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축제 순백의 설렘이 가득한 겨울왕국, ‘태백산 눈축제’로 떠나자!

순백의 설렘이 가득한 겨울왕국, ‘태백산 눈축제’로 떠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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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산에는 꽃이 핀다. 하얗고 투명한 눈꽃이 앙상하게 마른 가지마다 내려 앉아, 온 산을 은빛으로 물들인다. 수도권 도심 일대에 모스크바보다 더한 한파가 지속되는 요즘, 눈으로 뒤덮인 산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마음 한 구석이 포근해진다. 잿빛 도시에도 휑한 논밭에도 소복소복 눈꽃이 쌓여 눈부신 설경이 만들어지면, 지치고 힘들었던 마음에도 새하얀 담요가 덮이는 듯, 보는 것만으로도 순수해지는 기분이 든다.

겨울을 만끽하고 설경을 즐기고 싶다면 매력적인 겨울을 만날 수 있는 태백이 제격이다. 다설 지역인 만큼 매년 겨울이면 태백산과 그 일대에 흰 눈이 소복이 쌓여 다른 세계에 온 느낌을 준다. 특히 매년 겨울에 펼쳐지는 ‘태백산 눈축제’는 설국 속으로 빠져들 수 있는 절호의 찬스다. 1월 19일부터 2월 11일까지 총 24일 동안 펼쳐지는 겨울왕국 속으로 흠뻑 취해보자.

‘눈, 사랑 그리고 환희’를 주제로 열리는 제25회 태백산 눈축제는 태백산국립공원과 황지연못, 365세이프타운 등 시내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 기존 10일에서 24일으로 2주 더 연장돼 겨울을 만끽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새하얀 눈꽃도시로 거듭난 국내 최대 탄광지였던 도시 태백의 눈축제에서 가장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초대형 눈 조각이다. 국내외 유명 눈 조각가가 만든 멋진 눈 조각품은 웅장하면서도 섬세하고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 유머도 찾아볼 수 있다. 20년 넘게 개최한 노하우로 눈조각품은 더 다채로워졌고, 관람객들이 곳곳에서 눈조각을 만날 수 있도록 조성됐다. 밤이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 야간 조명이 설치돼 작품들은 낮보다 더 환상적인 자태를 뽐낸다.

설원에서 즐길 수 있는 놀이도 각양각색이다. 태백산국립공원 테마공원과 아래광장에서는 얼음 미끄럼틀과 썰매타기, 눈 미끄럼틀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언덕에서부터 미끄러져 내려오는 눈썰매에서는 아찔한 스릴을 만끽하며, 남녀노소 누구나 즐겁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눈 위에서 신나게 뒹굴고 놀다 출출해진다면 행사장 옆의 추억의 군것질 코너를 찾아가자. 고구마와 쥐포, 어린 시절 먹었던 간식들을 연탄불에 구워먹으며 옛 추억에 잠겨볼 수도 있다. 한쪽에서는 제기차기와 연날리기, 떡메치기, 직접 활을 만들고 과녁을 맞히는 등 각종 전통 놀이를 체험하며 가족과 함께 즐거운 한 때를 보낼 수도 있다. 향토 먹거리 타운에서 청정 태백에서 나는 별미를 맛보는 것도 축제를 알차게 즐기는 한 방법이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싶다면 이글루 카페로 발걸음을 옮겨보자. 얼음으로 만들어졌지만 차가운 바람을 막아주는 이글루 속에서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신다면 추위도 물리치고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남길 수도 있을 것이다. 이글루 카페는 1월 28일까지이며, 쉼터는 2월 11일까지 당골광장에서 만날 수 있다.

축제 기간 ‘황지연못’은 불빛 가득한 환상의 나라로 변한다. 수백 개의 화려한 조명이 황지 연못 곳곳을 수놓는다. 이밖에도 태백산국립공원에서 각종 체험·공연프로그램 이벤트 무대가 열려 관광객들이 심심할 틈이 없을 정도로 활기찬 축제가 펼쳐진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마지막 날인 11일에 열리는 태백산 눈꽃 등반대회다.

태백산 전국 눈꽃 등반대회가 축제 마지막 날인 11일 오전 9시 태백산국립공원 일대에서 펼쳐진다. 오전 9시 당골광장을 출발해 문수봉을 거쳐 다시 광장으로 돌아오는 코스로, 등반대회 결과에 따라 시상도 이뤄진다. 태백산은 해발 1,567m지만 높이에 비해 산행시간이 4시간 정도로 짧아 여타 다른 설산보다 평탄히 오를 수 있으니 도전해 보자.

축제와 더불어 태백에서 즐거운 시간을 만들고 싶다면 ‘365 세이프 타운’으로 가자. 실내에서 ‘안전’을 주제로 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으며, 아이들에게 교육과 재미를 모두 제공한다. 산불, 지진, 풍수 체험관에선 관련 재해가 났을 때 상황이 주어지고 그에 맞는 안전 방침을 인솔자가 알려준다. 자율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체험관도 있다. 설해, 대테러, 안전벨트, 심폐소생술 체험관이 마련돼 있어 안전에 대비할 수 있는 귀중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오진선 기자 sumaurora@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