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감기관 출장 동행한 女비서는 누구?
인턴직에서→9급 · 7급 비서로 단기 승진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새정치민주연합(민주당 전신) 국회의원 시절인 지난 2015년 피감기관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으로부터 로비 명목으로 외유성 출장을 다녀왔다는 의혹에 휩싸인 가운데, 당시 출장에 동행했던 인턴비서 김모(29) 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씨는 김 원장이 의원 시절이던 2012년 6~8월, 2015년 1~6월에 김 의원실에서 인턴으로 근무했다.
의원실 인턴은 계약직 보좌 직원으로, 국회의원 1명당 최대 2명씩 뽑을 수 있다. 인턴은 통상 해당 의원의 상임위원회 정책 및 의정활동 관련 업무를 맡는다.
9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김씨는 인턴 신분일 때 김 원장과 함께 2015년 5월 KIEP가 출장 비용 전액을 대는 미국·유럽 출장을 다녀왔다. 김 원장은 8일 해명자료에서 김씨의 신분을 “경제인문사회연구회를 총괄하는 정책비서”라고 했었다.
김씨는 같은 해 6월 18일 김 의원실에서 9급 비서로 채용됐고, 9개월 후인 2016년 2월 10일 7급 비서로 승진했다.
김씨는 김 원장이 2016년 4월 20대 총선에서 낙천(落薦)한 뒤에는 김 원장이 소장으로 있는 더 미래연구소의 연구원으로 들어갔다. 더미래연구소 사무처에는 김 원장이 연구소장 겸 선임연구위원으로 있고, 총 2명인 연구원 중 한 명이 김씨다. 더미래연구소 홈페이지에 있는 김씨의 소개란에는 주요 경력으로 ‘정치학 석사/국회의원 비서’라고 돼 있다.
복수의 정치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씨는 대학생 시절 경기도 고양시에서 진보신당(정의당)에서 활동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양시는 김 원장이 20대 총선 출마를 검토했던 지역구 중 한 곳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씨가) 민주당쪽 사람은 아닌 것으로 들었다”며 “김 원장과 어떻게 인연을 맺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부적절한 관계는 아닐 것”이라고 했다.
조선일보에 의하면 정치권에서는 야권을 중심으로 “의원실 인턴이 국회의원의 해외 출장에 동행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날 당 회의에서 “(김 원장이) 당시 함께 출장 간 비서가 담당 업무를 하는 정책 비서라고 했지만, (김씨는) 엄연한 교육생인 인턴 신분이었다”며 “정책 보좌를 위해 인턴을 데리고 간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했다.
또 “인턴이 1년도 안 돼 7급 비서로 초고속 승진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김씨는 김 원장과 미국·유럽 출장을 다녀온지 10여일만에 9급 비서가 됐고, 6개월 만에 9급에서 7급으로 승진했다. 이 때문에 ‘김 원장과 친인척 관계가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지만, 금감원 측은 “김 원장과 김씨는 친척 관계가 아니다”고 했다.
이 보도에 의하면 김씨는 김 원장 관련 논란이 일자 연구소에 며칠 간 출근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도 폐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 원장은 9일 금감원 기자단에 보낸 ‘해외출장건 관련 추가 설명자료’에서 “의원 시절 비서와 인턴을 구분하지 않고 소관부처별로 담당자를 뒀다”면서 “금융위와 공정위, 경제부처 산하기관은 보좌관과 비서관들이 담당하도록 했고 국무조정실과 국가보훈처는 6급 비서가, 국가권익위원회와 경제인문사회연구회는 인턴 2명에게 맡겼다”고 말했다. 이 인턴이 출장 동행 이후 9급과 7급으로 고속승진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결원이 생길 때마다 주로 내부 승진을 시키다 보니 다른 인턴도 정식비서로 승진했고 기존 비서는 결원이 생길 때마다 9급에서 7급, 7급에서 6급으로 승진했다”고 해명했다.
전병열 기지(jun939@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