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보듬마을’ 운영 확대…마을 단위 돌봄으로 공백 최소화
이근대 기자 lgd@newsone.co.kr

경북 영양군 청기면 산운리. 마을회관 앞에 모인 어르신들이 함께 걷기 활동을 시작하고, 이웃 주민들은 자연스럽게 안부를 묻는다.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못한 독거 어르신 집에는 주민이 직접 찾아가 문을 두드린다.
초고령 농촌 지역인 영양군이 주민 참여형 치매 돌봄 체계를 구축하며 현장 중심 대응에 나서고 있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국내 치매 환자는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로, 농촌 지역에서는 고령화가 더 빠르게 진행되면서 치매 문제가 지역사회 전반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영양군처럼 고령 인구 비율이 높은 지역에서는 돌봄 공백을 줄이기 위한 지역 단위 대응이 중요하다.
실제 청기면 산운리는 전체 주민 67명 중 60세 이상이 52명에 달해 고령화율이 70%를 넘는다. 치매는 개인 건강 문제를 넘어 안전과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마을 전체가 함께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다.
영양군 치매안심센터는 현재 등록된 치매 환자 600여 명을 대상으로 방문 관리와 전화 상담을 병행하며 상태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건강 상태뿐 아니라 생활 환경과 돌봄 상황까지 함께 확인하며 필요한 복지 서비스와 연계가 이뤄진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주민 참여형 사업인 ‘치매보듬마을’이다. 올해는 청기면 산운리와 영양읍 서부3리에서 운영되며, 주민들이 직접 치매 인식 개선 활동과 안전망 구축에 참여하고 있다. 치매보듬리더를 중심으로 실종 위험이 있는 어르신을 보호하고, 경찰과 소방 등 유관기관과 협력해 대응 체계를 강화했다.
치매 환자의 사회적 고립을 막기 위한 프로그램도 이어진다. 치매안심센터에서는 ‘싱글벙글 기억교실’을 운영해 음악과 미술, 운동, 회상 활동 등을 진행하고 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어르신들은 서로 교류하며 정서적 안정을 찾고, 보호자 역시 돌봄 부담을 덜 수 있다.
접근성이 낮은 오지 마을을 위한 찾아가는 서비스도 확대됐다. 산운리에서는 ‘치매극복 손잡고 프로젝트’가 진행되며, 인지·신체·영양 프로그램이 현장에서 운영된다. 주민들은 도우미 역할을 맡아 프로그램 참여를 돕고, 독거 어르신에게 식사를 전달하는 등 일상 속 돌봄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영양군 관계자는 “치매 정책은 치료를 넘어 지역사회 안에서 일상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핵심”이라며 “주민이 함께 참여하는 돌봄 모델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마을 사람들이 서로의 일상을 살피는 작은 움직임이 이어지며, 영양군의 치매 대응은 ‘공동체 돌봄’이라는 방향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