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국가여유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 한 해 동안 40억 명의 중국인들이 국내여행을 하였고 해외관광객 수는 1억 명을 넘어섰다. 중국은 거대한 관광 소비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며 또한 경제발전 동력으로서 관광산업의 지위를 확고히 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2016년은 중국에서 ‘13·5 규획(중국 국민경제 및 사회발전 제13차 5개년 규획)’1)이 시작되는 해로 중국의 관광산업 발전에 있어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 해이다. 이에 본 고에서는 최근 중국의 주요 관광정책들을 살펴보고 향후 정책방향에 대해 전망해 보고자 한다.
13·5 규획으로 본 중국 관광산업의 발전방향
1985년에 중국 국무원은 중국국가여유국이 제출한 관광발전규획목표를 비준하면서 관광업을 국가가 중점적으로 발전을 지지하는 분야로 <국민경제 및 사회발전 계획>에 정식으로 포함시킬 것을 결정하였다. 이로 인해 중국에서 처음으로 관광업의 산업적 지위가 명확한 국가의 허가를 얻게 되었으며 이후 중국의 발전전략에서 관광의 중요성에 대한 국가적 인식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올해부터 시행되는 13·5 규획(2016~2020)에서는 공산당 창당 100주년(2021년)까지 ‘샤오캉(小康)2) 사회’ 건설, 즉 신중국 성립 100주년(2049년)까지 부강한 사회주의를 완성하는 ‘따통(大同) 사회’ 건설 계획 중 첫 목적인 샤오캉 사회의 전면 실현을 위해 달성해야 할 7대 목표를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다: ▲중고속 성장 유지 ▲혁신주도 발전 ▲균형발전 강화 ▲민생수준 제고 ▲국민소양 함양 및 사회문명 수준 제고 ▲생태환경의 총체적 개선 ▲제도 성숙화 및 정형화.
이러한 목표 하에 13·5 규획에서는 산업분야를 크게 농업 현대화, 제조강국 전략, 전략적 신흥 산업 발전, 서비스산업 발전, 인터넷경제 발전 5개 분야로 나누어 2016~2020년 사이에 산업발전의 주요 방향들을 제시하였다. 이중 관광산업은 농업 현대화와 서비스산업 발전 분야에 언급되어 있다.
먼저 농업 현대화 분야에서는 농업과 관광레저, 교육문화, 건강 등 산업 간 융합을 추진하고, 관광농업, 체험농업, 창의농업 등 새로운 경영방식을 모색하여 농촌의 1·2·3차 산업의 융합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그리고 서비스산업 발전 분야에서는 생활형 서비스업의 품질 제고 관점에서 관광산업의 발전방향을 크게 4가지로 제시하였다. 첫째는 관광산업을 강력하게 발전시키기, 둘째는 관광산업의 품질과 효과를 높이는데 박차 가하기, 셋째는 하이난 국제관광섬 건설을 가속화하기, 넷째는 생태관광, 문화관광, 레저관광, 산지관광 등의 발전을 지지하기가 그것이다.
중국 관광정책의 주요 추진방향
1) 관광산업 육성을 통한 중국 경제성장 및 내수소비 촉진 도모
2009년 중국 국무원은 41호 문건인 <관광업의 발전 가속화에 대한 의견>에서 개혁개방 이후 관광업이 빠르게 발전해 왔으며 관광수요의 대중화 및 다양화가 관광업 발전을 위한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관광업이 성장유지, 내수확대, 구조조정 등의 방면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해줄 수 있도록 관광업의 개혁개방 심화, 관광소비 환경 최적화, 관광 기초시설 건설의 가속화 등 정부가 해야 할 주요 임무들을 언급하였다.
2013년에는 국무원 41호 문건에 근거하여 <국민관광레저강요(2013-2020)>를 제정하였다. 본 강요에서는 2020년까지의 발전목표를 4가지로 제시하였다: ▶근로자의 유급연차휴가제도 실현 ▶도시와 농촌 주민들의 관광레저 소비수준 증가 ▶건강·문명·환경보호라는 관광레저 이념을 전 사회의 공통된 인식으로 하기 ▶샤오캉 사회에 부합되는 국민들의 관광레저체계 구축.
