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축제 산 높고 물 맑은, 철마다 아름다운 옥천의 축제

[옥천군 축제] 산 높고 물 맑은, 철마다 아름다운 옥천의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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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은 내륙의 중심에 위치해 맑은 금강의 물줄기가 비옥한 땅을 만들고, 푸르른 산에서 뿜어져 나오는 절경과 유구한 문화전통이 있는 고장이다. 대전과는 불과 20분 거리에 있어 도심 접근성이 좋아, 채소와 과일, 원예작물의 재배도 많이 이뤄진다. 무엇보다 옥천은 사시사철 바뀌는 계절에 따라 색다른 문화의 향기가 남다르다. ‘옥천묘목축제’, ‘참옻순축제’, ‘향수 옥천 포도·복숭아축제’와 같이 옥천의 특산품을 축제를 통해 다각도로 즐길 수 있으며, 시인 정지용을 추모하는 ‘지용제’도 해마다 5월이면 열려 시인의 문학세계에 매료될 수 있다. 따뜻하고 느긋한 아련한 향수의 고장, 옥천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 축제로 떠나보자.

옥천묘목축제

겨우내 얼어붙었던 땅이 녹는 식목일쯤이면 옥천 이원 묘목유통센터 일원에서는 ‘옥천묘목축제’가 열린다.

옥천의 묘목시장은 경북 경산과 함께 전국 2대 묘목시장으로 70여년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1999년 전국 최초로 ‘이원과수묘목감사축제’를 개최, 현재 18회에 이르렀다.

‘옥천묘목축제’는 WTO-FTA협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농업·농촌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자리이며, 생산자, 유통관계자, 소비자, 지역주민 모두가 함께하는 도·농상생화합의 장이다.

올해 축제는 ‘그리운 봄길 설레임 한 그루’라는 슬로건으로 축제 참가자들이 다양한 나무를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가장 인기가 많은 프로그램은 묘목을 무료로 나눠주는 것으로, 매실·감·밤·대추 등 6만 그루의 묘목을 500여 명의 방문객이 줄을 서서 받아가며 성황을 이뤘다.

아이들과 함께한다면 다육식물 심어가기 이벤트가 제격이다. 수석, 분재, 서각, 야생화 전시가 열리고, 즉석에서 장기자랑과 문화예술 공연이 풍성히 열려,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가득하다.

참옻축제

옥천은 전국 유일의 옻산업특구로 해마다 5월이면 옻 마니아들을 위한 ‘참옻축제’가 개최돼 참옻의 향연을 만나볼 수 있다. 참옻축제는 경부고속도로 옥천 나들목 ‘향수공원’과 옥천옻문화단지(경부고속도로 금강휴게소 출입구) 일원에서 열렸다. 갓 채취한 생식이 가능한 옻순이 3톤가량 준비돼 방문객들이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닭백숙과 오리백숙 등 옻 음식에 활용되기도 하고, 한약재와 천연염료로도 사용되는 질 좋은 옻나무도 거품 없는 가격으로 손에 넣는 것이 가능하다.

옻을 재료로 한 즉석 요리도 푸짐하다. 옻순두부무침과 튀김, 부침개, 옻오리, 옻수육 등을 축제장에서 시식해볼 수 있으며, 참옻 성분이 든 식초·소스·술 등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지용제

 

‘지용제’는 한국 현대시의 선구자이며 우리 언어를 시적으로 형상화하고 민족 정서를 잘 표현한 시인 정지용의 문학세계에 취해볼 수 있는 축제다.

시인 정지용의 생애는 우리 역사를 닮아있다. 일제 강점기는 친일이라는 누명을 씌웠고, 해방 후 좌우익 대립의 혼돈을 거쳐 6.25 전쟁에 이르러 시인은 ‘월북시인’이라는 낙인이 찍혀버렸다. 그의 찬란한 작품들은 정치적인 이유로 오랜 시간 빛을 보지 못하다가 1988년에 이르러서야 해금됐다. 시인의 고향인 옥천 구읍 일대에서는 1900년대 초까지 옥천의 생활 경제 중심지로, 구한말의 정취를 어렴풋이 느낄 수 있다. 현재는 ‘지용제’와 더불어 마을 전체가 특색 있는 문학마을로 재탄생하고 있다.

정지용 시인을 흠모하는 사람들로 축제는 매회 인산인해를 이룬다. 올해로 30회를 맞은 ‘지용제’는 해를 거듭할수록 시인의 대표시인 ‘향수(鄕愁)’의 분위기가 넘쳐나기 때문이다.

고향의 정겨움을 느낄 수 있도록 조성된 ‘향수 민속촌’에서는 옛 다방과 주막, 약장수 공연, 무성 영화 등이 상영되며, 아이들은 옛날처럼 굴렁쇠를 굴리고 널을 뛰며, 고누, 제기 등의 전통놀이에 푹 빠진다. 축제장 안을 오가는 당나귀 달구지는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훈훈해진다. 축제와 함께 열리는 ‘전국 정지용 청소년 문학캠프’는 청소년을 미래 작가로 양성하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다채롭다.

향수옥천 포도‧복숭아축제

옥천은 대한민국 시설포도 주산단지이다. 일조량이 풍부하고 주야간 일교차가 커 당도가 높고 탐스러운 포도는 7년 연속 국가브랜드 포도부문 대상을 수상할 정도다. 대청호반 기름진 땅에서 재배되는 옥천 복숭아는 맛이 달고 향이 그윽해 소비자의 인기를 독차지 하고 있다.

‘향수옥천 포도‧복숭아축제’는 그 어떤 축제보다도 체험거리가 가득하다. 그 중 아이들과 함께 과일케이크 만들기는 사전 예약을 받아 진행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무더운 여름철에 축제가 열리는 만큼 축제를 찾는 사람들에게 시원함을 선사하기 위해 대형얼음을 조각해 작품을 만들어내는 아이스 퍼포먼스도 이색적이다.

옥천 곳곳의 농장에서는 소정의 체험비를 내고 포도를 직접 따 가져가는 체험이 축제 기간 내내 운영되며, 축제장에서는 체험 농장을 잇는 셔틀버스가 운영되는 등 참가자들이 편하게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준비돼있다. 포도주, 막걸리 시음, 향수한우 시식, 포도복숭아 인절미 시식 등 옥천의 포도와 복숭아를 이용한 먹거리 시식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매일 300상자의 포도와 복숭아를 깜짝 할인 판매해, 운이 좋으면 무척 저렴한 가격에 질 좋은 과일을 구매할 수도 있다. 물놀이장과 낚시터가 함께 마련돼 가족, 친구, 지인들과 함께 즐겁고 재미있는 추억을 만들기 제격이다.

오진선 기자 sumaurora@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