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장에게 듣는다 단체장에게 듣는다 l 안승남 구리시장

단체장에게 듣는다 l 안승남 구리시장

공유
“지역고유의 문화적 자산을 활용한 도시브랜드 창출과 문화도시 가치 확산”

“지난 세월동안 축적된 우리의 강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행정과 비즈니스의 창조적 밑그림을 다시 만들어야 합니다. 저는 그 첫 번째로 구리를 혁신적으로 디자인하겠습니다. 그동안 중단되었던 구리 토평벌에 구리월드디자인시티 사업을 재추진하고 이를 첨단기술이 접목된 구리테크노밸리와 연계하여 구리시가 수도권에서 비록 작지만 자족도시로 발전시킬 큰 꿈의 프로젝트가 본격 가동 될 것입니다. 또한, 구리시의 소중한 자산이기도 한 유채꽃과 코스모스 축제는 더 이상 잠시 머물다 가는 명소가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도 찾아오는 글로벌 축제로 업그레이드 하겠습니다. 인구 45만 도시에서 연간 1,200만명을 불러 모으는 영국 에딘버러 축제처럼, 스페인의 토마토 축제처럼, 세계 3대 축제로 자리매김한 보령 머드 축제처럼! 세계가 구리시를 주목할 수 있도록 특별한 축제도시로 함께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안승남 구리시장의 2020취임사에서 강조한 내용이다. 하지만 유채꽃 축제는 코로나19 펜대믹으로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 문화관광저널은 안 시장으로부터 구리시의 문화관광정책을 듣는 시간을 마련했다.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 시대 구리시의 문화·관광 정책 방향은.

“지방화시대 대부분의 도시가 개발위주의 정책으로 외형적인 성장을 이루어 왔다. 그 과정에서 경제적 소득 수준에 비해 문화예술 향유는 상대적으로 후순위로 밀렸다. 그러다 최근 들어 일과 삶의 질을 중요시하는 워라밸(Work-life balance)가치관의 변화와 저출산, 고령화 사회현상의 영향으로 물질적 가치보다는 문화와 생활체육, 관광에 대한 욕구가 본격화하고 있는 시대적 상황을 맞고 있다. 지역경제를 견인하고 지속가능한 지역발전 전략으로 지역고유의 문화적 자산을 활용한 도시브랜드 창출과 문화도시의 가치 확산을 주요시책으로 삼기에 이르렀다.

구리시도 예외일 수 없다. 수도권에서 가장 작은 33.3㎢ 면적에서 76.5% 대부분이 개발제한구역과 군사시설보호구역, 한강수변구역 등의 중첩규제로 도시개발 및 확장에 근본적인 한계의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래 세대들에게 유산으로 남길 수 있는 먹거리, 일자리 걱정 없이 경쟁력을 갖춘 산업이 무엇인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결론적으로 문화·관광정책이 중요하다는 것은 익히 잘 알고 있다. 현실적으로 수도권 위성도시이면서 도심중심의 구리시가 자연태초의 풍경을 안고 있는 지방의 문화자원과 비견하거나 경쟁하는 것은 무리이다. 새로운 대안으로 문화·관광에 대한 일반의 고정관념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구리시만의 정책적 패러다임이 필요한 이유이다.

통상적으로 관광지라고 하면 경치가 좋거나 역사·문화적으로 의미 있는 장소로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다가오는 4차 산업 혁명시대에는 DLSR고성능 카메라를 대신하는 신개념 스마트폰으로의 사진 찍기 좋은 곳이나 맛 집 골목 등이 입소문을 타고 SNS 등을 통해 전파되는 새로운 명소가 관광지로서 그 외연을 넓혀가고 있다. 순천만에 버금가는 강남의 가로수길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패러다임 관점에서 멀리 가서 한 번 오고 싶은 관광지가 아니라 멀리 가지 않아도 독특한 라이프 스타일이 숨 쉬는 가슴 뛰는 곳으로 만든다면 누구든지 삶과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는 비즈니스의 터전으로 삼을 것이다. 이 방향에서 구리시의 문화·관광정책을 추진 할 계획이다.”

