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을 듣는다 “체험 위주에서 한발 더 나아가, 차별화된 수요에 대응하는 농촌관광 이끌겠다”

[최봉순 농림축산식품부 농촌산업과장] “체험 위주에서 한발 더 나아가, 차별화된 수요에 대응하는 농촌관광 이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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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민들에게 농업의 가치, 농산물의 가치를 알리는 방향으로 6차산업 이끌 것

주말, 도시민들이 가족과 함께 농촌에 방문해 나무에 달린 열매들을 직접 따서 맛보고, 주말농장을 운영하며 다양한 작물들을 수확하는 모습은 이제 낯설지 않다. 이렇듯 농촌의 삶을 직접 느끼고 체험해보는 농촌관광은, 어느새 관광의 한 종류로 당당히 자리 잡았다.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는 오래전부터 도농간의 균형발전을 위해 이러한 농촌관광 진흥과 농촌의 6차산업화에 힘쓰고 있다.

지난 2013년부터는 농촌을 찾는 관광객들의 편의제공과 시설·서비스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농촌관광사업 등급 제도를 실시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관광객들에게는 신뢰성 있는 정보를 제공하며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고, 사업자에게는 경쟁을 통한 자발적 서비스 품질개선을 유도하고 있다. 경관·서비스, 체험, 음식, 숙박 4개 부분을 심사해 모든 부분에서 1등급을 받은 마을은 ‘으뜸촌’으로 지정해 홍보와 농촌관광 자원을 연계한 상품개발 등에 우선권을 주고 있기도 하다.

또한, 농식품부는 이러한 등급제 외에도 농어촌공사, 지자체, 여행업계와 협업해 농촌의 다양한 자원을 연계한 특화된 농촌여행상품들을 운영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농촌 지역의 우수 관광자원에 대한 정보를 발굴하고, 민간여행사를 대상으로 한 공모 등을 통해 농촌관광 상품을 출시, 농촌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농촌이 지닌 잠재 가치를 알리고 있다.

최근에는 기존의 체험 관광 위주로 진행된 농촌관광 형태에서 벗어나 다양한 수요를 받아들이고자 팜(farm)을 활용한 특수목적형 농촌관광상품을 개발하고 운영하기도 했다. 공공기관, 중소기업 등의 연수, 회의 등을 농촌관광지로 유치하기 위해 ‘팜연수’ 프로그램을 개발해 체류형 농촌관광 활성화를 유도하고, 스몰웨딩 트렌드를 반영해 농촌의 아름다운 경관을 배경으로 작지만 의미 있는 ‘팜웨딩’ 프로그램을 개발하며 농촌관광상품의 다양화를 이끌어냈다.

한편, 한국의 농촌관광은 외국인들에게도 매력적인 관광자원으로 인식되고 있는데, 농식품부는 해외국가들을 대상으로 한 농촌관광 마케팅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 2017년 11월에는 ‘2017 한국농촌관광자원 국제포럼’ 행사를 개최해 한국농촌관광 자원들을 소개하고, 전시 및 상담회 등을 통해 한국의 농촌관광객 유치 활성화와 해외 인지도를 제고했다. 200여 명이 참석한 이 포럼에는 중국·태국·말레이시아·베트남·필리핀의 관광전문가, 여행업계 관계자, MICE업계 관계자들과 국내의 관광전문가, 국내여행업계 관계자, 농촌관광 주체 등이 함께했으며, 포럼 참가자를 대상으로 2박 3일 일정의 농촌관광자원 팸투어가 진행되기도 했다.

지난 2월에는 세계인의 축제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맞이해 한국농어촌공사와 함께 대회 개최지를 방문한 내·외국인 여행객들에게 평창, 강릉 등 대회 개최지 인근의 농촌여행지와 연계한 다양한 농촌여행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했다. 평창·강릉·정선 등 개최도시를 연계한 기차여행상품을 운영하고, 외국인 전용 농촌 여행상품을 운영해 평창올림픽 대회와 농촌여행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했으며, 참가자에게는 스탬프투어 등을 통해 기념품을 제공하기도 했다.

본지는 이러한 농촌관광과 농촌의 6차산업 진흥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농식품부의 최봉순 농촌산업과장을 만나 올해 역점사업과 정책의 추진방향을 들어봤다.

