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질환자들은 긴장과 고통으로 피가 마르고 잠을 못 이루고 있다.”,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환자를 버리고 거리로 나가는 상황이 수시로 반복될 것을 생각하니 정말 끔찍하다.” 한국중증질환연합회의 호소문이다.
의료계의 집단 반발로 의료 공백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자, 시민들의 공포와 불안감은 극에 달하고 있다. 이에 정부에서는 의사 면허정지, 의협 지도부 형사 처벌 등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의료계는 요지부동이다.
집단 이기주의에 매몰된 의사들의 행태에 국민 대다수는 분노하며 시급히 해결되기를 바라고 있다. “밥그릇 싸움”이라는 여론의 질타를 받으면서도 의대생과 교수들까지 이들의 집단행동에 동조하는 분위기다. 생존을 위한 투쟁이라고 이해할 수도 있지만, 이들의 특권 의식과 과도한 요구는 국민의 반감을 불러일으킨다.
의사의 본분을 망각하고 오직 이득에만 신경을 곤두세우는 모양새는 여론의 지지를 받기 어렵다. 국민 건강을 위한 정부의 정책에 반기를 드는 행위는 이적 행위와 다름없다. 환자의 생명을 돌보면서 자신들의 합리적인 요구를 주장한다면 국민적 공감대를 이룰 수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집단의 이익을 위해 본분을 팽겨 치고 거리로 나선다면, 사회적 혼란은 가중되고 상대적인 피해자는 폭증할 수밖에 없다.
의사는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책임지는 직업이다. 평소에도 이기주의적인 일부 의사들은 자신의 이익을 우선시하며, 본분을 잊어버린다는 비난을 받기도 한다. 귀중한 지식과 기술을 갖춘 의사들이 자기의 이익을 위해 환자를 방치하고 국가 정책까지 거부한다면, 국민의 의무를 저버리는 행위로 비난받을 것이다. 소탐대실의 우를 범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의대생과 교수들의 반발에도 의대 증원 신청이 3,401명으로 정부 증원 계획의 1.7배에 달한다. 대학들의 생존 전략일 수도 있겠지만, 의사에 대한 선호도가 그만큼 높다는 것을 반증한다. 의사들의 사회적 지위와 대우가 직업적 가치로서 높기 때문이다. 직업적인 편차가 크면 사회적 갈등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과도한 이익에 눈이 멀어 환자의 생명조차 뒷전이 된다면 의사에 대한 신뢰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더 이상 욕심내지 말고 더불어 살아야 하는 공존의식을 가져주길 바란다.
정부도 강 대 강의 대치로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지 말고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해 소통해야 한다. 이해와 설득으로 의료계와 공감할 방안을 찾도록 노력해야 하며, 극한 대립은 결국 국민만 피해자가 될 뿐이다. 의료계의 주장이 합리적이라면 수용해야 하며, 자기 밥그릇 지키겠다고 이성을 잃은 행태를 지속한다면 국민 보호를 위해 엄단해야 할 것이다.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는 강한 정부가 돼야 한다. 의료 개혁의 필요성은 국민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이익단체에 굴복하면 정부 공신력은 추락할 수밖에 없다.
전병열 기자 ctnewson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