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장에게 듣는다 “우리 청양은 관광만이 살길이다”

[이석화 청양군수] “우리 청양은 관광만이 살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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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농촌, 인구 증가, 3대 권역 관광개발 박차  

“우리 청양의 땅값이 충남 평균 상승 4.7%보다 더 높은 5.6%가 올랐다는 보도를 봤어요. 부자농촌, 귀농·귀촌 1번지로 부상하고 있고 서부 내륙 고속도로 개통 시기가 임박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그만큼 청양이 살기 좋은 행복한 농촌으로 인정되고 있다는 반증이 아니겠어요.”

지난 8년 동안 청양을 부자농촌, 교육도시, 문화·관광·스포츠도시로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5년 연속 인구 증가 등 괄목할 성과를 나타낸 이석화 청양군수(사진)를 만났다. 경찰 관료 출신이라 권위적일 것이란 예상을 깨고 서민적이고 인간적인 소탈한 웃음으로 맞이한다.

이곳 청양이 부자농촌으로 중국 언론에까지 소개됐다고 화두를 잡자 교육부에서 발행한 3·4학년 사회과 교과서에도 청양이 소개됐다며 만면에 자부심을 보인다. 소득 1억 원 이상 농가가 430호 정도 된다며 앞으로 500호 이상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한다. 부자농촌을 만드는 것이 인구를 증가시키는 정책의 일환이지만, 귀농·귀촌만으로 인구가 증가되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경로를 통해서 꾸준히 인구가 늘고 있다. 청양군은 초혼일 경우 남녀 모두에게 500만 원의 결혼 장려금을 준다.

“이렇게까지 해서라도 출산 장려를 하고 있는데 사실 출산 장려 정책만큼은 지방자치단체에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에요. 근본적으로는 국가적으로 해야죠. 애기를 안 낳는 것이 한국의 문화가 돼버렸어요. 60년대 후반부터 70년대, 80년대까지 한 20년 이상 산아제한 정책을 펼쳤는데 그것이 문화로 정착된 거죠. 이 문화를 바꾸려면 30년 이상 가야할 겁니다. 육아비나 교육비 등의 지원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정부의 파격적인 인구증가 정책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기미가 보이질 않아요.” 그는 지자체의 노력만으로 출산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고 전한다.

청양의 대표 지역 브랜드가 청양고추다. 청양고추는 세계적인 브랜드로 매운맛을 대표하고 있다. 한 때 원산지 문제로 논쟁이 되기도 했지만, 이 군수는 명확하게 설명한다.

“60년 대 말경 서울의 ‘흥농종묘사’에서 청양 농업기술센터 직원이 화성의 밭에서 채취한 고추씨로 ‘월남고추’와 접종하고 청양고추로 이름을 붙여 묘종을 재배했어요. 그런데 그 묘종을 우리 청양에만 심었으면 되는데 경상도의 청송, 양양 일대에도 심었어요. 그러다 보니 청송, 양양 이름을 따서 청양고추가 됐다고 하는데 그게 아니에요. 근본적으로 우리 청양 고추씨를 개발한 거죠. 청양으로 지리적 표시까지 돼 있어요.” 청양고추는 청양 관광브랜드로도 널리 홍보가 되고 있다. 실제 매운맛의 대명사가 된 청양고추는 재배지의 토양과 기후에 따라 맛의 차이가 있다. 이곳 청양에서 재배된 고추는 매우면서도 뒷맛이 달달해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일반 매운 고추는 무리하게 맵기만 하고 뒷맛이 없다며 청양고추는 청양에서 재배돼야 제 맛이 난다는 것이 이 군수의 주장이다.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바나나하고 열대지방에서 생산되는 바나나하고 맛이 같나요? 다르죠.”

▲본지 편집인과 대담 중인 이석화 청양군수

지난 8년 동안의 괄목할만한 대표적인 성과는.

“교육도시로 200억 원의 장학금을 마련한 것을 가장 큰 성과로 봅니다. 그 수입금으로 고등학교에서부터 무상교육으로 충남도립대학교 등록금까지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의대, 교대, 한의대, 카이스트대학 등 우수대학 입학 시 1천만 원의 축하금과 재학생은 격려금 500만 원을 지원하며, 신입생 교복비, 급식비, 택시비, 해외여행 경비 등을 지원해 학부모에게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 학생에게는 꿈과 희망을 심어주면서 젊은 세대들을 유치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스포츠마케팅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브랜드 홍보, 생활체육 저변확대 등에 효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특히 2017년에는 연 인원 10만 명 정도 유치해 165억 원의 직간접적인 경제 유발 효과를 거두기도 했습니다. 벌써 6년째로 체육시설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노하우가 축적돼 체육인들의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파격적인 농업지원정책으로 부자농촌을 만들기에 기여했습니다. 연 10만 원씩 지급하는 목욕 쿠폰 등 전국 최고의 노인복지 지원도 우리 청양의 자랑입니다.”

500만 관광객 유치를 위한 역점 정책은. 

