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천년고도 진주, 자연과 역사를 그리다

[진주시 트래블] 천년고도 진주, 자연과 역사를 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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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는 인류가 오래전부터 사용해 온 보석 중 하나이다. 이러한 진주와 우리나라에 이름을 같이하는 곳, 진주가 있다. 진주는 예로부터 ‘부유하고 멋스러운’ 고장으로 알려져 왔다.

시내 중심을 가로지르는 남강과 남해바다가 펼쳐지는 장엄한 섬들의 향연인 한려해상 국립공원 등 눈길 닿는 곳마다 아름다운 풍광이 병풍처럼 둘러싸여 있다.

북평양 남진주라 불릴 정도로 전통예술이 뛰어난 고장인 진주는 어디를 가나 낮은 산 아래 너른 들판 사이로 강이 흐르는 모습이 온화하여 마음이 넉넉해진다.

삶과 맞닿은 곳, 진주성과 촉석루

▲진주성 전경

진주성은 우리의 삶과 가까이에 있다. 일상의 공간에서 걸어서 쉽게 닿을 수 있고, 시민들의 휴식처로, 때로는 축제의 현장으로 여행객을 맞이한다. 삶터 가까운 곳에 역사와 풍경과 문화가 깃든 성곽이 존재한다는 것은 큰 행운이다.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관광명소 한국관광 100선에 4회 연속(8년)선정’ 된 곳이기도 하다. 진주의 상징을 묻는다면 누구도 주저않고 진주성이라 답할 것이다.

진주성은 남강변 절벽위에 위용 넘치는 모습으로 솟아있는 천혜의 요새이며, 임진왜란 3대 첩지로도 유명한 곳이다. 1592년 임진왜란 때 김시민 장군이 3,800여 명의 군사로 2만여 명의 왜적을 대파해 진주성대첩을 이룬 역사의 현장이자 민족의 성지이다.

진주의 명물 진주성은 도심에서 걸어서 불과 10분 거리에 있다. 진주 남강을 홀연히 건너면 바로 진주성이다. 사계절 어느 때에 오더라도, 멋진 풍경들이 기다리고 있다.

진주성을 관람할 때는 성만 둘러보고 자리를 뜨는 조급함을 버리는 것이 좋다. 강 건너편 산책로에서는 성곽의 자태가 더욱 도드라진다. 강변 산책로에 대숲이 조성되어 있고 대숲 곳곳에 전망대와 쉼터가 있어 강에 드리워진 성의 여운을 여유롭게 만끽할 수 있다.

▲진주남강유등축제

진주성 구경에는 낮과 밤이 따로 없다. 진주성은 야경도 압권이다. 진주의 대표 축제인 유등축제도 진주성 남강 일대에서 밤에 열려 관광객들을 가슴 설레게 만든다.

▲가을의 진주성 촉석루
▲겨울의 진주성 촉석루

진주성의 동문인 촉석문으로 들어가면 가장 먼저 보이는 누각이 촉석루다. 절벽 위에 위치해 진주 남강은 물론 그 주변 풍경까지 감상할 수 있다. 진주성 남쪽 석벽 위에 장엄하게 높이 솟은 웅장한 위풍은 진주성의 위상을 대변하고 있다. 성의 남쪽에 있다 하여 남장대(南將臺), 향시(鄕試)를 치르는 고사장으로 장원루(壯元樓)라고 한다. 전쟁 때는 장수의 지휘소로 쓰였고, 평상시엔 선비들이 풍류를 즐기던 장소였다고 한다. 임진왜란 때 불탄 것을 광해군 대에 웅장하게 중건해 1948년 국보로 지정됐지만, 한국전쟁 때 다시 화재로 소실됐다. 지금의 건물은 1960년 시민들이 성금을 모아 재건한 것이다.

▲여름의 진주성 촉석루

고려 고종 28년(1241년), 진주 목사 김지대가 창건한 촉석루는 강가에 바위가 우뚝우뚝 솟아 있다고 하는 데서 그 이름이 유래됐다고 한다. 밀양 영남루, 평양 부벽루와 함께 우리나라 3대 누각으로 꼽힐 정도로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누구나 느끼겠지만 우리나라 누각은 섬세하고 고풍적인 미가 흐른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면서도 유려한 멋이 있다. 역사, 풍광과 함께 문화적인 의미가 짙게 밴 진주성에서 우리의 역사의 아픔과 아름다움을 느껴보자.

노을이 아름다운 진양호 공원

▲진양호에서 바라본 노을

강변도로를 따라 판문동 쪽으로 가면 진주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코스인 진양호가 나온다. 덕천강과 경호강이 만나는 곳에 위치한 진양호는 1970년 남강(南江)을 막아서 만든 남강댐에 의해서 생긴 인공호수다. 이곳의 노을은 진양호 주변 경관과 어우러져 무한한 아름다움을 연출한다.

