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장 부산 해상케이블카 사업 논란 – 지자체의 결정 시급, 사회적 비용 최소화해야
부산 해운대·광안리 앞바다를 가로지르는 국내 최장 해상관광케이블카(조감도) 사업을 두고 찬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민간 사업자가 다시 제안한 부산 해운대~이기대 해상 관광 케이블카 건립을 둘러싸고 지자체 간 갈등이 격해지고 있다. 2016년 제안 당시부터 찬반 갈등으로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치른 만큼 부산시가 하루빨리 결단을 내려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2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민간사업자 ‘㈜부산블루코스트’는 지난달 11일 해운대구 우동 동백유원지와 남구 용호동 이기대를 잇는 길이 4.2㎞ 구간의 해상케이블카 조성사업 제안서를 다시 제출했다. 업체 측은 5년 전 제안서가 반려된 사유인 교통·환경문제와 수익의 공적 기여 방안을 대폭 보완했고, 사업비도 4500억 원에서 6091억 원으로 증액했다. 업체 측은 케이블카가 건설되면 연간 312만 명의 이용으로 생산 유발효과 1조2819억 원, 취업 유발효과 14만5900여 명으로 일자리 창출 등 관광·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산시는 지난 17일 해운대~이기대 해상 케이블카 추진과 관련한 내부 의견을 취합했다. 교통, 환경, 도시계획, 부지매입 등 관련 부서만 30곳이 넘는다. 오는 25일에는 부산연구원으로부터 의견을 들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부산연구원은 해상 케이블카의 적절성, 경제유발효과, 실현 가능성 등을 검토하고 있다.
“관광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꼭 필요하다”는 찬성 의견과 “환경 파괴와 사생활 침해가 우려돼 절대 안 된다”는 반대 입장이 맞서는 등 지역사회 갈등이 심화되면서 부산시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시민환경단체와 수영구 주민단체들은 최근 광안리해수욕장에서 궐기대회를 갖는 등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32개 단체로 결성된 ‘광안리해상케이블카사업 결사반대 범시민추진위원회’는 “공공재인 광안리해변을 민간기업이 독점할 경우 경관 훼손은 물론 해상구조물 설치에 따른 환경오염 문제가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수영구도 케이블카로 인한 소음·진동·빛 공해 등 생활·자연 환경침해를 들어 반대하고 있다. 문화일보는 강성태 수영구청장이 “수영의 얼굴이며 앞마당이라 할 수 있는 광안리 앞바다를 훼손까지 하면서 특정 기업의 돈벌이에 이용돼서는 안 된다”며 “주민들과 함께 결사반대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22일 보도했다.
케이블카 출발 정류장이 들어서는 남구와 남구의회는 낙후된 지역경제 발전을 위해 찬성하고 있다. 업체 측은 수년간 남구 주민을 중심으로 20만 명의 추진 서명을 받기도 했다. 부산 관광·숙박·마이스협회와 관련 업계도 “부산이 전국 유일의 국제관광도시로 지정된 만큼 많은 관광객이 찾을 수 있는 킬러콘텐츠가 꼭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해운대구의 경우는 관광 활성화를 위해 업계는 찬성하지만, 케이블카가 지나가는 고층 아파트 주민들은 조망권 침해와 교통체증을 우려해 반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는 교통·환경·도시계획 등 여러 관련 분야에서 전문가와 함께 검토하고, 업체와의 보완사항 협의 및 시민 공론화 과정을 거쳐 일단 7월 말까지 가부 결정을 내리기로 했지만 이처럼 충돌이 첨예화함으로써 수개월 이상 절차가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부산일보 보도에 따르면 부산시 나윤빈 관광진흥과장은 이에 대해 “해상 케이블카로 인해 사회적 갈등이 심각하다는 것을 부산시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갈등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사안을 이끌어가겠다”고 말했다.
이명이 기자 lmy@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