먼저 개선돼야하는 부분이 있다”고 운을 뗐다. “처우 개선이 선행돼야 전문 인력이 유입될 수 있을 텐데 현재 이 부분이 약한 편”이라며 “경력직에 대한 우대가 부족하고 직업형태가 단기적인 계약직들이 많다 보니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다”고 전했다. 용 과장은 “비장애인들은 체육 교육 시 습득력이 좋냐 좋지 않냐에 따라 기능 위주로 가르치면 되지만, 장애인들은 먼저 그 장애가 뭔지 알아야 하고 그 장애가 허리를 쓸 수 있는지, 허리를 쓰면 어떻게 쓰고, 못 쓰면 휠체어를 타는데 어떻게 허리를 숙이고 펼 수 있는지, 라켓을 어느 범위까지 칠 수 있는지를 먼저 파악하고 난 후 기능 설명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의학적으로 장애에 대한 이해도 있어야 하고, 그 장애인이 운동을 어떻게 할 수 있느냐에 대한 이해도 돼야 비로소 교육이 진행될 수 있다”면서 “현재는 이런 장애인체육 전문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며 그들의 처우는 일반보다 못한 편”이라고 덧붙였다. 용 과장은 “예전 수영강사로 일할 당시 비장애인 같은 경우는 한 번에 100명도 지도할 수 있었지만, 중증장애인 같은 경우는 보통 장애인 1~5명당 1명의 지도자가 필요한데, 이런 부분들을 이해시키고 정책으로 반영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며 “이런 부분들을 최근 평창동계패럴림픽 때 많이 개선시키긴 했으나, 앞으로 나아가야할 부분들도 많다”고 말했다.

“장애인체육을 숫자로, 비율로 판단하기는 참 어렵다”고 전하는 그는 “장애인들에게 운동은 말로 하기 힘들 정도로 중요하다. 비장애인들은 숨 쉬고 움직이는 것이 자유롭지만, 그들은 숨 쉬는 자체도 어렵다. 그들에게 운동은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라며 “정부와 국민들이 장애인들을 적극적으로 도와주며 더불어 사는 세상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끝으로 용 과장은 “장애인들이 운동을 하기 위해 정부시설 또는 민간시설에 방문했을 때 소외감을 느끼는 부분들이 아직까지는 있는 것 같은데, 앞으로 그런 부분들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장애우들에게 더 큰 관심과 격려가 필요하다”면서 “더불어 현재 우리나라에 중증 장애인 시설은 거의 없다고 얘기하는데, 적극적으로 확충할 수 있도록 정부와 국민들이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이다.

▲본지 취재팀장과 대담 중인 용필성 문화체육관광부 장애인체육과장

장애인체육과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장애인체육 진흥을 위한 장단기 발전계획 수립, 장애인 체육환경 조성 및 지원체계 개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장애인체육지도자의 양성 · 배치 및 장애인체육 관련 전문 인력의 양성, 생활체육 활성화 지원, 전국장애인체육대회(동·하계) 및 전국장애학생체육대회 개최 지원 등 전반적인 장애인체육활동을 지원하고 있으며, 장애인 신인·꿈나무, 후보, 국가대표 육성 지원, 2018 인도네시아장애인아시아게임 및 2020 도쿄패럴림픽 등 장애인국제대회 및 체육교류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장애인체육과의 괄목할만한 성과는.

“먼저, 평창동계패럴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평창동계패럴림픽은 역사상 최대 규모로 참가가 이뤄줬는데, 총 49개국 선수 567명, 51개 방송사 2,213명 등이 참가했으며 세부종목 또한 80개로 확대됐습니다. 경기장 입장권 역시 판매목표 대비 156%를 달성(평창 목표 22만 매 대비 34.2만 매 판매)했고, 대회기간 총 55만여 명의 관람객이 방문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패럴림픽 당시 저상버스(48대)와 휠체어 차량(195대) 운영, 점자 안내지도 배포, 공중화장실(59개), 민간 음식·숙박업소(257개소)의 출입구, 경사로, 객실 등을 개선하는 등 수송·숙박·경기장 등에 무장애(Barrier-free) 환경을 조성해 장애인의 접근성을 높였습니다.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 당시

더불어 대회에서 우리나라 최고 성적을 기록했으며, 평화 패럴림픽을 구현했습니다. 6개 전 종목에 36명의 한국 선수가 참가해 종합 16위(금1 동2)를 기록했고, 동계 패럴림픽 최초로 북한이 참가(선수 2명, 대표단 4명 등 총 24명)하고 개회식 공동 성화 봉송을 진행했습니다.

