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카사키산 자연동물원 · 벳푸 온천 지옥 순례 등
일본 규슈[九州] 오이타현(縣)의 현청 소재지가 오이타시(大分市)다. 고대에는 현재 오이타현의 대부분에 상당하는 분고국(豊後国)의 국부(国府 수도)가 설치됨으로써 에도 시대까지 ‘후나이”(府内)라고 불렸다. 메이지 시대에 들어 군 이름에 맞춰 ’오이타‘로 개명됐다. 규슈 동부의 중심 도시이며, 인구는 48만여 명(2017년 1월), 면적은 501.28km이다. 2005년 1월 1일 인접한 기타아마베군(北海部郡) 사가노세키정(佐賀関町)과 오이타군(大分郡) 노쓰하루정(野津原町)을 편입했다. 호요 해협(豊予海峡)을 사이에 두고 시코쿠(에히메현)와 접하는 사가노세키는 고등어와 전갱이가 맛있는 곳으로서 유명하다.
온천으로 유명한 벳푸 시(別府市)는 오이타 시 북서쪽에 위치하고 경계선을 접하고 있으며 경계선에 있는 다카사키산(高崎山)은 원숭이의 서식지로서 다카사키야마 자연동물원으로 유명하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개최 도시의 하나이기도 한다.
필자는 지난 11월 16일부터 2박 3일간 국제로타리 2720지구(오이타현 · 구마모토현) 초청으로 이곳 ‘국제로타리 지구대회(총재 타카야마 타이시로)’에 참가하고 오이타 지역 관광명소를 답사했다.
삿포로 맥주공장·히타 마메다 전통마을·‘지은노타키’ 폭포
우리 일행은 09시 김해공항에서 후쿠오카공항으로 향했다. 후쿠오카공항에는 일본 국제로타리 2720지구(오이타현·구마모토현)에서 환영 나온 에이더(Eider)가 기다리고 있었다. 전용 관광버스를 탑승해 히타의 삿포로 맥주공장으로 향했다. 일본의 유명 맥주 생산업체인 이곳에서 에비스(YEBISU) 맥주 생산 과정을 견학하면서 생맥주를 시음했다.
1887년에 설립한 이 맥주 회사는 3년 뒤인 1890년 2월에 에비스 맥주를 탄생시켰다. 맥주의 본고장인 독일의 기술을 도입한 에비스 맥주는 1899년 최초로 도쿄에 비어홀을 건립해 생맥주를 보급해 인기를 끌었다. 1900년 에비스 맥주는 파리 만국 박람회에서 금상을 획득하는 등 품질을 인정받는다. 1904년 센터루이스에서는 그랑프리를 획득해 미국에서도 각광을 받으며, 지역에 브랜드명을 딴 에비스역이 탄생하는 등 명성을 드높인다. 1943년 전시 상황으로 폐업했다가 1971년 28년 만에 생산을 재개한다. 에비스 맥주는 맥아 100%, 독일 바이에른산 알로마 호프를 사용하고 장기 숙성으로 완숙한 향기와 맛이 특징으로 전문가들과 애호가들로부터 압도적인 사랑을 받는다.
감 주산지이기도 한 히타로 가는 도로변에는 붉게 물든 감나무 밭이 경관을 이룬다. 우리 일행은 맥주공장 입구에서 에이드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공장을 답습했다. 영상에 담은 에비스의 역사와 시음장에서 맥주를 맛있게 따르는 법과 보관방법 등을 알려 준다. 맥주는 냉장고 안쪽에 흔들리지 않는 곳에 보관해야 제맛을 유지한다고 설명한다.
삿포로에서 점심을 먹은 우리 일행은 300년의 역사를 지닌 ‘히타 마메다’ 전통마을을 답사했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간장 공장과 고급 사케인 준마이 다이긴죠 제조 공장을 방문했다. 일행 중 주진철 로타리 3661지구 지역대표가 히타 양조장에서 다이긴죠(군쵸) 1병씩을 선물로 구입해 줬다. 일본에서만 구입이 가능한 고급술이라고 가이드가 귀띔한다. 또 이기삼 3661지구 차기 총재는 ‘히타쇼유’ 라는 전통 간장을 선물로 구입했다. 300년의 역사를 간직한 마메다 전통거리는 깔끔하게 고풍스러운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주말에는 국내외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곳이란다.
