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점심은 누가 모시는 순번인가?”

과거 공직사회에 뿌리 깊게 자리 잡았던 ‘상사 모시는 날’은 하급자가 순번을 정해 사비로 상사의 식사를 대접하는 관행을 뜻한다. 최근 경찰은 이를 없애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일부 잔재가 남아 있다는 지적이 있다. 이제는 관행이라는 이름 뒤에 숨어 있는 불합리함을 냉철히 직시해야 한다.
조직 문화의 변화는 관리자의 솔선수범에서 시작된다. 상사가 먼저 구내식당 이용을 권장하고, 외부 식사 시 ‘각자 내기(더치페이)’를 당연시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대접받는 것을 권위로 착각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진정한 리더십은 부하 직원의 경제적·심리적 부담을 헤아리는 배려에서 비롯된다.
우리가 지향해야 할 방향은 근무 시간에는 업무에 집중하고, 퇴근 후에는 가정과 개인의 삶에 전념할 수 있는 합리적인 조직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불필요한 격식과 눈치 보기식 의전은 조직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후배 경찰관들에게 회의감을 심어줄 뿐이다.
경찰은 제복 입은 시민으로서 그 어떤 집단보다 공정해야 한다. 내부의 낡은 관행부터 과감히 끊어낼 때 국민의 신뢰가 뒤따른다. 인식의 대전환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다. ‘상사 모시는 날’이 사라진 자리에 ‘서로 존중하는 문화’가 뿌리내려 경찰 조직이 한 단계 더 성숙해지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