구리시의 경쟁력 있는 문화·관광 인프라 구축 비전은.

“앞서 잠시 언급한바와 같이 구리시의 문화·관광자원은 멀리가지 않아도 역사성 안에서 보고 즐기면서 소비하는 인프라이다. 사상 유례없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전쟁을 겪으면서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일상의 변화들이 예상된다. 단순히 전통을 관광하고 공연을 즐기는 눈에 보이는 문화산업에서 게임분야와 같이 혁신적인 기술들을 동반한 새로운 형식의 컨텐츠 산업으로 빠르게 이동 될 것이다.

구리시가 이 부분에 주목하며 구상하고 있는 산업이 푸드테크밸리이다. 실제로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농업은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인공지능(AI)과 같은 혁신적인 기술과 융합돼 신성장 블루오션으로 각광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구리시의 대표적인 경제중심인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을 기반으로 이 분야에 주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경제전문지인 포브스도 향후 10년간 가장 유망한 투자분야로 농업을 꼽을 정도이다.

시스템적으로 생산부터 식품공급, 제조 및 관리, 소프트웨어·하드웨어 등 농식품 산업과 관련된 모든 분야와 더불어 바이오에너지, 생체재료, 기능성·대체식품, 농사기술에 ICT기술을 접목된 지능화된 농장의 스마트팜, 사물인터넷과 주방이 접목된 스마트 키친 분야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부속사업의 플랫폼을 추진하여 세계적인 문화·관광명소로 육성 발전시키겠다는 것이다.

북서부 피레네산맥과 대서양에서 가까운 지역으로 특별한 관광요소 없이 쇠퇴한 산업도시였던 스페인의 빌바오가 미국 뉴욕의 구겐하임 미술관을 건립하면서 일 순간 도시 전체가 관광도시로 변모했다. 6년 동안 무려 1조5천억 원에 이르는 경제적 효과를 거뒀다. 이를 두고‘빌바오효과’로 불린다. 이 뜻은“문화시설 하나가 도시 전체를 발전시킨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구리시가 장기발전 계획으로 추진하는 푸드테크밸리는 먹거리와 질병 예방 및 관리개념을 합친 푸드헬스케어(food health care)를 하나의 테마로 구성하여 역사전통·예술·문화산업이 연계되는 선 순환 인프라 구축을 통한 빌바오 효과를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구리시의 문화활성화 방안에 대한 비전은.

“문화는 도시 발전의 핵심요소이다. 문화가 일상생활에 스며들 때 밝은 미래를 기대할 수 있다. 지난 2013년 5월 24일 개관한 구리아트홀이 7년의 짧은 기간 동안‘문화로 가꾸는 행복도시 구리시’자긍심을 심었다. 일반 시민들이 부담없는 비용으로 유명 가수인 전인권, 이미자, 김연자 등 ‘라이브 온 스테이지 시리즈’ 를 즐겼다. 이는 곧 여유로운 문화도시 구리시로 성장하게 하는 동력이었다. 그리고 경기 동북부를 대표하는 전문공연장으로서의 엔진 역할을 톡톡히 수행해 왔다.

2020년 새로운 10년의 시기에 구리아트홀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더 큰 도약을 위해 더 많은 변화를 준비해야 한다. 방탄소년단이 K-POP으로, 봉준호 감독이 K-MOVIE로 혁신을 이루어냈듯, 명품문화도시 구리시만의‘G(uri)-Culture’를 이루어야 하는 과제를 풀어야한다. 이를 위해 경기도의원 재임 당시부터 문화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독립적인 문화행정 전문기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것이 구리문화재단이다. 이는 관 주도에서 시민 주체로, 시민과 더불어, 시민의 생활 반경과 밀착된 문화환경 조성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기능을 의미한다.

