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인 칼럼 이제는 대 국민 통합이 과제다

이제는 대 국민 통합이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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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0일 오전 11시는 대한민국의 운명을 결정하는 순간이었다. 헌법재판소 이정미 소장대행의 탄핵심판 판결 선고 순간 국민은 가슴 조이며 긴장했다. 법 위반 조항과 탄핵 심판 해당이 아니라는 내용 등 20여 분은 피 말리는 상황이었다. 드디어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는 주문이 내려지는 순간 희비의 굉음이 전국을 소용돌이쳤다. 도처에서 대기하고 있던 ‘촛불 집회자’와 태극기 집회자들은 승자와 패자의 분위기 속에 환호와 비탄의 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를 지켜본 다수의 국민은 안도의 숨을 내쉬면서도 일말의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러다가 남북으로 갈라진 대한민국이 진보와 보수의 색깔로 또다시 양분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것이다. 심지어 태극기 집회자의 극한 흥분 속에 인명이 사상되는 불상사까지도 발생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인용은 법치와 정의를 기반으로 결정된 것이다. 여하한 정치적 영향에 치우치지 않았을 것이며, 법 원칙에 입각한 판결이었음을 믿는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불복할 방법이 없다. 헌법재판은 법원재판과 달리 ‘단심제’로 상급심이 없다. 헌법재판소법 제39조는 ‘헌재는 이미 심판을 거친 동일한 사건에 대해서는 다시 심판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당사자는 이의신청, 즉시항고, 헌법소원 등으로 헌재 결정에 불복할 수 없다. 다만 헌재 결정을 다시 심판해 달라는 재심을 청구할 수도 있지만, 헌법재판소법은 재심 관련 규정이 없어 각하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형사소송법은 확정판결로 증거의 위조, 변조가 증명되는 등 특별한 경우만 재심 이유로 인정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이 헌재 심판에 불복하고 사유를 들어 재심을 청구할 경우에도 파면 결정의 중대성과 파장 때문에 재심이 허용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봐야 한다.

박 전 대통령은 파면 결정 후 3일을 청와대 관저에서 머물다 지난 12일 서울 삼성동 사저로 돌아갔다. 그는 집 앞에서 차에 내려, 웃는 얼굴로 잠시 측근 정치인들과 지지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전 청와대 대변인이었던 민경욱 의원이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를 대신 전했다. 하지만 “제게 주어졌던 대통령으로서의 소명을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해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이 모든 결과에 대해서는 제가 안고 가겠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다”고 밝힌 것은 헌재의 탄핵 결정을 마음속으로 승복하지 못하고 사실상 불복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탄핵 결정에 대한 언급도 국민통합을 당부하는 말도 없었다며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은 “여전히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만 자유한국당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한편 “저를 믿고 성원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한 표현은 태극기 집회자 등 지지층에게만 전하는 메시지로 촛불 집회자들과는 갈등의 소지를 남겼다는 지적이다.

헌재 판결문에는 “대한민국 헌법은 대통령을 포함한 모든 국가기관의 존립 근거이고, 국민은 그러한 헌법을 만들어 내는 힘의 원천”이라고 명시하고 “재판부는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권한에 따라 이루어지는 오늘의 선고가 더 이상의 국론분열과 혼란을 종식하고, 화합과 치유의 길로 나아가는 거름이 되기를 바란다”며 “또한 어떠한 경우에도 헌법과 법치주의는 흔들려서는 안 될 우리 모두가 함께 지켜가야 할 가치라고 생각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제는 우리 모든 국민이 헌재의 결정을 수용하고 더는 분열과 갈등은 없어야 한다. 그런데도 아직 당리당략적이고 이기적인 사심으로 국민 여론을 오도하며 선동하고 있는 집단이나 일부의 극렬 지지자들이 있다. 이젠 그만 좀 하자는 목소리가 서민들 사이에서 울려 나오고 있다. 물론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빚어진 탄핵 정국에서 나온 시민의 개혁 열망을 잊어선 안 된다. 정경유착, 국민 생명·안전 도모, 제왕적 대통령제 폐단, 불공정 언론, 수사권 남용 등 대한민국이 안고 있는 적폐를 시급히 일소하도록 개혁을 서둘러야 한다.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이전투구가 염려스럽다. 이젠 민주주의의 승리와 정의의 승리, 위대한 시민의 승리를 계승할 오직 국민을 위해 헌신할 인물을 찾아야 한다.

전병열 편집인 chairman@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