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의 겨울은 차갑지만 눈부시게 푸르고, 담요처럼 포근하다. 새파란 하늘 아래 내려앉은 새하얀 눈, 햇살에 반짝이는 나뭇가지의 설화, 따뜻한 조명으로 물든 도시의 풍경까지. 이 계절의 스위스는 그 어느 때보다 낭만적이다.
스키나 스노보드를 타지 않아도 괜찮다. 현지인들이 데이트로 즐기고, 여행자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특별한 겨울 체험이 스위스 곳곳에 기다리고 있다. 케이블카, 트램, 빈티지 기차, 이글루, 호수 위 보트까지. 스위스의 겨울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다채로운 아이템들을 소개한다.
이명이 기자 lmy@newsone.co.kr
체르마트, 설원의 아침과 밤을 독차지하다
마테호른을 품은 체르마트에서는 하루의 시작부터 밤까지 모든 순간이 특별한 겨울 체험으로 이어진다. 마테호른 글래시어 파라다이스로 향하는 길에 4인용 VIP 곤돌라를 이용하면, 체르마트에서 트로케너 슈테그까지 이동하는 동안 샴페인을 곁들이며 웅장한 알프스 파노라마와 마테호른의 절경을 프라이빗하게 감상할 수 있다. 여유로운 공간과 럭셔리한 분위기는 기념일이나 특별한 여행을 더욱 빛나게 한다.
이른 아침에는 ‘퍼스트 트랙’ 프로그램이 기다린다. 케이블카 공식 운행 전 출발해 밤새 말끔히 정비된 슬로프를 가장 먼저 내려오며, 황금빛으로 물드는 발레 주 알프스의 일출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첫 활강 후에는 마터호른 글래시어 파라다이스 레스토랑에서 풍성한 조식을 즐기고, 이후에는 하루 종일 자유롭게 스키를 즐길 수 있다. 전문 가이드가 동행해 안전함까지 더한다.
해가 지고 밤이 되면 로트호른에서는 달빛 아래 펼쳐지는 야간 스키가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은빛 달빛에 반짝이는 설원과 계곡 아래 반짝이는 체르마트의 불빛, 그리고 따뜻한 퐁뒤 디너로 이어지는 여정은 마치 동화 속 한 장면처럼 체르마트의 겨울을 오래도록 기억에 남게 만든다.
필라투스에서 즐기는 공중 미식 체험
필라투스 산으로 오르는 여정은 그 자체로 특별하다. 곤돌라 안에서 샴페인을 즐기는 ‘샴페인 바스켓’은 눈 덮인 전나무 숲 위로 펼쳐지는 풍경과 함께 우아한 순간을 선사한다. 로랑 페리에 브뤼와 견과류, 담요가 함께 제공되며, 사전 예약 필수다.
또 다른 선택지는 퐁뒤 곤돌라다. 크리엔스에서 출발해 공중을 가르며 로컬 치즈 퐁뒤를 즐기는 45분의 여정은 겨울 산에서만 가능한 로맨스를 완성한다.
별빛과 함께하는 고르너그라트 다이닝

해가 지고 깊은 어둠이 내려앉으면 고르너그라트에서는 별밤 다이닝이 시작된다. 체르마트에서 기차로 올라가 산 위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즐기고, 가이드와 함께 별을 관측하는 프로그램이다.
고요한 산세와 맑은 밤하늘, 그리고 따뜻한 퐁뒤가 어우러진 저녁은 스위스 겨울의 정수를 보여준다.
겨울 호수 위에서 만나는 또 다른 스위스
브리엔츠 호수에서는 겨울에도 물 위 체험이 이어진다. 에메랄드빛 호수 위를 가르는 겨울 카약은 고요한 설경을 가장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방법이다.
한편, 온수 욕조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핫 터그 보트에서는 38도의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근 채 눈 내리는 호수를 유람할 수 있다. 차가운 공기와 따뜻한 물의 대비가 이색적인 힐링을 선사한다.

몽트뢰와 츠바이짐멘을 잇는 치즈 기차는 눈 덮인 목가 풍경 속을 달린다. 전통 치즈 만들기 시연과 퐁뒤 식사, 지역 박물관 관람까지 이어지는 여정은 스위스의 미식과 문화를 한 번에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여행이다.
스위스의 겨울은 단순한 계절이 아니라 하나의 무대다. 하늘과 산, 호수와 도시, 그리고 음식과 체험이 어우러져 여행자에게 잊지 못할 순간을 선사한다. 올겨울, 스위스에서는 설원 위에서 스키를 타지 않아도 충분히 매혹적인 여행이 가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