최 과장은 “우리나라에서는 농업에 대한 가치가 다른 산업분야에 비해 아직은 많이 존중받지 못하는 있는 것 같다. 내가 체험을 해봐야 그것이 어떤 가치를 가지는지 알게 된다”며 “농촌산업과에서는 농촌관광과 6차산업이 보다 차별화된 콘텐츠로 소비자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니 많은 관심과 응원을 바란다”고 전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본지 취재팀장과 대담 중인 최봉순 농림축산식품부 농촌산업과장

 농촌산업과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농촌산업과’라는 명칭이 말해주듯이, 저희 과에서는 농촌산업에 관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농촌관광 진흥과 6차산업 육성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농촌관광의 개념은 쉽게 와 닿으실 텐데요. 6차산업이라는 것은 조금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을 듯합니다. 6차산업을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1차 농산물을 가지고 2차로 제조, 가공해서 3차로 유통이나 체험, 관광 등을 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이렇듯 6차산업 육성을 통해 지역 활성화에 더욱 기여하고 지속가능한 농촌발전을 꾀하는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2018년 농촌산업과 정책들은 어떤 방향으로 진행되는지.

“농촌산업과에서 하는 일이 크게 농촌관광 진흥과 6차산업 육성이므로, 이 두 가지를 대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농촌관광이 현재까지 주로 체험 위주로 진행돼, 체험형 관광은 많이 성장해 있는 상황입니다. 앞으로는 사람들이 농촌에서 쉽게 1박 2일, 2박 3일 정도 쉬어갈 수 있는, 차별화된 수요에 맞추는 방향으로 농촌관광의 전반적인 시스템을 전환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6차산업 같은 경우는 지금 양적으로 많이 성장해 있는 상황입니다. 6차산업 역시 차별화된 전략을 가지고 실제 도시민들에게 농업의 가치, 농산물의 가치를 알려줄 수 있는 방향으로 계획을 잡고 있습니다.”

농촌관광 활성화를 위해 진행하는 사업은.

“우선 농촌산업과에서는 농촌관광 활성화를 위해 무척 많은 일들을 하고 있는데요. 일단 저희 과에서 자랑할 수 있는 것이, 지역단위로 농촌관광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지역단위 농촌관광

이는 현재 5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예를 들어 강진 같은 경우에는 강진에 있는 시문학파기념관, 강진청자박물관, 자연경관 등을 둘러보고 숙박은 농촌에서 민박하는 식으로 1박 2일 코스를 연계해 학생들에게 체험공간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을 비롯한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고 있습니다.

또한, 코레일과 민간여행사 등과 연계해, 그들이 좋은 농촌관광 코스를 짜오면 저희 과에서 거기에 드는 비용의 일부를 지원하고 있으며, 농촌체험휴양마을 등을 통해 관광상품을 개발할 시 컨설팅과 더불어 홍보에도 도움을 드리고 있습니다. 현재 코레일과 민간여행사를 통해 농촌지역을 찾는 방문객은 2만여 명 정도로 집계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외국인들에게도 한국의 농촌관광에 대한 수요가 꽤 많은 편인데요. 이에 농촌산업과는 지난해 ‘2017 한국농촌관광자원 국제포럼’ 행사를 개최해 한국의 농촌관광 자원들을 소개했으며, 동남아의 여러 여행사들과 우수 체험휴양마을 등과 연계해 올해 신규 관광프로그램을 진행하고, 계속 협의해나가고 있는 중입니다.”

▲2017 한국농촌관광자원 국제포럼

6차산업 육성 및 진흥 방안은.

“저희들이 보통 6차산업이라고 편하게 얘기를 하는데요. 6차산업의 본 법적 명칭은 융복합산업입니다. 1차와 2차, 3차를 연계하여 같이 하는 융합산업입니다. 농촌산업과에서는 6차산업 육성을 위해 계속적으로 노력해왔습니다.

현재 6차인증자라는 개념이 있는데, 저희 과에서는 일정 요건을 만족시키는 분들에게 인증자라는 타이틀을 부여해드리고 그분들을 대상으로 판로확대라든가 여러 가지 홍보 지원을 해드리고 있습니다. 지난 2017년 말 기준으로 6차인증자 수는 1,397명으로 매년 연평균 약 10%씩 매출액이 늘고 있습니다.

근데 여기서 한번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6차산업의 의의가 분명히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6차산업이라는 것이, 기존에 존재하던 1차 농산물이든 지역에 있는 부존자원이든 그것들을 가지고 새로운 시각으로 부가서비스를 제공해서 생성된 부가가치를 결국 지역에 환원해야 의미 있는 산업이 될 것입니다. 이러한 방향으로 정책이 추진될 수 있도록 농촌산업과에서는 많은 노력을 하고 있으며, 6차 지구 조성과 함께 여러 경로를 통한 판로확대 행위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이상적인 6차산업의 모습은 지역 농산물을 수매해서 그것을 가공하고 팔아서, 그 이익을 다시 지역사회로 돌아가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모습일 텐데요. 그런 의미에서 현재 대단한 성과를 보이고 있는 지역들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지역농산물을 수매하고, 가공하고 이러한 체계를 만들어 나가는 게 쉽지 않은 곳들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원물 조달이라든가 판로, 이런 것들을 독자적으로 하는 경우가 생겨 지역과의 연계성이 낮아질 수도 있는데요. 이러한 부분은 앞으로 저희가 보완해 나가야할 사항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8개의 농촌체험마을 · 관광농원이 ‘으뜸촌’으로 선정됐는데, 선정기준과 혜택은.

