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산업은 일관성 있게 지속 가능한 사업이 되도록 해야 한다. 국가 관광전략에는 지자체에서 추진하는 정책들이 반드시 연계돼야 할 것이다.”
관광산업 정책은 정부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의 경제 활성화를 위한 핵심 전략이다. 특히 민선 7기 지자체장들은 지역을 살리기 위한 주요 공약으로 관광산업 활성화를 발표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지역 브레인을 총동원한다. 지자체들이 고심하며 개발한 정책들이 모두 성공한다면 국내 관광산업은 엄청난 성장을 기록할 것이다. 이들은 관광산업 활성화로 지역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은 물론 지역 인구 증가 정책의 일환으로 승화시키고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예컨대, 함안군은 ‘말이산고분군’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해 관광산업의 기반을 다지고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아라가야역사복원과 가야문화관광단지 조성, 아라가야파크 등 다양한 인프라 구축을 추진한다.
함평군은 개군 이래 최대 규모 사업으로 평가받는 ‘사포관광지 개발 사업’에 올인하고 있다. 이 사업의 생산유발효과는 18,461억 원, 부가가치 유발효과 7,365억 원, 세수유발효과 967억 원, 취업유발효과 14,477명이다. 또 255만 명에 달하는 신규 관광객 유치는 물론 직접 고용 인원으로만 총 900여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한다.
태안군은 광개토사업을 추진한다. 고속도로와 연륙교 건설 등 교통 인프라 구축으로 접근성을 높이고 격렬비열도를 개발하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바다 자원 개발을 성장 동력으로 보고 국가해양정원·해양치료센터 등 유치에도 정성을 쏟고 있다.
정부의 국가관광전략은 지자체의 관광 정책들이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본다. 물론 지자체에서 개발한 정책들이 반영돼 국가 의제가 되기도 하지만 제외된 정책들도 부지기수다. 정부 부처 간 성과 경쟁이나 전·후임자 간 업적 경쟁이 걸림돌로 작용한 전례도 비일비재했다. 이제라도 국가적으로 관광을 경제 발전의 핵심 산업으로 확신하고 과감한 경제 지원과 제도 개선 등이 이뤄진다면 경제 위기 해소에 주도적 역할을 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4월 2일 인천 송도 ‘경원재’에서 개최한 ‘확대 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관광산업은 경제발전의 핵심 동력”이며 “세계 3대 수출산업 중 하나이고, 취업 유발 계수가 제조업의 2배가 넘을 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들이 우리 제품들을 구매하게 만드는 기회”라고 밝혀 관련 산업이 기대에 부풀게 했다.
고무적인 내용은 “우선 광역지자체 한 곳을 서울과 제주에 이은 세계 관광도시로 키우고, 기초 지자체 네 곳을 지역 관광 허브로 육성하겠다”라는 것이다. 아울러 “의료관광, 해양관광, 체험관광, 크루즈관광, 음악관광 등 지역에 특화된 콘텐츠를 중심으로 지자체가 관광산업의 주체가 되어 주기 바란다”고 했다. 다만 지자체 간 과열 경쟁이 우려된다.
국가관광전략의 혁신적인 부분은 초기기업 발굴과 사업체 융자 지원 위주였던 현재의 관광산업 정책을 ‘예비창업-초기창업-성장-선도기업’ 등 성장단계별 지원으로 전환하고, 2022년까지 관광 창업 초기 기업 1천 개를 발굴,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현재의 사업화 자금 지원액도 현재 기업당 2,250만 원에서 최대 5,000만 원으로 늘린다. 금융자금 지원도 ‘관광기업육성펀드’를 최대 2천억 원 규모로 늘리고, 관광사업체가 관광기금 융자를 받을 수 있도록 올해 안에 ‘신용보증제도’도 새로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힌 내용이다.
하지만, 지자체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업들은 보이지 않는다. 세부 사항으로 들어가면 접목되는 부분이 있겠지만, 지자체들의 중점 추진 사항들과는 별개의 사업으로 추진된다는 생각이다. 국가 관광전략에는 지자체에서 추진하는 정책들이 반드시 연계돼야 할 것이다.
문 대통령은 “관광산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여러 부처와 기관, 기업의 이해관계가 많이 얽혀 있고, 가치가 충돌하기도 한다”고도 했다. 결코 부처 이기주의에 함몰되지 말아야 한다. 특히 정치적인 이해가 개입돼선 안 될 것이다. 또한, 관광산업은 일관성 있게 지속 가능한 사업이 되도록 해야 한다. 국가 관광전략회의는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부처 간 조율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어야 한다. 반드시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지 않아도 국무총리가 의장의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도록 권한을 위임하면 될 것이다.
전병열 본지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