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트래블 아늑하고 포근한 남쪽 바다 ‘통영’

[통영시 트래블] 아늑하고 포근한 남쪽 바다 ‘통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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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면이 바다인 나라에 살다 보니 저마다의 색깔을 가진 바다를 즐길 수 있다는 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주어진 특별한 보물이 아닌가 싶다. 서해, 동해, 남해 바다 모두 개성을 품고 있지만 필자가 느끼기에 바다는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고요하고 청정한 쪽빛을 띄며 진한 아름다움을 뿜어낸다. 그중에서도 특별히 아끼는 바닷마을이 있다면 바로 통영이다.

▲미륵산에서 바라본 한려수도 운해

통영시는 한반도의 남쪽 중심부 고성반도의 끝에 위치하고 있는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심장부다. 해안선의 굴곡이 심하고 바다에는 570여 개의 크고 작은 섬들이 오종종하니 앉아있어 경관이 수려하다. 게다가 해양성 기후의 영향으로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하다. 겨울의 가장 추운 1월 평균 기온이 4.8℃이고, 가장 더운 8월의 평균기온은 26.9℃일 정도다.

그래서인지 통영을 떠올리면 언제나 포근해서 멀리서 찾아온 여행자를 아늑하게 품어주는 기분이 든다. 올가을에도 어김없이 통영은 여행자의 발길을 잡아끈다. 10월에 임시 개장한 통영어드벤처타워도 서둘러 놀러오라며 우리에게 들뜬 손길을 내민다.

지친 마음 어루만지는 동피랑·서피랑 벽화마을

▲동피랑 벽화마을

우리나라 곳곳에 어여쁜 그림으로 단장한 벽화마을들이 꾸준히 인기몰이 중이다. 그중에서도 벽화마을 붐을 일으킨 시초 격인 동피랑 마을은 통영의 중앙시장 뒤쪽 언덕에 위치한다. ‘동쪽 벼랑’이란 뜻의 동피랑 마을은 구불구불 오르막 골목길을 따라 익살스럽고 아기자기한 벽화가 가득해 마치 야외미술관에 놀러온 것 같은 풍경을 연출한다. 동피랑 마을 꼭대기에서는 탁 트인 통영 바다와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서피랑 벽화마을

동피랑 마을이 아기자기한 느낌이라면 주옥같은 글귀와 감성적인 벽화로 입소문 난 곳은 서피랑 마을이다. 소설 <토지>의 저자 박경리 작가의 출생지이자 그녀의 소설 속 배경으로 종종 등장한 곳이 서피랑 마을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서피랑 마을은 담장에 그려진 벽화와 문구들이 고즈넉하고 감성적이라 데이트장소로 추천할 만하다. 꾸준한 인기의 동피랑 마을과 핫플레이스로 떠오르는 서피랑 마을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며 통영을 찾아오는 이들에게 따스한 추억을 선물하고 있다.

한려수도의 비경을 한 눈에 ‘케이블카’와 ‘루지’

▲한려수도 조망 케이블카

올해 8월, 통영 케이블카의 탑승객 연인원 1,300만 명을 돌파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바로 인근에 개장한 통영 루지 역시 올해 2월부터 180만 회 탑승을 기록했다고 하니, 케이블카와 루지의 인기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한려수도 조망 케이블카는 선로 1,975m의 기나긴 코스를 자랑한다. 도남관광지 하부정류장에서 시작해 미륵산 8부 능선에 위치한 상부정류장까지 8인승, 48대의 케이블카가 쉼 없이 이동한다. 높이와 길이가 상당해 처음에는 다소 무섭지만 올라갈수록 보이는 통영 시내와 한려수도 해상공원의 풍경에 감탄을 멈출 수 없다.

미륵산 정상에 오르면 한산대첩의 역사적인 현장과 한려수도의 비경이 한눈에 들어오며 일본 대마도, 지리산 천왕봉, 여수 돌산도까지 볼 수 있다. 또 케이블카에서 내려 3층 옥상에 오르면 통영 스카이워크도 체험할 수 있다. 한려수도를 발아래 두고 아찔한 스카이워크를 걸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통영 루지

케이블카 승강장에서 나오면 바로 통영 루지 체험장이 기다리고 있다. 루지는 특수 제작된 루지카트를 타고 1.5km 구간의 트랙을 내려오는 레포츠다. 미륵산 정상에 조성된 루지 체험장에서 루지를 타면 케이블카에서 바라본 통영 시내와 바다, 주변의 섬들을 다시 한 번 조망할 수 있어 아름다운 풍경과 짜릿한 재미를 동시에 맛볼 수 있다.

