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현장 인권위, 노키즈(no kids) 식당은 아동차별

인권위, 노키즈(no kids) 식당은 아동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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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키즈(no kids) 식당을 내걸고 특정 연령 이하 아동의 출입을 금지하는 것은 아동차별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지난 11월 24일 인권위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9세 자녀를 포함한 가족과 식사하기 위해 제주도의 한 이탈리아 요리 식당을 방문했으나 식당 측은 13세 이하 아동은 이용할 수 없다며 A씨 가족에 나가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A씨는 이는 아동 차별이라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해당 식당은 인권위에 “아동들의 안전사고 발생과 분쟁, 다른 고객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로 일부 아동과 부모들로부터 어려움을 겪게 돼 이용 제한 대상을 13세 이하 아동으로 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운영자에게는 헌법 제15조에 따라 영업의 자유가 보장되나 특정 집단을 서비스 이용에서 원천 배제하려면 합당한 사유가 인정돼야 한다”며 “모든 아동이 사업주나 다른 이용자에 큰 피해를 입히는 것은 아님에도 아동 및 아동을 동반한 보호자의 식당 이용을 전면적으로 배제하는 것은 일부의 사례를 객관적, 합리적 이유 없이 일반화한 것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특히 “해당 식당의 경우 파스타, 스테이크 등 이탈리아 음식을 판매하는 곳으로 아동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유해한 장소가 아니며, 이용자에게 시설 이용상 특별한 능력이나 주의가 요구되는 곳도 아니기 때문에 식당의 이용 가능성과 연령 기준 사이에 합리적 연관성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인권위는 해당 식당 사업주에게 13세 이하 아동의 식당 이용을 배제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인권위 측은 “식당 측이 주장하는 영업상 어려움에 대해서는 아동을 동반한 보호자에 대해 안전사고 방지를 위한 주의사항, 영업에 방해가 되는 구체적인 행위를 제시하고, 경우에 따라 이용제한 또는 퇴장요구 등이 가능함을 미리 고지하는 등 다른 방법을 통해 풀 수 있다”고 밝혔다.

유엔아동권리위원회(UNCRC)는 지난 2013년 일반논평을 통해 세계 곳곳의 공공장소에 대한 상업화가 심화하며 아동에 대한 관용이 줄어들고, 아동의 공공장소 출입 제한 조치로 인해 아동은 ‘문젯거리’, ‘문제아’라는 인식이 형성되는 것을 우려했다. “이러한 아동 배제는 아동이 시민으로서 성장하는데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도 강조했다.

고경희 기자 ggh@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