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3월부터 택배비가 오를 전망이다. 택배비 인상은 1991년 택배사업이 시작된 이후 27년 만에 처음이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이르면 3월부터 온라인 쇼핑몰 등 기업고객들과 택배 한 상자 당 평균 100원을 인상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지난달 20일 밝혔다.
택배비 인상폭은 100원 정도로 지난해 평균단가 2229원에서 5% 오르는 수준이다.
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1건당 평균 택배비 평균을 집계한 2000년 3500원에서 2010년 2505원, 지난해 2229원으로 하락 추세다. 택배업계 시장의 과열경쟁 등으로 단가가 떨어졌다는 평가다.
하지만 최근 온라인 쇼핑 활성화로 택배 물량은 크게 증가한 반면, 택배비 하락으로 수익성 개선에 어려움을 겪자 기업고객들을 상대로 택배비 인상을 추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택배시장의 50% 상당을 차지하고 있는 CJ대한통운이 택배비 인상 카드를 꺼내들었기 때문에 한진택배와 롯데글로벌로지스도 택배비 인상을 저울질 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CJ대한통운은 전체 택배 물량의 95%를 차지하는 온라인 쇼핑몰 등 기업고객을 상대로 한 택배비 인상인 만큼, 개인고객들에게 미칠 영향은 적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개인고객들의 택배비인 5000원에 변동은 없을 것”이라며 “매트리스와 절임배추 등 배송에 큰 어려움이 있는 상품만 제한적으로 추가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택배기사가 어느 정도로 실질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을지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배달 택배기사들은 하루 평균 250박스의 택배를 배달하며 한 달 25일 가량을 근무한다. 박스당 평균 100원의 인상이 유력하다는 것에 비춰 개당 40원씩을 더 받게 되면 산술적으로 월평균 25만원 가량의 추가 수입을 올릴 수 있다.
한 번에 물량을 모아서 소화해 더 많은 배송이 가능한 집화 기사 역시 박스당 14.6원을 더 받게 된다.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하루 1000박스를 배송한다고 가정하면 약 37만원을 더 받게 된다.
100원 인상 시 간선 기사는 개당 10.7원, 상하차·분류 인력은 9.4원의 임금 인상이 가능하며, 회사 측의 이익은 개당 1.5원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업계 1위의 움직임에 경쟁사들이 택배비 줄 인상에 나설지도 주목된다. 택배업계에서 CJ대한통운은 약 5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와 한진택배를 더한 상위 3사 점유율은 약 70%에 달한다.
롯데와 한진은 아직 가격 인상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현재 택배비가 현실적이지 않다는 데에는 공감하고 있는 만큼 상황을 면밀히 살필 예정이다.
오진선 기자 sumaurora@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