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거창군민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지방도 1084호와 88고속도로 폐도를 연결해 임시 개통하는 준공식이 개최됐다.
지방도 1084호선은 지형 조건 때문에 선형 개선에 한계가 있었고, 광주-대구고속도로가 개통된 후 일부 폐지된 88고속도로를 지방도와 연결해 굴곡도로를 개선하는 쪽으로 결론이 나면서 이번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이에 한국도로공사와 경상남도에서 30억 원의 사업비를 확보해 2015년 12월부터 설계를 시작했다. 가조면 동례리에서 남하면 심소정까지 총 8.62km의 폐도구간을 연결했고 이번에 임시개통하게 됐다.
또한, 88고속도로는 1984년 개통 후 왕복 2차선에 도로폭이 좁고 중앙 분리대가 없어 연간 11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죽음의 도로’로 불리며 국가인권위원회에도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2015년말 광주-대구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그 흑역사는 끝났지만, 폐도 구간은 자치단체마다 관리 및 활용 대책에 관한 고민이 많았다.
준공식에 참석한 양동인 거창군수는 “이번 준공식은 원활한 교통흐름을 위한 임시개통이지만 내년도에 추가예산을 확보해 시설물 보강이 끝나면 도로공사로부터 이관받아 관리할 예정”이라며 “앞으로 더 안전하고 더 편리한 도로를 만들겠다”고 전했다.
새로 단장한 ‘살피재’는 거창읍의 상권과 가조면의 물산이 교환됐던 요충지였다. 한 몫을 챙긴 길손들은 도둑을 피해 주위를 살피면서 건너야 했던 길이었고, 차량 대중화 이후에는 멀미도로였다.
이번 임시도로 개통으로 거창읍과 가조면을 오가는 길이 한층 수월해졌다. 힘들게 넘던 꼬불길은 관광용이나 자전거 애호가들에게 여전히 매력적인 도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거창군은 살피재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김국희 기자 ghkim@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