전용관광버스를 타고 ‘지은노타키’ 폭포로 향했다. 아미가세 마을에 위치한 지온노타키는 오색 가을 단풍과 어우러져 폭포의 물보라가 장관을 이루고 있다. 때마침 내리는 가을비가 운치를 더한다. 폭포수 뒤편에서도 관망할 수 있어 물보라 사이로 비치는 전경이 경이로웠다. 사진으로 추억을 담고 다음 일정으로 서둘러 버스에 올랐다.
오히타시 FORZA 호텔에 여장을 풀고 일본 국제로타리 2720지구 공식행사인 학우회(學友會) 설립 및 축하회를 참관했다. 학우회는 로타리 장학금으로 학업을 이룬 졸업생들의 모임이다. 이들의 단결된 모습에서 의리를 중시하는 문화를 엿볼 수 있다. 앞으로 이들이 일본의 국제로타리를 계승해 나갈 인재들이다.
우리 일행은 학우회 창립 기념식을 참관하고 인근에 마련된 고츄노텐치(壺中の天地)라는 고급 식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복요리 전문점으로 복 생선회를 비롯해 맛깔스러운 다양한 코스요리와 사케 다이긴죠를 곁들여 일본 전통 요리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곳으로 일본 타이시로 총재가 우리 일행을 위해 특별히 초청한 것이다. 국제로타리 지도자로서 양국 간의 우정을 더욱 돈독히 하는 친교의 장이었다.
내일 일정을 위해 FORZA 호텔에서 휴식 시간을 가졌다. 1人 1室로 아담하게 디자인된 호텔 객실은 침대와 TV, 인터넷과 욕실이 갖춰져 혼자 지내기에는 적당한 규모다.
오이타 현립 박물관·타카사키산 자연동물원·우미타마고 수족관 답사
호텔 식당에서 뷔페식으로 아침 식사를 하고 NHK 방송사 인근에 위치한 오이타 현립(縣立) 미술관을 견학했다. 11월 14일부터 24일까지 이곳에서 大分武漢友好美術展을 개최하고 있어 전시된 다양한 미술작품들을 관람할 수 있었다. 일본의 미술관 전시 문화를 참관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11시 55분에 국제로타리 2720지구 지구대회가 개회된다는 소식에 서둘러 행사장으로 향했다. 점심 후 참석토록 계획돼 있어 식당을 찾았지만, 회의실에 지역 로타리클럽 회원들이 정성껏 마련한 음식들이 준비돼 있었다. 초밥, 샌드위치, 음료수, 식빵, 과일, 다과 등 다양한 음식들을 회원 봉사자들이 직접 서빙하며 친절을 베풀었다. 정시에 개회된 지구대회는 내외 귀빈들과 로타리 회원들이 대거 참여해 성대히 개최됐다.
우리 일행은 계획된 일정에 따라 대회장을 나와 타카사키야마 원숭이 공원으로 향했다.
타카사키산에는 현재 1,300여 마리의 야생 일본원숭이가 두 무리로 나눠 서식하고 있으며 매일 교대로 집합지에 나타나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곳에는 에도 시대부터 원숭이가 서식했다고 한다. 1952년 당시 오이타 시장이 원숭이를 불러 모이게 했으며, 1953년 3월 타카사키산 자연동물원을 개원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원숭이들은 세력이 강한 무리부터 교대로 모여드는데 1천여 마리가 한곳에 모여든다. 30분마다 먹이를 주는데 이때 세계 최대 규모의 원숭이 떼가 집합하는 장관이 연출된다. 이곳의 원숭이는 스스로 군집 사회를 형성해 타카사키산 전체를 생활지로 삼아 집단으로 서식하는 야생 원숭이라고 한다. 다양한 포즈로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관람객들에게 애교(?)를 부린다.