루지를 타려면 리프트를 타고 출발지점으로 이동한 다음 구불구불한 코스, 커브, 터널 등으로 이뤄진 트랙을 따라 루지카트를 달린다. 카트는 안전하게 설계돼 있으며, 어린 아이들도 보호자와 함께 탈 수 있어 가족, 연인 단위로 찾은 여행객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한다.

90여 개 코스로 이뤄진 최강의 익스트림 ‘통영어드벤처타워’

▲통영어드벤처타워

루지를 타며 경험한 짜릿한 재미를 이어가고 싶다면 통영어드벤처타워로 발길을 향해보자. 90여 개의 국내 최대 코스를 자랑하는 복합 익스트림 레포츠 시설인 ‘통영어드벤처타워’가 개장 후 한창 인기몰이 중이니 말이다. 어드벤처타워는 루지 입구에서 도보로 3분 거리인 파크랜드에 위치한다.

▲통영어드벤처타워

어드벤처타워는 육각형 기둥으로 생긴 타워로 한번에 100명까지 수용이 가능하다. 육각의 타워에서는 초급, 중급, 고급 난이도별 90여 개의 코스로 다채로운 익스트림 레포츠를 체험할 수 있다. 익스트림 레포츠에 처음 도전하는 이들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코스가 다수 준비돼 있으니 긴장은 잠시 풀어도 좋다.

어드벤처타워는 오스트리아의 Climbing Tower GmbH사가 제작했으며, 유럽 최고 권위의 안전인증기관인 TUV 인증을 통해 안전성을 검증받은 시설이다. 또한 2중으로 된 안전 고리를 적용해 안전성을 강조했다. 팀 미션게임, 단체 워크숍 프로그램으로도 좋은 코스라 회사동료나 친구들과 함께 방문하기에도 알맞다.

잊지 못할 청정 바닷마을 ‘소매물도’와 ‘욕지도’

▲소매물도

우리에게 ‘쿠크다스섬’이라고도 잘 알려진 소매물도는 통영의 자랑거리이자 국립공원 경관자원 100선에 선정된 아름다운 섬이다. 쪽빛 바다와 섬 주변의 기기묘묘한 갯바위들이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여주는 신비로운 소매물도 곁으로 등대섬이 이어진다. 등대섬 중앙에는 하얀 등대가 있는데 과거 이 등대섬의 풍경이 과자 광고에 등장해 유명해지면서 ‘쿠크다스섬’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소매물도와 등대섬은 물이 빠지면 걸어서 두 섬을 오갈 수 있는 몽돌밭, 천혜의 기암절벽 등이 아름다워 하루 종일 두 섬을 둘러보기만 해도 시간이 부족하다.

소매물도에 방문할 때 여행팁이 있다면 배를 타기 전 통영의 향토음식인 충무김밥과 음료 등을 준비하는 것이다. 소매물도와 등대섬에는 상점이나 식당이 없기 때문에 음식과 음료를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곤란하다. 등대섬까지 오른 뒤 허기가 질 무렵 오랫동안 변질되지 않도록 김 속에 밥만 넣고 싼 충무김밥에 함께 포장된 무김치와 오징어무침을 같이 먹으면 그 맛이 일품이다.

▲욕지도

소매물도 못지않게 해안절경이 아름다운 섬으로 욕지도가 있다. 통영항에서 뱃길로 약 32km 떨어진 망망대해에 연화도, 상노대도, 하노대도, 두미도, 초도, 욕지도는 연화열도를 이루고 있다. 이중 욕지도는 면적 14.5㎢에 해안선의 길이가 31km나 돼 연화열도 중 가장 큰 섬이다. 욕지도는 외지인들이 많이 드나들지 않아 조용하면서 등산과 낚시, 바다관광과 해수욕을 함께 즐기기에 더할 수 없이 좋은 곳이다.

특히 욕지도의 최고봉인 천황봉은 해발 393.5m의 야트막한 산으로 연화열도의 비경을 감상하기 좋은 등산로로 알려져 있다. 예로부터 마을 사람들이 산기슭의 제당에 천황산신을 모시고 제사를 지낸 것에서 유래한 천황봉은 욕지도 정간을 횡단하는 등산로가 개설되면서 산 정상에서 탁 트인 바다와 그 바다에서 밀려온 파도가 부서지는 해안절경을 조망할 수 있게 됐다.

더불어 통영은 예로부터 신선하고 풍부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는 곳으로, 통제영 문화의 전승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먹거리의 종류도 아주 다양하게 발전해왔다.

▲충무김밥

요즘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대표적인 먹거리로는 통영다찌와 충무김밥, 통영꿀빵, 각종 생선회와 해산물, 매운탕, 도다리쑥국 등이 있다.

▲오미사꿀빵

집으로 돌아갈 때 빈손으로 가기 아쉽다면 단백질이 풍부한 남해안의 건멸치와 멸치액젓 등을 추천한다.

안상미 기자 asm@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