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장에게 듣는다 “주민이 만들어가는 옥천, 친환경 · 역사 문화관광 도시로 부상”

[김영만 옥천군수] “주민이 만들어가는 옥천, 친환경 · 역사 문화관광 도시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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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와 극좌가 평화롭게 공존하는 유일 지역

“우리 옥천에는 향교가 두 개로 청산과 구읍에 있어요. 특이한 것은 사마소로 대한민국에 현존하는 것이 세 개밖에 없어요. 사마소는 현대의 지방의회나 원로회의 같은 역할을 하는 자치기구라고 할 수 있죠. 조선 시대에 생원과 진사들이 모여 유학을 가르치고 정치를 논하던 곳인데, 고을 수령의 통치에 간섭을 하는 등 지방의 압력단체로 행세하면서 폐단이 많아지자 류성룡이 선조에게 건의해 전국의 모든 사마소를 폐지했어요. 그런데 우리 옥천의 사마소는 지방자치기구로서 자문 역할을 하는 곳으로, 폐해가 없다고 인정돼 보존된 거죠.”

대한민국 자치 1번지, 주민이 만들어가는 옥천이라는 슬로건이 탄생한 근거가 아닐까. 옥천의 역사와 문화에서부터 친환경 농법, 관광 자원, 인물 등 ‘옥천학’을 열강 하는 김영만 군수(사진)는 옥천의 백과사전이라고 할 정도로 박식하다. 옥천 문화·관광에 대한 그의 스토리텔링은 취재진의 호기심을 끝없이 자극하며 예정시간을 훨씬 초과해 이어졌다.

청산면 지명탄생 기념 ‘천년탑’ 제막식에 참석하고 곧바로 달려왔다는 김 군수는 촌음을 다투는 일정임에도 본지와의 인터뷰 시간을 할애해줬다. 군수 집무실에서 만난 그는 운동선수 출신다운 건강하고 씩씩한 풍모로 옥천의 비전을 밝혔다.

[사진] 본지 편집국장과 대담 중인 김영만 옥천군수

천년탑이 건립된 청산(靑山)은 ‘고려사’와 ‘대동지지(大東地誌)’ 기록에 의하면 고려 태조 23년(940년)에 처음으로 불리어졌으며 올해 1077년이 되는 유구한 역사적 지명을 간직한 곳이다. 김 군수는 “청산면은 오랜 역사와 전통이 살아 숨 쉬는 옥천의 소중한 역사 문화 자원으로 고려 가요 ‘청산별곡’의 근원지가 될 수 있는 곳이며, 칠보단장의 스토리도 품고 있는 유서 깊은 곳”이라고 소개한다. 청산의 칠보단장(七洑單場)은 7개의 보와 한 개의 장터를 말한다.

“옥천은 원래 마한 지역으로 그 시대의 돌탑이 한 번도 해체되지 않고 현재까지 보존돼 해마다 천신제를 지냅니다. 또 국토정보지리원의 기록에는 청성면 장연부락이 대한민국의 배꼽에 해당되는 사통팔달의 중심지로 그 자체가 문화요, 관광입니다.”

김 군수는 ‘금강수계법’과 환경규제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옥천은 환경규제가 그린벨트를 포함해서 전 지역의 92%에 달해 개발에 많은 제약을 받고 있다. 보존이 아니라 보전을 위한 환경규제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김 군수는 충북 도의회 전문위원 재임 시 대전시 의회에서 번의하면서까지 ‘물이용 부담금’을 물게 만든 환경운동가이기도 했다.

“우리가 선진화가 안 돼 있기 때문에 지금 같은 규제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핀란드나 노르웨이 호수를 가보면 요트나 관광선이 많이 다니지만, 그 물을 주민들이 먹습니다. 자신들이 먹는 물인데 소변 보고, 침 뱉고, 쓰레기 버립니까. 흐르는 물이 아니기 때문에 내버려두면 녹조현상이 발생하지만, 식물성 기름을 사용하는 친환경 유람선이 다니면 물과 공기를 섞어주기 때문에 용존산소량이 증가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강의 길이가 짧고, 경사가 심해 자전작용이 안될 뿐더러 비가 오면 상류에서 오염물질이 씻겨 내려옵니다. 정부에서 상류 주민들에게 깨끗하게 하라고만 할 게 아니라 생활환경 개선을 해줘야 합니다. 예컨대 소, 돼지, 닭 키우지 말라고 규제할 것이 아니라 안 키워도 먹고 살 수 있도록 해줘야 합니다. 국가에서 땅을 사들여서 해결할 게 아니라 지자체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친환경적인 개선을 할 수 있도록 규제를 개선해 달라는 것입니다.”