“농식품부는 지난 2013년부터 이용자의 편의 제공과 시설 · 서비스 수준 향상을 위해 농촌관광사업 등급(1~3등급, 등외) 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농촌체험마을과 관광농원 등을 대상으로 경관·서비스, 체험, 음식, 숙박 4개 부분을 심사하고, 1등급, 2등급, 3등급 이런 식으로 등급을 매기고 있는데요. ‘으뜸촌’이라 하면 이 4개 부분에서 모두 1등급을 받은 곳입니다.

으뜸촌은 지난 2016년부터 지정해서 현재 46개소(농촌체험마을 44개, 관광농원 2개)가 있습니다. 으뜸촌으로 선정되면 농촌관광 포털 ‘농촌여행의 모든 것, 웰촌(www.welchon.com)’에 특별코너를 마련해 홍보되거나 여행사나 지자체 등과 연계해 정책 사업들을 진행할 때 우선적으로 선정될 수 있도록 배려해드리고 있습니다.

농촌관광 자원, 체험휴양마을 등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고, 어떻게 관광객들에게 다가가고 있는 지 평가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리라 봅니다. 앞으로도 농촌관광사업 등급제를 계속 보완하면서 등급제가 실효성이 있게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개편해나갈 예정이며 이를 통해 농촌관광자원의 수준을 보다 더 높이는 방향으로 진행해나갈 것입니다.”

팜연수 등 특수목적형 농촌관광상품 운영 방향은.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현재의 농촌관광은 거의 정해진 틀이 있습니다. 체험 위주로 많이 진행되고 있으며, 그러다보니 차별화된 수요에 대한 대응은 조금 느린 편입니다.

이에 지난해 팜연수, 팜웨딩 등 특수목적형 농촌관광상품을 개발하고, 컨설팅을 통해 보급했었는데요.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은, 차별화된 여행 수요가 분명히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그들에게 어떠한 가치를 줄 수 있느냐가 중점이 될 것 같습니다.

결국 농촌관광이라는 것이, 용어는 어렵지만 여행일 것입니다. 사람들이 원하는 수요를 파악해서 다양한 농촌관광상품을 통해 그들에게 원하는 것을 보여주고, 이를 통해 농촌에 대한 가치를 몸소 느끼는 기회를 만들고자 노력할 것입니다.”

기타, 하고 싶은 말씀 있으시다면.

“농촌관광이든 6차산업이든 이제는 조금 새로운 시각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요즘 체험경제, 공유경제 등을 많이 얘기하는데요. 결국은, 내가 체험을 해봐야 어떤 가치를 가지는지 알게 될 것입니다. 농촌관광이든 6차산업이든 내가 가서 직접 보고, 느껴봄으로써 비로소 내 경험이 되고, 이 경험을 바탕으로 좋은 인상을 가지고 귀하게 여길 줄 알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앞으로 농촌관광과 6차산업도 좀 더 소비자들에게 차별화된 것을 가지고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계획을 세울 것이며, 그렇게 진행할 테니 농촌산업과에서 하는 일에 많은 관심 가져주시고 응원해주시기를 바랍니다.”

▲도농교류 협력사업
마지막으로 국민과 독자들에게 한마디.

“지금은 꽃이 많이 피어 있어 대단히 관광하기 좋은 계절인 것 같습니다. 봄을 지나 여름, 가을, 겨울이 다가와도 농촌에 대한 관심 많이 가져주시고, 농촌을 방문해주시고, 거기서 무엇을 하는지 그분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시는지 많은 관심 가져주시길 바랍니다. 이러한 관심에 부응하여 저희 또한 차별화된 농촌관광으로 더더욱 다가갈 수 있도록 많이 노력하겠습니다.”

* 최봉순 농림축산식품부 농촌산업과장은

고려대 농업경제학과(학사), 텍사스A&M대(석사)를 졸업했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기획조정과장·소비안전과장, 농업정책국 농협경제지원팀장·농식품부팀장을 역임했다. 농어업역사문화전시체험관 건립TF 지원근무, 농업정책국 지원근무 후 농기자재정책팀장, 농업금융정책과장을 역임하고 농촌산업과장으로 재임 중이다.

대담 / 고경희 취재팀장 · 김국희 기자 newsone@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