무엇보다 ‘Same Worker, Two Games’ 원칙 하에 올림픽과 동시에 대회를 준비하면서 공동운영인력 활용, 대회시설 공동 사용 등으로 효율적으로 대회를 운영할 수 있었습니다.

▲도종환 문화체육부장관과 함께

패럴림픽 성공 개최와 더불어 장애인체육과는 또한, 장애인 생활체육 저변을 확대했습니다. 장애인생활체육지도자를 확대해 2017년 450명에서 2018년에는 577명까지 늘리며 장애인형국민체육센터를 개관(광주 2015.5, 인천 2017.8, 대전 2018.3, 여수 2018.6)해 운영하고, 전국공공체육시설에 장애인편의시설을 설치했습니다.”

2018년 장애인체육과의 역점사업은.

“장애인체육과는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장애인 스포츠의 획기적 발전의 계기로 활용해 패럴림픽의 레거시로 창출하고자 합니다. 이와 더불어 지난 국무회의(3.20) 때는 대통령께서 ‘장애인체육활성화’ 및 ‘장애인 체육시설 확대를 위한 실태조사와 계획’ 보고를 지시한 바 있습니다. 이에 장애인체육과는 올해 역점적으로 장애인 생활체육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고 다양한 사업들을 추진하고자 합니다.

먼저 지속가능한 장애인 생활체육 기반 조성을 위해 일상에서 즐기는 생활밀착형 장애인 체육시설을 확대하고, 장애인 생활체육 참여기회 확대를 위한 지원을 강화하며 학교 및 재활체육 활성화를 통한 생활체육 기반을 조성하고자 합니다.

또한, 역량 있는 장애인생활체육지도자 육성 · 배치를 위해 장애인 생활체육지도자 배치 확대 및 처우개선과 장애인 스포츠지도자 자격제도 개선 및 역량강화에 나섭니다.

장애인 생활체육 선순환 구조 구축 및 인식 개선을 위해서는 신규 수요발굴을 위한 장애인 생활체육교실을 확대하고 지속적 생활체육을 위한 동호회 및 클럽 활성화, 통합체육 확대 등으로 장애인 체육 인식 개선을 이루고자 합니다.

장애인 생활체육 활성화와 더불어 2018 인도네시아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상위권 진입 역시 올해 장애인체육과의 역점사업입니다. 올해 대회는 10월 6일부터 13일까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일원에서 42개국 4,0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리며, 18개 대회종목 중 한국은 체스를 제외한 17개 종목에 참가합니다. 장애인체육과는 상위권 진입(종합 3위)을 목표로 특별훈련 20일을 추가 지원하고 장애인스포츠교류 등을 위한 현지 코리아하우스를 운영할 계획입니다.”

장애인 스포츠 전문 인력 양성 방안은.

“장애인 스포츠 전문 인력으로는 등급분류사, 심판, 지도자가 있습니다.

등급분류사 양성을 위해서는 종목별로 국내외 강습회 개최 및 참가를 지원하고, 시각·지적장애인 등 일부 장애 유형에 대해서는 국제 등급분류사 강습회를 직접 개최하고 있습니다.

심판 양성을 위해서는 10개 경기단체를 선정해 강습회를 지원하고, 심판의 역량 강화를 위해 상임심판을 배치하는 등 국내외에서 심판으로 활동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도자 양성을 위해서는 모든 가맹단체에 균등 지원해 장애인스포츠지도사 취득자와 연맹(협회) 자격 취득자는 보수교육을 실시하고, 장애인스포츠지도사 자격제도를 시행하지 않는 종목은 지도자 양성 강습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장애인선수 육성, 지원 방안은.

