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햇빛·바람을 연금으로… 무안, 에너지 자립도시 시동

햇빛·바람을 연금으로… 무안, 에너지 자립도시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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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MW 집적화단지 추진·마을 태양광 확대… “무안형 이익공유제 본격화”

이소미 기자 lsm@newsone.co.kr

전남 서남단 들녘 위로 설치된 태양광 패널이 햇빛을 받아 반짝이고, 해안 쪽으로는 풍황을 가늠하는 계측 장비가 돌아가고 있었다. 전남 무안군이 재생에너지 확대를 넘어 ‘에너지가 소득이 되는 도시’로의 전환을 공식화했다.

무안군은 태양광과 풍력을 기반으로 한 ‘무안형 이익공유제’를 본격 추진하며 에너지 자립도시 조성에 나선다고 밝혔다. 기후 위기 대응과 RE100 확산 흐름 속에서 단순 발전 설비 확충을 넘어, 에너지 수익을 주민 복지와 기본소득 재원으로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군이 제시한 핵심 축은 40MW 이상 규모의 공공 주도형 신재생에너지 집적화단지다. 공유재산 부지와 간척지 등을 활용해 태양광과 육상풍력 설비를 집적화하고, 발전 수익이 외부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공공이 주도해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2026년까지 입지 후보지 발굴과 민관협의회 구성을 마칠 계획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 자료를 토대로 한 군의 추산에 따르면, 40MW 규모 태양광 설비가 전국 평균 이용률 15.4% 수준으로 가동될 경우 연간 약 5만4천MWh의 전력 생산이 가능하다. 최근 전력시장가격(SMP)과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격을 적용하면 연간 매출은 90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운영·금융 비용을 제외하더라도 상당한 순수익이 장기적으로 확보될 수 있다는 게 군의 설명이다.

다만 전력 계통 연계는 변수다. 호남권 일부 변전소가 계통 관리 대상에 포함되면서 신규 접속이 제한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한국전력이 송·변전 설비 확충과 이른바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호남권 재생에너지 수용 용량은 2026년 약 21GW에서 2030년 약 46GW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무안군은 계통 여건을 반영해 단계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마을 단위 참여 모델도 확대된다. 해제노인회협동조합은 경로당에 10kW 태양광을 설치해 월 13만 원가량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군은 이를 기반으로 2026년 일반형과 영농형을 포함한 마을 태양광 3개소를 시범 설치하고, 설치비의 50%를 지원할 계획이다. 농지의 타용도 일시사용 허가를 활용해 농업과 발전을 병행하는 영농형 태양광도 확대한다.

이와 연계해 한국에너지공단이 주관하는 ‘햇빛소득마을’ 사업 참여도 추진한다. 태양광 설비와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지원받아 주민이 직접 발전사업에 참여하고 수익을 공유하는 구조다. 정부는 2026년부터 5년간 전국 2천500개 마을 선정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전남도 역시 연 100개 마을 확보를 정책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군은 발전 수익이 외지로 유출되지 않도록 조례 정비와 함께 에너지 협동조합 설립을 지원해 ‘무안형 이익공유제’를 제도화할 방침이다. 단기 보조사업에 그치지 않고 주민 주도의 지속 가능한 운영 구조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는 설명이다.

에너지 복지 분야도 병행된다. 올해 471개소였던 신재생에너지 융복합 지원 대상을 내년에는 626개소로 확대하고, 연탄 구입비 지원과 노후 LPG 배관 교체, 가스 안전장치 보급, 고효율 LED 교체 등을 통해 취약계층 에너지 안전망을 강화한다.

무안군 관계자는 “재생에너지 확대가 곧 군민 소득과 복지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햇빛과 바람이라는 지역 자원을 기반으로 지역 소멸 위기를 돌파하겠다”고 말했다.

들판 위 패널과 바닷바람을 가르는 풍력 날개가 단순한 발전 설비를 넘어, 주민 삶을 떠받치는 자산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