원숭이들의 다양한 모습과 재주를 관람한 후 우리는 우미타마고 수족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입구에서 펼쳐지는 ‘돌고래쇼’를 관람하고 수족관에서 생동하는 다양한 어종들을 감상했다. 이곳 수족관은 우리나라의 제주나 부산에 있는 수족관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수족관을 답사하고 우리는 ‘국제로타리 회장대리 만찬회 및 회원 교류회’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했다. 오이타시 렌브란트 호텔 2층에 마련된 만찬장에는 국제로타리 2720지구 지도자들과 로타리안, 내외 귀빈들이 자리를 가득 메웠다. 남상우 국제로타리 3661지구(부산) 총재는 메인테이블에서 노나카 겐유 국제로타리 회장 대리와 타카야마 타이시로 2720지구 총재 등과 자리를 함께했다. 환영 만찬은 친교의 장으로 치러지고, 우리나라 부산 지역과 일본 오이타·구마모토 지역 로타리클럽이 우정을 교류하며 글로벌 봉사를 실현하기 위한 행사다.
벳푸 온천 지옥 순례(바다 지옥·가마도 지옥·오니야마 지옥 등)
다음날 우리는 귀국 전 마지막 답사로 온천지역인 벳푸 지옥 순례를 나섰다. 뱃푸시는 일본 규슈[九州] 오이타현[大分縣]에 있는 온천도시다. 시가지는 쓰루미산(鶴見山)과·다카사키산(高崎山) 등 화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시(市)의 남쪽에 벳푸 등 4개 온천이 있고, 북쪽에 가메카와(龜川) 등 4개의 온천이 있어, 이른바 벳푸 팔탕[別府八湯]이라는 온천 고을을 이룬다. 이들 중, 벳푸온천이 천량(泉量)·교통·지형 등 조건이 좋아 가장 번창하기 때문에 온천고을 전체를 대표하는 명칭이 되었다. 이곳에서 가장 잘 알려진 온천은 간카이지온천(観海寺溫泉)으로, 이곳의 온천수는 수로를 통해 근처의 리조트에 공급된다.
벳푸의 간나와 온천 지역은 오래전부터 뜨거운 증기의 분출 때문에 주민들이 가까이 접근할 수 없어서 예전부터 지고쿠(地獄)라 불리었다고 한다. 지옥 순례는 9개의 다양한 온천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온천의 온도에 따라 색과 형태가 다르다. 이 가운데 온천수의 온도가 98℃로 푸른 코발트색을 띠고 있는 우미 지고쿠(海地獄), 온천수의 열을 이용하여 악어를 양식하고 있는 오니야마 지고쿠(鬼山地獄), 물에 붉은 진흙이 녹아 있는 지노이케 지고쿠(血池地獄)가 유명하다. 이밖에 가마도 지고쿠, 긴류 지고쿠, 다쓰마키 지고쿠, 시라이케 지고쿠, 야마 지고쿠, 혼보즈 지고쿠가 있다.
우리는 귀국 일정에 쫓겨 이 중 바다 지옥과 가마도 지옥, 오니야마 지옥만 관광했다. 오니야마 지옥은 특이하게 악어를 사육하고 있었다. 온천수 증기의 압력이 열차 1칸 반을 당길 정도로 굉장히 강하기 때문에 그 온천열을 이용해 악어를 사육하고 있다는 한글 설명이 쓰인 광고판이 서 있었다. 실제 대다수 관람객들은 우리나라 관광객이었다. 직접 온천 목욕을 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지만, 족탕 체험으로 만족해야 했다. 지옥 순례를 마치고 ‘지옥찜’으로 식사를 했다. 지옥찜은 온천증기로 고기, 계란 등을 을 익혀 조리한 음식이다. 온천수에 발을 담그고 먹는 점심이라 그 분위기가 음식 맛을 더했다.
다양한 온천 관광지를 둘러보고 타카야마 타이시로 총재 부부와 한국인 사위· 딸의 배웅을 받으며 아쉬운 작별을 했다. 이들의 친절과 우정은 같은 로타리안 동료가 아니라면 결코 싶지 않은 봉사일 것이다.
특히 시종일관 우리와 함께하며 에이드 해준 오오모리 가쓰마와 아베상의 순수한 로타리 봉사 정신에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또한, 통역을 맡아준 조선인 교포 ‘구로다’ 씨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다.
글 사진 전병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