본래 계획대로라면 5월에 구리아트홀에서 구리문화재단으로 새롭게 출범해야 했다. 불가피하게 코로나19 여파로 연기되는 상황이지만 여건이 마련되면 조속히 출범해서 지역문화 활성화에 활력을 불어넣도록 하겠다.

또 다른 측면에서는 기존의 문화자원을 더욱 발전시키고 경제적 가치로서 성장의 탑을 쌓아올리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세계문화유산 동구릉과 동북공정의 상징이면서 고구려의 기상이 살아 숨쉬는 아차산, 제2의 공영도매시장인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 문화향유공간 구리아트홀, 일산호수공원 못지않게 늘 업그레이드로 발전해 가는 구리장자호수생태공원, 올 하반기에 들어설 예정인 구리전통시장 저잣거리가 구리시의 새로운 자랑거리로 조명될 것으로 기대된다.”

구리시의 대표적인 축제 소개와 힐링 장소로 가볼만한 곳은.

“가다 서다 교통체증을 무릅쓰고 꽃을 찾아 멀리가야 하는 나들이객들이 가까운 도심에서 즐길 수 있는 곳을 찾는다면 구리시가 매년 주최하는 봄이면 유채꽃, 가을이면 코스모스 축제를 추천한다.

어린아이부터 어르신까지 세대 구분 없이 참여할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과 다양한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는 유채꽃, 코스모스 축제는 올해로 20년째를 맞이하는 동안 수십만 인파가 다녀가는 연례행사로 구리시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8회까지 한강시민공원에서 머물러 있던 축제 방식이 구리시 곳곳으로 찾아가는 시민주도·시민속의 축제로 탈바꿈하여 더 편리한 시민접근성을 높였다. 민선 7기 시대정신인 시민중심 행정이 실현되는 과정이기도 했다.

구리시는 면적은 작지만 이 곳 저 곳을 둘러보면 멀리가지 않아도 즐길 수 있는 관광지가 꽤 있다. 조선왕조 500년의 숨결 동구릉과 젊음과 활력이 넘치는 돌다리 곱창골목 등 구리 8경을 비롯하여 용마산과 아차산이 내려다보는 강변북로 남쪽한강 둔치에 구리시민들을 넉넉히 품어주는 구리한강시민공원에서 가족나들이로 안성맞춤이다.

라이더 들이 좋아하는 구리한강시민공원 자전거 길은 동쪽으로는 왕숙천을 지나 남양주 수석동으로 연결되어 있고, 서쪽으로 광진구 광나루 한강공원과 연결되어 있다. 한강시민공원 내 오두막에 앉아 넓은 꽃 들판과 한강이 그림처럼 펼쳐져 답답했던 숨이 탁 트이는 곳이다.

또 하나의 숨은 관광지인 아차산은 해발 3백m 남짓 되는 야트막한 산으로 산세가 험하지 않아 구리와 인근시민들의 등산코스로도 사랑받고 있어 초록이 그리운 계절이면 끝없이 이어지는 숲을 걸으며 따뜻함과 생기가 가득한 봄의 정취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특히, 고구려대장간마을은 아차산4보루에서 발견된 간이 대장간을 근거로 강력한 철기문화를 지녔던 고구려의 상상력을 발휘해 재현한 곳이다. 고구려유물인 20여 개 보루를 한 눈에 이해하고 보루의 구조와 출토유물을 관찰할 수 있는 고구려전시관 등 수도권 내 대표적인 역사학습 체험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태왕사신기, 자명고, 선덕여왕, 신의, 역린, 안시성 등 각종 드라마ㆍ영화 등이 촬영되어 일본, 동남아 등 해외 관광객에게도 인기가 높다.

또한 도심속 힐링공간과 차별화된 휴식처로 사랑받고 있는 구리토평가족캠핑장이 있다. 봄이 오면 본격적인 캠핑시즌으로 이곳에서는 캠핑장은 오토캠핑장과 텐트며 천막, 식탁, 화로까지 설치된 이지캠핑 , 이지바베큐 등으로 손쉽게 캠핑을 만끽할 수 있어 캠핑족의 발길을 이끄는 장소이다.