중국 국무원은 2014년에도 관광산업과 관련하여 31호 문건 <관광업 개혁발전 촉진에 관한 몇 가지 의견>을 발표하였다. 이 문건의 취지는 관광산업이 현대 서비스산업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중들의 소비 향상과 산업구조 조정이라는 요구에 부응할 수 있도록 관광산업 개혁발전을 가속화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과학적 관광관점 수립, 관광발전동력 증강, 관광발전공간 확대, 관광발전 환경 최적화, 관광발전 정책 개선 등을 제시하였으며, 중점임무별로 부처 간 업무와 추진시기를 배분하였다.
또한, 2015년에는 국무원 판공청에서 62호 문건 <관광투자 및 소비 촉진 활성화에 대한 몇 가지 의견>을 발표하였다. 이 문건에서는 관광투자와 소비를 혁신적으로 촉진함으로써 현대서비스업 발전, 취업 및 소득 증가, 삶의 질 향상 등을 도모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관광투자 및 소비 촉진을 활성화하기 위해 관광기초시설 향상계획 실시, 관광소비 환경 개선 등 6개 과제를 제시하였다.
2) 중국 관광시장의 질서 규범화
중국은 관광업의 산업적 지위와 발전대책을 확립하고 관광시장 질서를 규범화하고 관광공공서비스를 개선하며 중국인들의 관광수요를 만족시키고자 종합 법률인 「여유법」을 2013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중국 「여유법」은 관광업 발전의 촉진, 관리, 규범화를 주요 골자로 하고 있는데, 중국인들의 국내외 관광이 증가하고 관광레저 권리에 대한 의식이 높아지면서 관광 관련 분쟁이 점점 더 증가하고 복잡해짐에 따라 관광시장 질서 규범화에 대한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인 단체관광 관련하여 관광시장 질서 규범화와 관련된 내용은 「여유법」 제35조와 제69조에서 규정하고 있다3). 그러나 「여유법」 시행 이후에도 중국인 단체관광 시장의 문제가 여전히 발생함에 따라 중국국가여유국은 후속조치를 마련하여 발표하고 있다. 2015년 9월에는 217호와 218호 통지를 통해 관광활동 중 속임수 및 쇼핑 강요와 여행사 조직의 불합리한 저가관광 단속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였다. 2016년에는 국무원 판공청의 관광시장 통합 감독 강화에 관한 통지 발표 후 중국국가여유국도 136호 통지를 통해 불합리한 저가관광 정비를 위한 특별행동 개시에 관한 통지를 발표하였다. 이에 따르면 중국국가여유국은 전국적으로 불합리한 저가관광을 정비하기 위해 관광 상품 단속, 계약체결 내용 조사, 쇼핑업체 엄중 관리를 업무과제로 제시하였다.4)
중국 관광산업 정책의 중장기 전망
중국은 개혁개방 이후 덩샤오핑의 관광경제 사상을 토대로 경제발전의 중점 전략산업으로서 관광을 육성하기 시작하였다. 이후 외화벌이형, 경제산업형 관광에 대한 국가의 강력한 지지 하에서 빠르게 성장하여 산업 규모와 범위 모두 크게 확대되었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들어와 눈여겨 볼만한 점은 중국 관광산업 발전에 있어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통한 인바운드 관광시장의 성장뿐만 아니라 중국이 대중관광 시대에 접어들면서 중국인들의 국내관광 활성화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일례로 중국 3대 관광시장 발전방침의 기조 변화를 들 수 있는데, 1990년대까지는 “인바운드 관광을 강력하게 발전시키고, 국내관광을 적극적으로 발전시키며, 아웃바운드 관광(해외여행)을 적절하게 발전시킨다”였다. 이후 2000년대 들어와 “인바운드 관광을 강력하게 발전시키고, 국내관광을 전면적으로 끌어올리며, 아웃바운드 관광을 규범적으로 발전시킨다”로 조정되었다. 2010년대에는 “국내관광을 전면적으로 발전시키고, 인바운드 관광을 적극적으로 발전시키며, 아웃바운드 관광을 질서 있게 발전시킨다”로 재조정되었다.
