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바다 곁에 위치해 청정한 자연과 깊은 전통을 지닌 영광군에서는 어떤 축제가 열릴까? 영광의 축제를 살펴보면 전국 최대 상사화 군락지에서 즐기는 상사화축제를 비롯해 500년 역사를 이어가는 단오제까지 자연과 전통이 한 데 어우러진 행사라는 점을 알 수 있다. 매년 유명세를 더해가는 영광의 축제로 떠나보자.
붉게 피어난 사랑 ‘영광불갑산상사화축제’
이룰 수 없는 사랑이라는 꽃말의 상사화, 우리말로는 ‘꽃무릇’이라고도 불리는 꽃이 있다. 햇빛이 따사로운 가을이면 상사화는 애잔하고도 열정적인 사랑의 꽃말을 보여주듯 매혹적인 선홍빛으로 물든다. 이 상사화의 최대 군락지가 바로 영광의 불갑산이다.
상사화가 가장 화사하게 피는 매년 9월 중순이면 불갑사 관광지 일원에서 ‘영광불갑산상사화축제’가 열린다. 올해는 18회를 맞이했다. 천년 역사의 불갑사를 둘러보고 상사화의 황홀한 풍경도 감상할 수 있어 ‘영광불갑산상사화축제’는 영광 대표축제로 거듭나고 있다.
애틋한 사랑의 전설이 담긴 꽃이라 축제의 프로그램도 감성적인 순서로 알차게 채워져 있다. 상사화 참사랑 꽃길걷기, 인도공주 야간 퍼레이드, 상사화 예술제가 대표 프로그램이며 상사화 우체통 편지쓰기, 상사화 커플가요제, 사랑의 연줄 드리우기, 상사화 시화전 등이 열린다.
이 모든 프로그램이 알록달록 상사화로 뒤덮인 불갑사 주변에서 열리기 때문에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다. 가족을 물론 커플여행과 데이트에도 어울리는 가을꽃 테마 축제다. 올해 ‘영광불갑산상사화축제’는 막을 내렸지만, 내년 가을 단풍이 물들기 전 흐드러지게 피어난 상사화를 만날 날을 기대해 본다.
500년 역사와 전통의 ‘영광법성포단오제’
단옷날이면 풍년을 기원하며 단오떡을 해먹고 창포물에 머리를 감는 등의 풍속이 떠오르지만, 직접 체험하거나 구체적으로 떠올리기는 어려울 것이다. 단오의 풍속을 실감나게 체험해보고 싶다면 ‘영광법성포단오제’로 떠나보자.
영광법성포단오제는 조선 중기부터 시작돼 무려 500년의 역사와 전통을 가진 유서 깊은 민속축제이자 국가 중요무형문화재 제123호로 지정된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이 행사는 매년 음력 5월 5일 단오를 전후해 법성포 일대에서 개최된다.
영광법성포단오제는 중요 순서인 난장트기로 시작한다. 난장트기는 ‘국가명승 제22호’로 지정된 중요무형문화재로 일 년 동안의 무사 안녕과 풍년, 풍어를 기원하는 놀이다. 법성포 일대에 오색 천을 연결하고 우리의 전통문화를 재현하며 난장트기가 열리면 뒤이어 영광법성포단오제의 프로그램들이 진행된다.
축제의 제전행사로 산신제, 당산제, 용왕제, 무속수륙제 등이 열린다. 특히 용왕에게 풍어를 빌고 안전한 어업을 기원하는 ‘용왕제’, 여염집 부녀자들의 바깥나들이였던 ‘선유놀이’ 등 단오의 전통 민속놀이는 영광법성포단오제의 특별한 볼거리다.
단옷날이면 떠올릴 수 있는 흥겨운 프로그램도 가득하다. 국악경연대회외 단오장사 씨름대회, 그네뛰기 경연대회 등이 열리고 제기차기, 널뛰기, 투호, 윷놀이 등 민속놀이로 한바탕 떠들썩하게 웃을 수 있는 축제가 계속된다. 또 사람들이 많이 궁금해 하는 창포머리감기와 민속경기, 쑥떡메치기 등 프로그램은 축제에 찾아온 누구나 체험해볼 수 있다.
이밖에 영광에서는 계절마다 풍요로운 축제들이 열린다. 매년 5월 초 노란 유채꽃과 청보리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영광 찰보리문화축제’, 노을이 가장 아름다운 10월 백수 해안도로에서 열리는 ‘영광 백수해안도로 노을축제’, 국가 대표 브랜드인 영광 법성포 굴비의 진수를 맛보는 ‘곡우사리 영광굴비축제’ 등도 영광을 빛내주는 흥겨운 축제들이다.
안상미 기자 asm@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