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위군은 영화 ‘리틀 포레스트’의 촬영지로 유명세를 타면서 주변 관광지도 여행객들의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특히 최근 유행하고 있는 뉴트로(Newtro:새로움과 복고를 합친 신조어) 감성을 느껴볼 수 있는 다양한 관광지가 있다. 그 중에서도 ‘리틀 포레스트’의 촬영지인 ‘혜원의 집’을 군위군청 박용덕 관광마케팅 담당자가 소개했다.
잠시 쉬어가도, 달라도, 평범해도 괜찮아!‘모든 것이 괜찮은 청춘들의 아주 특별한 사계절 이야기’로 잔잔한 감동을 주며 스크린을 달궜던 영화 ‘리틀포레스트’ 세상 밖을 모르는 듯한 시골마을에 마치 이 영화를 위해 만들어 놓은 집처럼 찰떡궁합을 이룬 영화 속 ‘혜원’의 집에서 풀어가는 맛을 담을 청춘이야기다. 막이 내린지 1년이 지난 지금 그 여운은 더욱 짙게 남아 주인공들의 향기를 찾아 오늘도 군위군 미성리에 있는 영화 속 주인공 혜원이 집으로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사계절이 가장 아름다운 곳
도시 생활에 지친 ‘혜원’이 다시 고향 집으로 돌아와 시작되는 이야기인 <리틀 포레스트>에서 사계절 동안 가장 중요하게 등장하는 공간은 바로 ‘혜원의 집’이다. 그래서 실제로 임순례 감독은 배우들의 캐스팅만큼이나 ‘혜원의 집’을 찾아내는 일에 총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하지만 풍성한 자연 환경을 배경으로 갖추고 있으면서도 기본적인 구조물이 자연과 잘 어우러질 수 있는 집을 찾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제작진은 첫 후보지로 사계절의 경계가 뚜렷한 강원도를 택했지만 지형상 제철에 맞는 농산물과 꽃, 과일 등이 다양하지 않다는 단점이 있었다.
영화 촬영을 위해 영화 관계자들이 전국의 시골 마을들을 일일이 직접 다니며 물색하던 끝에 알아낸 곳이 바로 경상북도 군위군 미성리에 위치한 지어진 지 70년이 된 오래된 목조 별채였다고 한다.
넓은 마당과 세월의 흔적이 남은 돌담, 감나무 세 그루에 열린 빨간 감이 단숨에 시선을 사로잡는 집을 처음 본 순간, 영화 제작진 모두 단번에 매료됐다는 후문으로 마당뿐만 아니라 크게 뚫린 창문과 마루까지 자연과 교류하고 순응할 수 있는 공간인 ‘혜원’의 집은 계절의 변화와 함께 성장하는 그녀의 내면을 보여주기에 더없이 안성맞춤인 공간이었다.
한국의 또렷한 사계절을 보여주기 위해서 세트장이나 CG를 활용하는 것이 아닌 실제의 풍경을 있는 그대로 촬영하기로 결정한 제작진은 한국의 사계절을 아름답게 담아내기 위해 실제 사계절 동안 촬영을 진행하며 영화 속에 등장하는 텃밭의 고추, 감자, 토마토 등은 물론, 논의 벼까지 스태프들이 직접 심고 기르며 농사를 지었을 만큼 공들여 촬영한 영화 <리틀 포레스트>. 하지만 사계절을 촬영하며 현실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점은 자연이 뒷받침 돼줘야 한다는 것이었다.
봄의 사과꽃, 여름의 토마토와 옥수수, 가을의 황금 들판, 겨울의 새하얀 눈… 제작진과 함께 호흡을 맞추기라도 한 듯 이곳의 계절환경은 제작진의 의도와 딱 맞아 떨어져 계절의 변화를 고스란히 담아낼 수 있었다.
이런 결과는 제작진뿐만 아니라 참여한 배우들 모두 자연의 고마움에 대해 더욱 깊이 느낄 수 있었던 시간들이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관객들 역시 <리틀 포레스트> 속에서 그 어떤 아름다운 미술보다 편안하고 아름다운 자연의 풍광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몸과 마음의 허기까지 채워주는 곳
리틀 포레스트 영화가 주는 또 하나의 힐링은 사계절 다양한 ‘음식’이다. 혜원이 손에서 뚝딱 만들어지는 음식이 숨어있는 맛샘을 자극하고 당장이라도 따라서 만들고 싶고 먹어보고 싶은 마음을 자극한다.
특히 파스타, 떡볶이 등 젊은 관객층이 일상적으로 즐기는 음식들을 등장시켜 관객들로 하여금 친근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고 여기에 ‘혜원’과 ‘엄마’의 추억 속 음식으로 등장하는 ‘크렘 브륄레’, ‘오코노미야키’까지 국적과 종류를 가리지 않고 등장하는 다양한 음식들의 향연은 모든 사람들이 오감을 통한 힐링을 하게끔 했다.
거기다가 리틀 포레스트에서 음식을 단지 먹는 것으로만 활용한 것은 아니다. 인간관계를 이어나가는 매개체로 ‘음식’을 활용한다. 절친인 은숙과 소원해진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혜원’은 과거 자신의 속상한 마음을 달래주기 위해 엄마가 선물했던 ‘크렘 브륄레’를 만든다. 심란한 마음을 안고 자신의 집을 찾은 친구들을 위로하는 것은 눈물 쏙 뺄 만큼 매운 ‘떡볶이’다. 이밖에도 ‘혜원’은 사계절 동안 직접 농사지은 작물들로 여러 가지 음식들을 직접 만들어 먹으며 그 음식과 관련된 기억들을 소환하고, 소중한 추억들을 만들어 나간다. 이렇듯 <리틀 포레스트> 속 음식은 단순히 한 끼 식사가 아닌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어주고 마음의 허기까지 음식으로 채워가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헤원의 손길이 담긴 음식 도구들을 통해 영화 속 맛난 향기를 시간이 훌쩍 지난 지금도 혜원이 집에서 느낄 수 있게 고스란히 남겨져 있다.
‘혜원의 집’은 고향처럼 편안하다. 집 앞 텃밭에는 보물창고인냥 사계절 맛거리가 쉬지 않고 나오고 대문 안 담 아래 자리 잡은 우물은 한여름엔 무더위마저 쫓아 버리기 충분하다.
군불지핀 안방엔 아랫목에 누워보고 싶고 마당 한 켠에 만들어진 재래식 화장실은 왠지 정겹게 마저 느껴진다.
혜원처럼 자전거를 타고 동네한바퀴 돌면 농촌의 정겨움과 자연의 아름다움에 취해 세상 근심 모두 사라지게 될 것 같은 곳이다.
군위군은 배우들의 흔적을 찾아 이곳을 찾는 많은 관광객들을 위해 영화 속 혜원이가 탔던 동일한 자전거를 준비해 뒀고 연인들을 위한 커플용 자전거도 마련해두었다. 혜원이와 엄마가 맛나게 먹었던 토마토를 심고 혜원이가 주방에서 만들었던 음식도 사진으로 준비돼 찾는 이들이 그들과 같은 공간에 있음을 마음껏 느끼게 했다.
이외에도 군위에는 삼존석굴, 대을리 한밤마을, 화본역, 삼국유사 테마파크, 인각사 등 다양한 여행지들이 여행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글 · 사진 군위군청 문화관광과 박용덕 관광마케팅 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