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원(대표 조남희, 이하 금소원)은 자사주에 관한 거래소 규정들이 자사주 편법사용(이하 자사주 마법)이라고 할 정도로 재벌, 대주주에게 유리하도록 되어 있어 소액주주들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금융위 및 한국증권거래소는 관련 규정의 개정을 통해 소액주주 피해를 방지하고 재벌, 대주주를 위해 기울어진 운동장을 평평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22일 밝혔다.
다음은 금소원이 발표한 내용 전문이다.
현재 자사주 마법은 인적 분할 등으로 지주회사 전환시, 자사주 의결권 부활로 인해 재벌의 기업지배력이 커지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금융위 및 한국거래소는 투자자보호는 내팽개치고 재벌의 이익과 편의를 위해 자사주 마법을 부릴 수 있도록 정책을 만들어내고 있다.
첫째는 2017년 6월 14일 개정으로 소액주주의 범위에서 자사주를 제외한 것이다. 이 개정은 소액주주의 지분율이 20% 이상을 유지하도록 하는 코스닥 상장규정 주식분산요건에 영향을 주어 대주주의 자진 상장폐지를 쉽게 만들어줬다. 즉, 자진상장폐지 시 최대주주 요구 지분율을 95%에서 80%으로 낮춰준 것과 동일한 효과를 내고, 특정 기업의 자진상장폐지에 악용되어 소액주주의 큰 피해가 예상된다.
두 번째는 자진상장폐지 신청 시 투자자 보호 세칙에 따라 최대주주의 지분율 계산시 최대주주와 소액주주의 공동재산인 자사주를 최대주주의 것으로 포함시켜 공동재산을 최대주주에게 몰아주어 소액주주에게 막대한 피해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투자자 보호 세칙이 아닌 투자자 피해 세칙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이다. 반대로 2011년 개정 상법에서 처음 도입된 소수주주 축출 제도인 지배주주의 매도청구권에서는 최대주주 범위에서 자사주를 제외하고 있다. 소수주주 축출과 같은 효과를 내는 자진상장폐지 시 투자자 보호를 위한 세칙이 오히려 상법과도 어긋나는 자사주 해석으로 투자자의 피해를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한국거래소는 이 문제에 대해 지금까지의 관행이었고, 이를 고친다면 과거의 투자자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취지로 답변을 했다. 말이 되는 소린가. 지금까지 범죄를 저질렀는데 과거의 피해자들과 형평성에 맞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도 범죄를 저지르겠다는 얘기와 똑같다. 금융위는 한국거래소를 관리감독 해야할 의무가 있음에도 권한을 위임해줬다는 핑계로 한국거래소의 적폐를 방치하는 것도 모자라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점
1. 코스닥상장규정 소액주주에 자기주식 제외
2. 코스닥상장규정 시행세칙, 자진상폐시 투자자보호조항 부재
3. 유가증권 상장규정 시행세칙, 자진상폐시 발행주식의 95% 보유 필요
◇해결방안
1. 소액주주 정의에 자사주 포함 & 유가증권시장과 동일한 90%룰
2. 자진상장폐지 시도 기업의 경우, 관리종목 지정 제외
3. 유가증권시장에 준해서, 코스닥상장규정 시행세칙에 투자자보호조항 명문화
4. 투자자보호원칙에 맞게, 자진상폐시 의결권 있는 주식의 95% 동의
자사주와 관련된 규정을 전면적으로 고치기를 강력하게 요구하며, 무엇보다도 미래가치를 반영하는 자본시장의 특성상, 개정의 효력발생 유예기간(2019년 3월)내가 아니라 최대한 빨리 개정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또한 대주주가 원해서 하는 자사주 공개매수상장폐지 시 악용될 수 있는 주식분산요건은 적용 제외되어야 하고, 자진 상장폐지 신청시 최대주주 지분율 계산을 최대주주와 자사주 합산하는 방식에서 일반 재무회계에서 사용하는 유효지분율로 함으로써 재벌이 손쉽게 부를 축적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금융위 및 거래소에 요구하였지만 두 집단은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
국회에서 논의중인 자사주 관련 법안은 국회 합의 부족으로 통과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무능한 금융위가 담당하는 자사주 관련 시행령 및 한국거래소의 상장규정은 문재인 정부의 노력으로 충분히 바꿀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또한 국민연금이 도입하기로 한 스튜어드쉽 코드에서도 자사주가 소수주주에게 불합리하게 사용되는 안건에 대해 반대하기로 명시한다면 자사주 관련 법안이 도입되기 전에 자사주 관련 잘못된 활용을 막을 수 있다. 자사주 관련 법안을 발의한 국회의원과 협력해 정부의 자사주 관련 시행령 및 규정을 개정하도록 모든 노력을 할 뿐만 아니라 금융위·거래소의 부패 세력들의 잘못된 행태에 대한 관련자들의 처벌과 제재를 위해 모든 조치를 다할 것이다.
전두용 기자 jun939@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