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기자수첩 l 국회의원 자질, 반복되는 의혹이 드러내는 정치의 민낯

기자수첩 l 국회의원 자질, 반복되는 의혹이 드러내는 정치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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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 후보자 이혜훈을 둘러싼 폭언 녹취와 부동산 투기, 위장 청약 의혹은 국민에게 충격을 안겼다. 청문회 준비 사무실 앞에서 손사래를 치던 모습은 오히려 정치권의 무책임을 상징하는 듯했다. 국민 여론은 이미 ‘부적합’이라는 평가를 내렸지만, 여권은 “청문회까지 지켜보자”는 말로 시간을 끌었다. 국민 눈높이는 여전히 뒷전이다.

특히 보좌진에게 “너 그렇게 똥, 오줌도 못 가려?”라며 모욕적인 언사를 퍼붓고, 인턴 직원에게는 “내가 정말 널 죽였으면 좋겠다”는 말까지 내뱉은 사실은 충격을 넘어 분노를 자아낸다. 공적 권한을 가진 인물이 내부 직원에게 폭언과 갑질을 일삼는 모습은 단순한 인성 문제를 넘어, 공직자로서의 기본 자질 결여를 드러낸다. 국민은 이런 인물이 장관 후보로 지명되는 현실 자체를 납득하기 어렵다.

그런데 이혜훈 사태만이 아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와 강선우 의원을 둘러싼 공천 헌금 의혹과 업무추진비 사적 유용, 증거 인멸 정황은 또 다른 정치 불신을 낳고 있다. 핵심 증거인 탄원서가 사라지고, 관련 인물들이 휴대전화를 교체하거나 해외로 출국하는 사이 경찰은 압수수색조차 하지 않았다. 수사의 기본조차 지켜지지 않는 현실은 국민에게 ‘봐주기’ 의혹을 키운다.

이쯤 되면 문제는 특정 인물의 일탈이 아니다. 여야를 막론하고 공천 과정에서 돈이 오가고, 권력을 사적 이익에 활용하며, 증거를 은폐하는 행태가 반복된다. 정당은 책임을 회피하고, 수사기관은 눈치를 본다. 결국 정치권 전체가 ‘자질 부재’라는 같은 병을 앓고 있는 것이다.

최근 드러난 민주당 내 공천 뒷돈 거래 의혹은 그 심각성을 더한다. 실세 의원의 아내가 구의회 업무추진비 카드를 사적으로 사용하고, 경찰 내사 자료가 해당 의원 손에 들어간 정황은 공당의 기본적 책임을 저버린 행태다. 탄원서가 당내 최고 실력자에 의해 덮였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단순한 개인 비리가 아니라 당 전체의 관리 시스템이 무너져 있음을 보여준다.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다. 입법과 정책 심의는 국가의 미래를 좌우한다. 그러나 현실은 권력자에게 줄 서고, 공천을 위해 돈을 챙기며, 법조차 가볍게 여기는 모습이다. 이런 정치가 반복된다면 국민의 불신은 더 깊어지고, 민주주의의 근간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정치권은 이제 답해야 한다. 국회의원 자질 검증은 언제, 어떻게 제대로 할 것인가. 청문회와 수사 과정은 단순한 절차가 아니라 국민 신뢰를 회복할 마지막 기회다. 여야 모두 ‘상대 당의 문제’라며 손가락질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자질 검증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이혜훈 사태’와 ‘김병기 의혹’은 또 다른 이름으로 반복될 뿐이다.

전병열 기자 ctnewson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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