“‘관광만이 살 길이다’는 제 슬로건입니다. 우리 군은 칠갑산을 중심으로 권역별 개발계획을 추진합니다. 3단계 사업 중 1단계는 완료됐고 현재 2단계 사업에 돌입했어요. 3단계 사업이 마무리 되면 1,000만 명 관광도시로 비상할 것입니다. 제1권역은 천장호 출렁다리 주변 개발인데 우리 군의 대표 관광지로서 전국 최초 · 최장의 출렁다리로 한국 기록원의 인증을 받았습니다. 이곳 주변 천장리 알프스마을에서는 매년 얼음분수축제가 열려 엄청난 관광객이 몰려오고 있고 마을 내에 홍주의병 민종식 대장의 유허비와 고택이 있어 앞으로 이곳을 역사기념공원으로 조성할 계획입니다. 제2권역은 백제문화체험박물관과 장곡지구로 천년고찰 장곡사, 백제문화체험박물관, 광금리 산꽃마을과 지천 · 작천리의 까치내 유원지 등이 있으며 향후 박물관 주변에 백제촌을 조성해 최종적으로는 박물관 앞 냇물에 배를 띄울 계획입니다. 아울러, 60여만 평에 이르는 ‘칠갑산 아니골 계곡’에 힐링을 위한 대규모 휴양림 조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제3권역은 칠갑호 주변 개발계획으로 청양읍의 재래시장과 문화, 그리고 고운식물원을 연계해 볼거리, 즐길거리, 먹거리, 체험거리를 제공, 관광의 메카로 개발해 나갈 것입니다. 현재 로컬푸드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농산물 마켓과 식당이 운영 중이고 목재문화 · 자연사체험관이 개장을 앞두고 있으며 앞으로 이곳에 매운고추 체험나라와 세계 최장의 장미터널(약 8km), 가칭 치유의 숲(무릉도원)을 조성해 최종적으로는 천장호와 칠갑호를 연계하는 관광버스를 도입해 새로운 관광사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이 군수는 8년의 재임 중 아쉬웠던 소회를 밝혔다. 초선 취임 한 달쯤에 산림청에서 산악박물관을 유치하라는 연락을 받았지만, 주변에서 안 된다고 반대해 포기했었다. 지금 같으면 적극적으로 수용했을 텐데 뼈아픈 실수였다고 토로한다. 또 하나는 청양여상 자리를 매입해 다양한 시설을 지으려고 했으나 여건이 맞지 않아 취소한 것이 아쉽다고 했다. 지금은 다른 용도로 계획 중이다. 그리고 고추문화마을과 칠갑산휴양랜드는 전임 군수가 추진해 온 사업으로 그가 준공을 했지만, 성공적이지 못해 안타깝다며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한다. 그는 재선으로 현재 8년의 임기를 마무리 하지만 초선 4년은 제대로 일을 할 수 없었다고 한다.

“그 사이에 불미스러운 일로 한 반년 정도 허송세월을 보냈으며 그러다보니 직원들도 잘 안 따라줘서 힘든 기간이 있었어요. 그러다 군민들이 재선으로 지지해줘서 군정에 혼신을 다할 수 있었어요. 직원들과도 호흡이 잘 맞아 대통령표창을 비롯해 각종 포상과 교육부장관상 등 15차례의 개인적인 표창을 받기도 했어요.”

그는 임기 중 서부 내륙 고속도로 노선을 변경한 것을 자랑한다. 평택-예산-광천으로 계획된 노선을 그의 끈질긴 설득과 노력으로 예산-청양-부여로 변경한 것이다. 이 고속도로가 개통되면 서울에서 1시간대로 접근이 가능한 청양의 교통인프라가 된다.

유소년 승마단 클럽 조직 추진 

이 군수는 마음속으로 구상한 청양의 관광비전을 처음으로 밝혔다.

“유소년 승마단을 학교에다 만들어주고 전국 승마클럽을 여기다가 유치하려고 해요. 관광객들이 와서 그냥 둘러만 보는 것이 아니라 직접 승마를 체험할 수 있게 하고 어린이들이 승마를 즐길 수 있도록 시설을 건설할 계획을 세우고 있어요. 유치원부터 초·중까지 설립할 계획입니다. 아직 구상단계지만, 청양 관광산업 발전을 위해서 필요한 사업이라고 생각해요.”

그는 군수가 행정가라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치는 편 가르기를 하지만, 행정은 상대편과 함께 한다는 지론이다. 물론 행정가로서 정치력이 필요할 때도 있다. 보수든 진보든 그것이 문제가 아니라 먹고사는 것이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하는 그는 실용주의자이지만 기본 철학만큼은 보수주의자라고 밝힌다.

이 군수는 지속가능한 지자체의 문화 관광 정책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어렵게 모금한 200억 원의 장학금으로 장학 사업을 펼치는데 이자가 줄어들어 걱정입니다. 8억 6천여만 원의 이자가 5억 6천여만 원이 날아갔어요. 훗날 이자가 더 싸지면 이사들이 원금을 쓰려고 하지 않겠어요. 자칫 잘못하면 장학금이 사라질 수도 있어요. 특히 스포츠마케팅이나 관광개발 사업도 차기에 지속가능한 사업이 되길 바라는 거죠.”

그는 자서전  <나의 삶, 나의 꿈>을 펴냈다. 네 번째 자서전이다. 혹자가 “대필이겠지?”라고 했지만, 육필이라며 일갈했다. 100세 시대는 70대가 청춘이라는 그는 천부적인 건강을 자랑한다. 존경받는 군수로 남는 게 포부라는 그는 군민과 직원들에게 “지금 잘하고 있는데 조금만 더 잘하자”는 당부로 긴 인터뷰를 마쳤다.

* 이석화 청양군수는

청양농공업고, 방송통신대 법학과, 대전대 대학원 경찰학과(경찰학석사), 대전대학교 대학원(법학박사)을 졸업했다. 청양 · 아산 · 대전중부 · 인천계양 경찰서장, 청양대학 소방학과 외래교수 · 경찰학과 초빙교수를 역임했으며, 통일부 통일교육위원이다. 전국 시장 · 군수 · 구청장 공동회장을 역임했고, 현재 농림축산식품부의 국민공감농정위원회 위원이며 민선5 · 6기 청양군수이다.

대담 / 전병열 편집인 ․ 고경희 기자 newsone@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