구리시 대표적인 랜드마크인 구리타워가 인근에 위치하고 있다. 구리타워는 소각장 굴뚝으로 지상 100미터 지점에 전망대가 있어 이곳에서 바라보는 밤풍경은 잠실 제2롯데월드부터 하남신도시의 화려한 불빛, 이동하는 많은 차량까지 창밖의 형형색색 세상의 풍경을 볼 수 있고 따뜻한 봄의 향취까지 느낄 수 있다.”

구리시의 자랑인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동구릉에 대한 활성화 방안은

“세계문화유산은 인류전체를 위해 보호돼야 할 보편적 가치가 있다고 인정해서 유네스코 목록에 등재된 유산이다. 지역 또는 국가에서만 보존되고 전승돼야 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인이 공동으로 과거에서 현재로 그리고 미래로 이어지는 지속 가능하게 지키고 전승해야 할 유산인 것이다.

국내·외 관심을 고양시켜 관광자원으로서의 경제적 가치를 높이는 역할이 충분하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구리시에 있는 동구릉의 현실은 어떤가? ‘문화재보호법’의 적용을 받다보니 보호중심의 규제로 주변이 침체되고, 관광자원으로서의 경제적 효용가치도 전무하다.

현 문화재보호법은 세계문화유산의 등재 및 보호를 포괄적으로 규정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유지. 관리 및 지원해야 하며, 문화재청장은 세계유산과 그 역사문화 환경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행위에 대해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을 명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문화재보호법은 문화재 보존에 중점을 두고 있어 시민의 생활에 불편을 초래하고, 주변지역을 낙후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시대가 변화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여 문화재보호법의 탄력적 개정을 통해 지자체가 일정 부분 권한을 갖고 유구한 문화가 뿌리를 내리면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는 기폭제 역할을 기대해 본다.”

마지막으로 시민과 독자들에게 한마디

“모 방송에서 탈렌트 김영철과 함께 진행하는‘동네 한바퀴’가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다. 동네마다 고여 있는 이야기와 역사, 그 동네를 비추는 불빛 같은 사람들을 만나는 도시기행 프로그램이다. 시청자와 공감대를 같이하며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 속에서 지나쳤던 숨은 매력을 보물찾기하듯 재발견하며 팍팍한 삶에 따뜻한 위안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지역의 문화와 사람이 찾고 싶은 관광자원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이들은 누구일까. 바로 그 지역 주민이다. 지역 고유의 관광 콘텐츠를 상품으로 만드는 과정에 주민들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이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사람의 이야기가 문화이고 오순도순 돌아가는 동네 한바퀴가 관광지인 것이다. 구리시는 이러한 이야기를 담는 기록화사업을 추진 중이다.

한편으로는 지역주민의 의견 수렴을 통해 정책기관의 사업을 수행하는 것뿐만 아니라 기관의 고유한 사업을 제안하여 문화를 통한 지역주민의 삶을 개선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또한 주민참여를 통해 가능한 일이다. 문화지방자치가 실현되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민선 7기 구리시의 문화정책은 계층의 구분 없이 모두에게 열려있는 문화예술 참여와 향유 확대, 일상 속 생활문화 활성화를 위해 ‘사람이 있는 문화, 문화가 있는 삶’에 초점을 두어 추진해 나갈 생각이다. 이를 위해 지역에서 실질적인 권한과 책임을 가지고 지역문화가 고유성을 유지하며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표진수 기획특집팀장

안승남 구리시장은

실향민 2세로 서울에서 출생한 그는 한국외국어대학교(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재학시절 총학생회부회장(전대협2기)으로 활동한 안 시장은 구리·남양주 시민모임 의장, 더불어 민주당 중앙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제 8·9대 경기도의원을 역임했으며, 2018년 7월 제16대 경기도 구리시 시장으로 취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