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은 지난 2009년 나카모토 사토시라는 익명의 프로그래머에 의해 만들어졌다. 복잡한 수학 문제를 풀면 비트코인을 얻게 되고, 이는 곧 디지털 가상화폐로 사용되어졌다. 빠르게 발전하는 온라인 상황과 맞물려 달러화 등의 기축통화를 대신할 수 있는 새로운 화폐를 만들겠다는 발상에서 시작됐으며, 당시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에 달러화의 가치가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 속에서 비트코인은 대안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 비트코인의 가치는 천정부지로 솟아, 지난 11일 국내 최대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현재 1BTC당 약 2천만 원대로 거래되어 지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이처럼 유래 없는 가격 상승 폭에 중국과 몽골 등에서는 슈퍼컴퓨터를 돌리며 비트코인을 채굴하는 전문 채굴꾼들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비트코인은 또한, 2,100만 BTC으로 총량이 한정돼 있어 화폐가치가 훼손되지 않는다는 점이 충분히 매력적이다. 이에 투기세력들이 대거 몰리면서 비트코인의 가격은 한없이 오르고 있다. 비트코인의 또 다른 매력은 화폐의 가치를 ‘블록체인’ 기술이 보증한다는 것이다. 이 기술은 지난 9년간 해킹이나 위변조 없이 지급과 결제 기능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하면서 신뢰를 얻게 됐다.
그러나 가상화폐를 현금으로 사고 팔 수 있는 거래소는 블록체인에 기록되지 않는 오픈체인 거래 방식이다. 이에 거래소는 해커들의 주요 공격대상이 됐으며, 마운트 곡스(Mt.Gox)가 해킹으로 파산한 데 이어, 지난 12월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유빗’도 해킹에 의해 파산했다.
이에 지난 11일 법무부 장관은 “특별법을 제정해 암호화폐 거래소를 폐쇄하겠다”고 말했고, 투자자들은 청와대 국민 청원 홈페이지에 ‘가상화폐 규제 반대’라는 청원을 올리며 집단적으로 반발하기 시작했다.
기축통화의 대안으로 주목 받기 시작한 비트코인이 어느 순간 투기대상으로, 검은돈을 옮기는 도구로 이용되고 있는 점이 안타깝다. 앞으로 비트코인이 제 가치를 발휘하는 가상화폐로 자리 잡을 지, 거대자본을 배경으로 한 투기세력에 이용되다 버려질지는 두고봐야할 일이다. 그리고 그때까지 정부와 투자자들간의 비트코인 전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고경희 기자 ggh@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