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와 문화재청이 지난 4월 10일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 기본계획(안)’을 발표한 가운데 광화문광장의 역사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광화문 앞쪽부터 광화문사거리까지 이르는 공간은 조선시대 ‘육조거리’로 불리던 곳이다. 오늘날로 보면 관청의 역할을 하는 육조(六曹)가 이곳에 있었다. 궁중의 각종 의식 등에 이용되던 넓은 단 ‘월대’는 광화문 앞에 설치돼 있었다. 중요한 행사가 있을 때면 국왕이 출입을 하던 곳이었다.
1926년 일제는 광화문을 헐고 그 자리에 조선총독부 건물을 세웠다. 월대는 물론 육조거리도 없애고 도로를 확장했다. 육조거리의 중심을 훼손하기 위해 일제는 은행나무를 광화문광장 터에 심기도 했다.
1995년 조선총독부 건물이 철거되면서 광화문광장 복원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 서울시는 같은 해 광화문 및 경복궁 복원과 연계 가로공원화 내용을 포함한 ‘국가중심가로 조성계획’을 발표했다.
본격적인 광장 조성계획은 2002년 문화재청이 발표한 ‘경복궁·광화문권역 문화재 환경정비계획’에서 나타난다. 이어 2003년 서울시의 ‘시민광장 조성 기본계획’, 2005년 문화재청의 ‘광화문 역사광장 조성계획’ 등 다양한 계획이 제시됐다. 광장의 중앙 배치, 양측 배치, 편측 배치 등 여러 계획 내에서도 광장의 배치 형태가 중요한 부분으로 여겨졌다.
광화문광장이 지금과 같은 모습을 나타낸 건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재임하던 2009년부터다. 2008년 5월 27일 착공돼 2009년 7월 말에 완공됐다. 광화문에서 세종로사거리와 청계광장으로 이어지는 세종로 중앙에 길이 555m, 너비 34m로 조성됐다. 당시 예산 약 720억 원이 투입됐다. 그러나 차로 중앙에 배치된 광장의 모습이 마치 섬 같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서울시는 2016년부터 광화문광장 재구성을 위한 절차에 나섰다. 2016년 9월 분야별 전문가 및 서울시 내부 위원으로 구성된 광화문포럼이 출범했다. 이들은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방안을 논의해왔다. 세종로 지상 차로를 없애고 지하화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지난 4월 10일 발표된 계획은 광화문포럼에서 나온 제안을 수정한 것이다. 대규모 공사로 인한 시민 불편은 물론 공사 장기화, 사업 경제성 등을 고려하면 지하화 대신 우회하는 방안이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우선 서울시는 광화문 앞을 가로지르는 사직·율곡로 자리에 4만4,700㎡를 역사광장으로 새로 만든다. 사직·율곡로는 기존 새문안로5길을 확장해 우회시킨다. 일부 구간과 세종대로는 10차로에서 6차로로 일부 축소한다.
일제가 훼손한 월대는 복원한다. 월대 앞을 지켰던 해태상도 원래 위치를 찾아 광장 쪽으로 이동시킬 예정이다. 시민광장은 2만4,600㎡로 확장·개선한다.
서울시와 문화재청은 이번 계획 발표를 시작으로 앞으로 시민·전문가 토론회, 주민설명회 등을 마련한다. 8월에는 설계공모를 통해 계획을 구체화한다. 내년에 기본 및 실시 설계, 2020년 착공, 2021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오진선 기자 sumaurora@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