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호 지음. 근로복지공단에 근무하는 저자가 ‘지속가능한 갑질’이 가능한 하청사회의 조건으로 ‘지대 추구 행위’와 ‘외주화’를 지목한다.
‘지대(rent)’는 좁게는 토지 사용에 대한 대가를 의미하지만 넓게는 토지뿐 아니라 어떤 생산요소든 공급이 고정돼 있을 때 그것에 대해 지급하는 보수를 통칭하는 개념이다. 세입자가 건물주에게 매달 내는 월세 역시 일종의 지대에 속한다.
저자는 사회학습적 지대 추구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사회학습적 지대는 인지도가 있는, 기득권을 가진 세력이나 개인이 주체가 된다. 사회학습적 지대 추구자는 전문 영역에서 비전문적 영역으로 세를 확장하려는 습성이 있고 정당한 노력 없이 새로운 영역에 안착하려 한다는 특징을 지닌다. 저자는 가수 조영남의 그림 대작 논란 역시 사회학습적 지대 추구의 관점으로 설명한다.
하청사회의 또 다른 기둥은 외주화다. 저자는 외주 또는 하청이라는 제도가 제도적으로 갑이 을에 대한 우위를 지킬 수 있도록 하며 하청사회를 지속적으로 작동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고 지적한다. 생각비행. 180쪽. 1만4천 원.
오진선 기자 sumaurora@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