“장애인선수 육성을 위해 ‘꿈나무-신인-후보-국가대표’로 이어지는 체계적인 기반을 구축해, 선수들의 경기력을 향상시키고 우수 성적을 거양할 수 있도록 훈련환경 개선 등을 다각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최적의 훈련환경 조성 및 훈련장비와 용품 지원, 스포츠과학을 통한 개인별 훈련 프로그램 운영, 이 외에 국외전지훈련 및 국제대회 참가 등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장애인선수의 훈련여건을 마련하고 일자리 창출을 통한 경제적 안정성을 보장하고자 장애인 실업팀 육성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2018년 현재 15개 팀 대상으로 인건비, 훈련비, 장비구입비 등을 지원합니다.

더불어 장애인선수 대상으로 각종 폭력예방 교육과 다양한 상담 등을 실시해 체육활동 참여환경 조성과 안정적인 훈련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상설 전문상담센터 운영을 통한 권익보호 관련 신고 접수 및 선수 심리지원, (성)폭력 예방교육 등 찾아가는 권익보호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장애인 생활체육 활성화 정책은.

“먼저 현장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한 청책포럼 · 간담회 및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수도권, 호남권, 중부권, 영남권, 제주 등 권역별 포럼을 통해 장애인 생활체육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으며, 세부 의견수렴을 위한 관계자별(장애인체육시설 관계자, 시·도 장체회 팀장 및 사무처장, 학계 및 전문가, 장애인체육 선수 출신, 지도자, 기타 종사자, 영역별 장애인 관계자) 소규모 간담회를 실시합니다. 또한, 2018 평창 패럴림픽대회 기간 장애인체육발전방안 설문조사(2018.3.14~18) 및 17개 시·도 장체회 건의사항 조사(2018.5월~6월) 등을 진행합니다.

의견 수렴과 더불어 장애인 생활체육 활성화계획 수립 지원을 위한 연구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기초지자체 단위 장애인형 국민체육센터 건립을 위한 수요 및 환경 분석(2018.4월~7월, 스포츠정책과학원 주관)과 해외사례로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중국, 일본의 정책동향 조사(2018년 4월~5월, 스포츠정책과학원·장체회 공동 주관)를 실시합니다.

더불어 이러한 의견수렴 및 연구결과 검토를 위한 관계기관(문체부, 시·도 장애인체육회, 스포츠개발원 등) 토론회 및 워크숍도 개최하고 있습니다.”

10월 개최 예정인 전국장애인대회 준비 현황은.

“현재 종목별 참가 요강을 공지하고 1차 대표자회의(6.26)와 2차 대표자회의(9월 예정)를 계획 중입니다. 익산종합(공설)운동장 개보수를 80% 진행 완료했으며 또한, 8~9월 중 전북 내 숙박업소 및 식당 등 편의시설을 설치 예정입니다. 전국장애인체육대회 및 전국체육대회 성화 동시 봉송 운영을 확정했으며, 전국장애인체육대회의 소방 및 응급대책 계획을 수립 중입니다.”

마지막으로 국민과 독자들에게 한마디.

“앞으로도 장애인체육과는 보다 많은 장애인들이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스포츠로 행복한 복지국가’를 이룩하기 위한 정책을 지속적으로 개발·활성화해 나갈 것입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어울림스포츠를 통해 우리사회가 진정한 통합의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고, 장애인체육에 대한 인지도 제고를 위해 휴먼스토리 방영 등 홍보도 강화해나갈 것입니다. 장애인체육에 대한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 대한민국 선수단 격려 오찬 당시

*용필성 문화체육관광부 장애인체육과장은

88년 서울패럴림픽대회 수영메달리스트 출신으로 1991년부터 장애인체육 지도자로 활동했다. 2008년 베이징패럴림픽대회에서는 한국 장애인수영 국가대표 감독으로 활약했다. 2004년부터 2010년까지 한국장애인수영연맹 부회장을 역임했으며 2016년부터 SRC재활체육관 관장을 맡았다. 현재 문화체육관광부 장애인체육과장으로 재임 중이다.

대담 / 고경희 취재팀장 · 황정윤 기자 newsone@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