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시에는 역사와 문화가 깃든 전통사찰이 곳곳에 많아 어느 지역을 들러도 고찰에 담긴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오는 12일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영천의 전통사찰 여행으로 부처님의 자비를 느껴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영천을 대표하는 천년고찰 은해사
은해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 10교구 본사로 영천시의 대표적 사찰로 아미타불을 모시는 미타도량으로도 유명하다. 천년고찰이라는 역사에 걸맞게 괘불탱(보물 제1270호), 대웅전 아미타 삼존불 등 많은 소장 문화재들이 있으며 성보박물관을 건립해 이들을 체계적으로 분류, 보존하고 있다. 대웅전과 보화루, 백흥암 등의 현판 글씨가 모두 조선시대 명필 추사 김정희의 친필이라 더욱 가치가 있다. 은해사 초입부터 이어지는 소나무 숲은 방문객들에게 청량감을 전해준다.
영천에서 유일하게 국보 문화재를 보유한 거조사
거조사는 은해사의 말사로서 신라 효성왕 2년(서기 738) 원참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며 본사 은해사보다 창건 연대가 앞선다. 그 뒤 고려 우왕 13년 혜림법사(慧林法師)와 법화화상이 영산전을 건립했다고 한다. 국보 제14호인 영산전은 고려말∙조선초 주심포 양식의 형태를 충실하게 보여주고 있어 귀중한 문화재로 평가 받는다. 또한 영산전 안에 모셔진 526기의 석조 나한상은 하나하나 다른 표정과 영험을 지녀 3일간 치성을 드리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해 많은 신도들이 찾고 있다. 영산전을 둘러보고 있노라면 어디선가 나한들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영천댐의 풍경을 담을 수 있는 묘각사
묘각사는 영천시 자양면 기룡산에 있는 사찰로 신라 선덕여왕 때 의상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영천댐을 굽이굽이 지나 기룡산 자락에 고즈넉하게 자리한 묘각사에는 재미있는 전설이 있다. 설화에 따르면 창건 당시에 동해 용왕이 의상에게 설법을 듣기 위해 말처럼 달려왔다고 해 산 이름을 기룡산이라 칭했다고 한다. 임진왜란 때 불에 탔으나 후에 여러 차례 중창되어 오늘에 이른다. 건물로는 극락전과 산신각, 요사채가 있다. 기룡산 맑은 공기와 영천댐의 수려한 경관이 어우러진 묘각사의 매력에 빠져보길 추천한다.
영천시에는 위에 3곳을 포함해 전통사찰로 분류된 역사적 가치가 높은 13개의 사찰이 있다. 지역별로는 팔공산 자락에 있는 영천시 신녕면의 부귀사, 신녕 포교당, 진불암, 수도사, 한광사가 있다. 금호읍에는 죽림사와 신흥사가 있으며, 화북면의 봉림사, 대창면의 영지사, 자양면의 묘각사, 거동사, 교촌동에는 영천 포교당이 있다. 청통면에는 은해사가 자리 잡고 있다.
이번 석가탄신일에는 각기 다른 세월의 이야기를 품고 있는 전통사찰이 있는 영천시를 방문해 속세에 지친 마음을 달래며 평온함을 느껴보자.
이서연 기자 lsy@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