중국 경제가 예전과 같은 초고속 성장을 지속하기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대다수 경제학자들의 판단이며, 중국 정부 역시 이를 수용하여 저성장 추세인 ‘신창타이(新常态, New Normal)’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경제성장 방식 전환의 중심에는 내수와 소비 확대가 자리 잡고 있으며 국내관광 활성화는 중국 정부의 내수진작 정책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앞에서 살펴본 내용들을 토대로 13·5 규획(2016~2020)의 목표인 전면적 샤오캉 사회 실현과 관광의 관계를 요약정리하면 크게 2가지 측면에서 접근할 수 있다. 첫째, 중국은 관광을 중요한 경제 산업으로 간주하여 관광산업의 발전이 샤오캉 사회의 전면 실현에 크게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둘째, 중국인들의 샤오캉 생활의 일부분으로서 관광을 적극 육성해야 함을 제시하고 있다. 즉, 중국에서 관광의 역할을 국가 및 지역 경제발전에 기여하는 것뿐만 아니라 중국인들의 여가수요를 충족시키고 만족도를 높임으로써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에도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투자 주도적인 경제성장 방식에서 소비 주도적인 방식으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으며, 향후 중국인들의 소비력이 중국 경제성장에 중요한 부분을 지속적으로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중국의 전략적 서비스산업으로서 관광산업의 성장을 촉진시키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과 관리는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2015년 1월 중국국가여유국 국장은 2015 전국관광업무회의에서 관광발전 전략으로서 2015-2017 “515전략”5)을 제시한 바 있다. 중국과 우리나라는 지리적으로 근접해 있는 이웃국가이자 서로 상호 최대 인바운드 관광시장이다. 이에 중국의 관광산업 정책 현황과 변화 추이를 지속적으로 주시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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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중국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국가의 종합 발전전략으로서 5년마다 국민경제 및 사회발전 규획을 수립하고 이를 토대로 정책들을 수행하고 있다.
2) 샤오캉(小康)의 사전적 의미는 ‘먹고 살만하다, 지낼 만하다, 생활수준이 중류이다’라는 뜻으로, 기본적인 의식주 문제해결 단계인 ‘원바오(温饱)’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기본적인 문화생활 향유 단계라 할 수 있다.
3) 중국 「여유법」 제35조에서는 여행사의 초저가 관광상품 기획 및 쇼핑·옵션 강요 금지와 관련하여 그리고 제69조에서는 중국 여행사와 랜드사 간의 불공정 거래 금지와 관련하여 규정하고 있다.
4) 2016년 11월 중국국가여유국은 국가공상행정관리총국, 국가세무총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과 함께 일부 성급 관광품질 감독부처와 연합하여 광둥성, 쓰촨성, 후난성, 장쑤성, 랴오닝성 등 5개 성에서 불합리한 저가관광 영업 등의 문제가 의심되는 여행사를 대상으로 특별 집중조사를 진행하기로 하였다.
5) “515전략”은 5대 목표(문명, 질서, 안전, 편리, 부민강국), 10개의 활동계획, 52개의 세부조치를 담고 있다.
글 ․ 최경은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관광산업연구실 부연구위원
글 출처 ․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문화관광 웹진
* 최경은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관광정책연구실 부연구위원은
서울대학교 지리학과, 서울대학교 대학원 문학석사(지리학과) ․ 지리학박사(지리학과)를 졸업했으며, 경기개발연구원 초빙책임연구원, 싱가포르 국립대학(UNS) 지리학과 박사 후 연구원을 역임했다. 주요 연구로는 <중국인 개별관광객 유치 활성화 방안>, <인바운드 관광 진흥을 위한 문화체험관광 활성화 방안> <문화융합형 관광산업 활성화 방안-생활문화자원을 중심으로> <중국 여유법 시행 이후 관광 동향 분석 및 정책과제> 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