김 군수는 옥천의 성장 동력을 “대전의 위성도시로서 광역권 사업에 동등한 자격으로 참여해 공존·공생하며 경제적 균형을 이루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친환경 먹거리 생산과 관광 산업을 활성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또한, 그는 옥천의 미래를 위해 인재양성에 투자를 많이 한다. 장학 사업과 일자리 창출에 총력을 기울이고 청년 조례도 만들었다.

“인재를 육성하면서 인연을 중요시 합니다. 우리 옥천이 공모사업 등 국가사업에 불이익을 받지 않는 것도 좋은 인연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옥천의 출산율이 꼴찌 수준입니다. 초고령 인구가 26%이고 어떤 지역은 약 53% 정도 됩니다. 청년 일자리 창출과 아동친화도시를 만들고자 합니다.”

김 군수가 남은 임기 동안 주력하고자 하는 사업 중 하나도 인구 증가 정책이다. 그리고 지역경제 활성화가 급선무라고 강조한다. 그는 대기업들이 베트남, 캐나다, 호치민 등 해외 투자를 늘리는 것도 우려된다고 한다. 내수경기가 어렵다는 그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 화폐 발행, 소상공인 지원, 중소기업 육성지원, 2차 보증금 지원 등을 추진하고 있다. 수계관리는 취임 때부터 역점을 두고 있는 정책이다. 청정하고 건강한 친환경 지역으로 보전하고 재난·재해, 범죄 없는 안전한 옥천을 만들고자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힌다.

문화관광 역점 사업

옥천은 지역출신인 향수(鄕愁)의 정지용 시인을 추모하고 그의 문학정신을 기리기 위해 매년 지용제를 개최한다. 올해는 세계축제협회(IFEA:International Festivals & Events Association) 한국지부가 주최하는 축제분야 국내 최고상으로 축제의 오스카 상이라고 불리는  ‘2017 피너클 어워드 코리아(Pinnacle Award Korea)’상을 받아 세계축제대회에 출전하는 기회까지 얻게 됐다. 3년 연속 충청북도 유망축제로 선정됐으며, 앞으로 문화체육관광부의 대표 축제로 선정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할 예정이다.

문화관광 역점사업은 대청호를 중심으로 숨어있는 경관을 찾아 개발하는 녹색탐방로 조성과 옥천의 과거 구읍 일원을 중심으로 추진하는 사업을 들 수 있다. 녹색탐방로 조성은 옥천읍 수북리에서 안내면 장계리 일원까지 5.16km 정도의 탐방로 개설사업으로 테크탐방로 설치, 흙길 설치, 쉼터, 취수탑 전망대 등을 조성해 대청호의 풍경을 느낄 수 있도록 친자연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옥천의 역사를 품고 있는 구읍은 전통문화체험관과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추진하는 ‘꿈엔 늘 향수누리 조성사업’을 주민참여로 추진 중이다. 옥천군은 대한민국 국제관광박람회, 중국인 유학생 페스티벌, 남부권관광협의회 거리 홍보전 등 찾아가는 홍보 마케팅을 하고 있다.

김 군수는 대청호 환경규제 극복을 통해 지역 발전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이에 현재 장계관광지를 친환경적 국가정원으로 조성하고, 관광지를 확대 조성하여 유교문화, 교육, 관광 등을 접목해 ‘옥야동천 유토피아 조성사업’을 추진하고자 준비하고 있다. 그는 관광산업으로 고부가 일자리 창출과 지역 경제활성화의 토대를 조성하고자 구상하고 있다.

김 군수는 끝으로 “지역의 성장동력을 창출하고 지역의 경제활성화를 도모해 미래에 우리가 사는 이 땅이 건강하고 풍요로운 옥천이 될 수 있도록 진심으로 전력해 나갈 것”을 군민들께 약속했다.

* 김영만 옥천군수는

대전 보문고(학생회장),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고려대 정책과학대학원(석사)을 졸업했다. 제11대 국회의원에 출마했으며, 박준병 국회의원 입법 보좌관, 충청북도 도의회 전문위원을 역임했다. 충북인재양성재단 이사를 맡고 있으며 제35대·제36대 옥천군수로 재임 중이다.

대담 전병열 편집국장 / 사진 고경희 기자 newsone@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