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적으로 운영되는 게이트키핑은 언론사의 고유 업무로, 뉴스로 보도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 과정을 넘어야 한다. 반면, 1인 미디어는 게이트키핑 시스템이 없다.

골프 라운딩을 마친 어느 날, 비거리 향상을 위해 유튜브에서 티칭 영상을 찾던 중 자극적인 제목의 영상이 눈길을 끌었다. “78세 나훈아 결혼 발표! 신부는 슈퍼모델?!”이라는 문구였다. 40세 연하의 패션모델과 결혼했다는 내용이 내레이션과 함께 흘러나왔다. 뿐만 아니라, 가수 이미자가 향년 83세로 세상을 떠났다는 황당한 영상도 버젓이 유튜브에 올라와 있었다. 지인들에게 알렸더니 “가짜 뉴스 아니냐?”는 반응이었다. 당황한 나는 곧바로 기성 언론을 검색했지만, 관련 보도는 어디에도 없었다. 언론인으로서 사실 확인 없이 정보를 전달한 실수에 얼굴이 화끈거렸다. 뉴스로 보도되면 진실일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지만, 순간적인 호기심이 판단을 흐리게 한 것이다.
현대인은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스마트폰 알림은 시도 때도 없이 울려대고, SNS와 유튜브는 끊임없이 새로운 콘텐츠를 쏟아낸다. 그러나 그 속에는 진실과 허위, 유익과 유해가 뒤섞여 있다. 불필요한 정보에 스트레스를 받아 SNS나 정보 채널을 아예 차단하는 사람도 있지만, 최신 정보에 대한 갈증은 여전하다. ‘팩트 체크만 철저히 하면 된다’는 믿음으로 정보를 받아들이지만, 그 속에는 참신한 소식도, 무분별한 정보도 함께 섞여 있다.
“유튜브에 중독되면 그 유혹에서 벗어날 수 없어요. 눈만 뜨면 하루 종일 유튜브에 매달려 있어요.” 주변에서 흔히 들려오는 불만이다. 1인 미디어가 전하는 소식을 무비판적으로 믿고 퍼 나르는 경우도 많다. 가짜뉴스라고 알려줘도 오히려 비방으로 받아들이는 경우도 있다. 특히 정치 이슈나 유명인의 사생활은 수십, 수백만의 조회 수를 기록하며 사회적 갈등을 부추긴다.
일부 1인 미디어는 표현의 자유를 내세우며 사익을 추구하고, 허위 사실이나 유언비어를 유포하기도 한다. 당리당략적 음모와 진영 논리에 따라 자극적이고 충동적인 언어를 구사하는 현실은 SNS를 ‘필요악’으로 만들고 있다. 자극적인 콘텐츠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이성적 판단은 흐려지고, 결국 중독으로 이어진다. 처음엔 단순한 흥미였던 시청이 점차 자극적인 콘텐츠에 탐닉하게 되고,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 채 중독자로 전락하게 된다.
게다가 ‘19금’ 표시가 되어 있어도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콘텐츠가 넘쳐난다. 선정적인 제목으로 호기심을 자극하지만, 내용은 부실하기 짝이 없다. 자녀들과 유튜브를 보던 한 지인은 음란하고 퇴폐적인 제목에 당황해 변명조차 하지 못했다고 하소연한다. 결국 당국의 허술한 규제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올 수밖에 없다. 이처럼 무분별한 정보의 범람은 디지털 시대의 맹점이다.
그나마 언론사는 ‘게이트키핑’ 과정을 거치며 사실 검증을 철저히 한다. 시스템적으로 운영되는 게이트키핑은 언론사의 고유 업무로, 뉴스로 보도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 과정을 넘어야 한다. 반면, 1인 미디어는 게이트키핑 시스템이 없다. 스스로 검증하고 확인해야 하지만, 수익에 급급한 일부 채널은 의도적으로 사실을 왜곡하기도 한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미디어 리터러시’가 필수적이다. 단발성 교양 교육이 아니라 평생교육으로 접근해야 한다. 첨단 미디어 시대에 대비한 교육은 어릴 때부터 미디어의 올바른 이해와 활용을 가르쳐야 하며, 새로운 미디어가 등장할 때는 반드시 고지돼야 한다. 지금은 ‘미디어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다. 유용한 정보와 쓰레기 정보가 뒤섞여 혼란을 야기한다. 원치 않는 정보가 시도 때도 없이 울려대는 모바일 알림은 공해 수준이다. 상업 정보, 영업 정보, 음란 정보까지 기술적으로 침투해온다.
결국, 해답은 우리 자신에게 있다. 당국이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개인이 스스로 대처할 수밖에 없다. 정보를 차단하거나 필요한 정보만 선별적으로 받아들이는 태도가 필요하다. 체계적인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프로그램이 절실한 이유다. 또한 유튜브의 허위·왜곡된 가짜뉴스를 차단하는 법적 조치를 시급히 강구해야 한다. 진실을 지키는 힘은, 깨어 있는 시민의 눈과 판단력에서 비롯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