공원으로 조성된 진양호는 연인들과 가족들의 휴식공간으로, 데이트 장소로 노을과 함께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곳이다. 진양호 공원에는 동물원·전망대·가족쉼터·놀이공원(진주 랜드)·삼림욕장 등의 위락·휴식 공간이 들어서 있다. 무약정·양마산팔각정·남인수동상·이재호노래기념비·망향비·충혼탑 등의 시설물을 갖추고 있어 남녀노소 누가 가도 재밌게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진주시의 무형문화재 계승·발전을 위해 2002년 6월 준공한 전통예술회관과 노인복지시설인 상락원, 아시아레이크사이드 호텔도 공원 내에 있다. 또한 어린이와 청소년을 주 대상으로 다양한 체험을 통해 꿈과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문을 연 어린이 농촌테마체험관도 있다.

▲진양호공원내 동물원

진양호공원의 동물원은 경남 최초의 동물원이다. 1986년 1월에 오픈한 동물원은 어린이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다. 유료로 운영되는 시설로 호랑이, 곰, 독수리 등 48여 종 290 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봄이면 곳곳에 벚꽃이 만개해 아름다운 경관을 연출하니 아이들과 손잡고 나들이 가기 안성맞춤이다.

공원에서 가장 높은 지대에 조성된 전망대는 2003년 1월 준공한 3층 규모의 건물이다. 시원하게 펼쳐진 진양호와 남강댐의 모습뿐 아니라 지리산·와룡산·자굴산·금오산 등을 조망할 수 있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면 호수가 보이는데, 노을 지는 모습이 특히 예쁘다고 하니 노을이 질 때 방문해보는 것이 어떨까. 전망대에서 연결되는 계단은 365개의 계단으로 이루어져 ‘1년 계단’이라 불린다. 1년 계단을 이용하면 한 가지 소원이 이뤄진다는 미신이 있다고 하니 진양호 공원에 들른다면 1년 계단을 이용하고 소원을 빌어보자. 그 소원이 이뤄지는 일을 경험할 수 있지 않을까.

드라이브하기 좋은 뒤벼리, 새벼리

▲뒤벼리

뒤벼리는 새벼리, 망진산과 더불어 진주의 벼랑 3경의 한 곳이다. 뒤벼리의 어원에서 벼리는 벼랑, 즉 낭떠러지를 의미한다. 남가람 문화거리를 마주 보며 남강 가에 우뚝 솟은 벼랑으로 굽이쳐 흐르는 남강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을 연출하는 곳이다.

진주성의 동쪽 기슭을 흘러가던 남강의 물결이 갑자기 오른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휘돌아 흐르기 시작하면서 병풍을 두른 듯 깎아지른 절벽이 강줄기를 따라가며 절정을 이루고 있으니 남강의 오묘한 풍치를 연상케 하는 곳이다.

남강은 서장대에서부터 동쪽 방향, 진주성 아래를 직선으로 흐르다가 장대동에서부터 선학산 서쪽의 깎아지른 벼랑을 만나 남향으로 흐르는데, 이 지점이 뒤벼리의 절벽이다.

▲새벼리

시내로 들어오는 길목에 위치한 새벼리는 가좌동에서 주약동에 걸쳐있는 절벽을 말하는데 아래의 남강과 절벽을 따라 펼쳐진 도로가 주변 경관과 아름다운 조화를 이룬 곳이다. 입구에는 석류공원이 조성되어 있으며 망원정에 오르면 칠암지역과 도동지역 시가지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친구나 연인과 함께 드라이브한다면 우정과 사랑이 더 넘칠 수 있는 곳이다.

▲바다장어
▲비빔밥
▲진주냉면
▲진주헛제사밥

진주는 볼거리만 풍부한 곳이 아니다. 먹거리도 빠질 수 없다. 진주는 남해바다와 지리산을 끼고 있어 재료가 다양해 장어, 비빔밥, 냉면 등 맛있는 음식이 넘쳐난다. 아름다운 꽃 모양의 칠보화반이라 불리며 밥을 지을 때 사골국을 부어 기름진 밥을 짓고 그 위에 오색 나물과 양념한 육회, 선짓국을 곁들이는 것이 특징인 전통 비빔밥은 균형 잡힌 영양식으로 일품이다. 헛제사밥은 선비들의 해학적인 풍류가 만들어낸 음식이다. 전통 제례서 사용하는 음식을 기본으로 한상차림이다. 비빔밥에 고추장이 들어가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진주냉면도 빠질 수 없다. 육수를 죽방멸치, 바지락 등의 해산물과 버섯, 쇠고기 등을 넣어 만드는데 국물 맛이 개운하다. 진주장어는 청정해역 남해 바다서 잡아 올린 신선한 장어만을 엄선해 느끼하지 않고 뒤끝이 아주 개운한 진주의 향토적인 맛을 느낄 수 있다.

위의 장소 외에도 진주는 볼거리, 먹거리, 즐길 거리가 풍부한 곳이다. 도시의 빠른 생활 리듬에 지쳤다면 진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남강이 굽이 흐르는 곳에서 자연과 역사를 함께 느낀다면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황정윤 기자 hjy@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