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 저는 2년여 전 서울시내에 있는 원룸을 보증금 1,000만 원에 월세 40만 원, 임대차기간 2년으로 정해 임차했습니다. 그 뒤 임대차기간이 지나도록 집주인으로부터 아무런 연락이 없어 월세의 인상 없이 재계약된 것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에 집주인으로부터 주변의 시세가 많이 올랐다면서 월세를 50만 원으로 올려 주거나 그렇지 않으려면 원룸을 비워달라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임대인이나 임차인이 임대차기간이 지나도록 재계약에 대해 아무런 말이 없으면 임대차계약은 자동적으로 2년간 연장되고, 이때 보증금이나 월세도 종전과 같은 게 아닌가요? 저는 집주인의 요구대로 월세를 올려줘야 하는 건가요?
답변 : 임대차계약은 계약의 하나이므로 계약자유의 원칙에 의해 임대인과 임차인의 합의로 계약의 내용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되면 경제적 약자인 임차인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임대차계약이 체결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주택의 임대차에 있어서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한 특별법으로 주택임대차보호법이 마련돼 있습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에 의하면 임대인 또는 임차인이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1개월 전에 상대방에게 갱신거절의 통지를 하지 않거나 계약조건을 변경하지 않으면 갱신하지 않는다는 뜻의 통지를 하지 않은 경우에는 그 기간이 끝난 때에 전 임대차와 동일한 조건으로 다시 임대차한 것으로 보게 되는데, 이를 임대차계약의 묵시적 갱신이라 합니다. 그러나 임차인이 월세를 2달 이상 연체하거나 그 밖에 임차인으로서의 의무를 현저히 위반한 경우에는 묵시적 갱신이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묵시적 갱신이 되는 경우에 갱신되는 임대차계약에서의 보증금과 월세는 종전과 같으며, 존속기간은 2년으로 보게 됩니다. 다만 임차인은 언제든지 임대인에게 계약해지를 통지할 수 있으며, 이때 임대인이 그 통지를 받은 날부터 3개월이 지나면 임대차계약은 해지됩니다.
질문에 따르면 집주인이 종전의 임대차기간이 종료된 이후에 월세를 올려 달라 했다는 것이므로 임대차계약은 이미 묵시적으로 갱신됐습니다. 질문자께서는 종전 임대차 기간이 종료한 때로부터 2년간은 임대차계약을 주장할 수 있고, 그 임대차기간 동안은 원룸에서 이사하지 않아도 됩니다.
한편 임대차기간 동안에는 임차인이나 임대인이 월세나 보증금을 증감할 수는 없으나 예외가 있습니다. 즉 월세나 보증금이 임차주택에 관한 조세, 공과금, 그 밖의 부담의 증감이나 경제사정의 변동으로 인해 적절하지 않게 된 때에는 그 증감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증액하는 경우에는 약정한 월세 등의 1/20 즉 5%를 초과하지 못하며, 임대차계약을 한 뒤 또는 월세 등을 증액한 뒤 1년 이내에는 증액하지 못하도록 돼있습니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7조, 시행령 제8조). 참고로 위와 같은 월세 등의 증액 제한은 임대차계약의 존속 중 당사자 일방이 약정한 월세 등의 증감을 청구한 경우에 한해 적용되고, 임대차계약이 종료한 후 재계약하거나 임대차계약 종료 전이라도 당사자의 합의로 차임 등을 증액하는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대법원 2014.02.13. 선고 2013다80481 판결).
질문에서 집주인은 경제사정의 변동으로 인해 월세 등을 증액할 수 있는데, 이때 종전 보다 5% 이상을 증액할 수는 없습니다. 이때 구체적으로 월세를 얼마나 증액할 것인지는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의 합의로 결정되고, 합의가 되지 않으면 임대인 또는 임차인의 청구에 의해 법원에서 결정하게 됩니다.
질문자께서는 집주인이 일방적으로 요구하는 월세 10만 원의 증액에 따르지 않아도 됩니다. 만일 집주인이 꼭 월세를 올려 받고 싶으면 법원에 월세의 증액을 청구해야 할 것이고, 이에 대해 법원에서 경제사정의 변동을 감안해 최대 5% 한도에서 증액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질문자께서는 집주인과 합의가 되지 않으면 법원의 결정이 있기까지는 종전의 월세를 집주인에게 지급하면 됩니다.
상담 / 전극수 변호사
제26회 사시합격, 숭실대학교 법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