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횡성은 푸른 산맥에 둘러싸여 맑은 물이 흐르는 청정지역이다. 감칠맛이 뛰어나고 부드러운 명품 한우로 유명하지만, 횡성에는 한우 외에도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가득하다.
울창한 숲과 맑은 산바람에 도시에서 찌든 몸을 정화시킬 수 있는 ‘청태산 자연휴양림’, 단풍이 아름다운 ‘치악산’, 산 능선을 따라 줄지어 서있는 풍력발전기가 장관인 ‘태기산’을 방문한다면 마음까지 푸르러 질 것이다. 강원도 최초의 성당인 ‘풍수원 성당’과 잔잔한 호수를 둘러 걷는 ‘횡성호수길’에서는 소박한 삶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으며, ‘자작나무숲 미술관’에서 자연에서 뻗어 나온 문화예술의 향기를 만날 수 있다. ‘우리별천문대’와 국내 최초 별빛 보호지구인 ‘천문인 마을’에서 반짝거리는 맑은 밤하늘을 관찰할 수 있으며, ‘웰리힐리파크’와 ‘횡성스포랜드’에서 짜릿한 레포츠를 즐기며 일상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릴 수 있다.
무엇보다 횡성하면 한우, 먹거리를 빼놓을 수 없다. 한우구이와 한우곰탕, 더덕구이, 구름떡이 출출한 배를 달래며, 여행 중 오감을 만족시켜 줄 것이다.
마음까지 푸르러지는 ‘청태산’ ‘치악산’ ‘태기산’
[사진] 청태산자연휴양림
횡성과 영월의 경계에 있는 청태산의 자연휴양림은 자연박물관 같은 곳이다. 인공림과 천연림이 잘 조화된 울창한 산림을 바탕으로 숲 속에는 노루, 멧돼지, 토끼 등 온갖 야생 동물이 서식하고 있다. 특히 산기슭에 위치한 울창한 잣나무 숲속의 산림욕장은 이용객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치악산은 가을이 되면 울긋불긋한 단풍으로 한층 더 수려한 경관을 자랑한다. 비로봉, 향로봉, 남대봉 등이 빚어내는 아름다움을 만끽하기 위해 해마다 수많은 관광객이 찾아온다. 신라 문무왕 6년(서기666년) 의상대사가 창건한 구룡사를 비롯해, 부곡계곡의 맑은 물에는 열목어와 산천어가 서식하고 있다.
횡성군의 최고봉(1,261m)인 태기산은 웅장한 산세만큼이나 전망 또한 으뜸이다. 삼한시대 진한의 마지막 왕인 태기왕이 신라에 마지막까지 항전했다는 전설처럼, 산 곳곳에는 허물어진 성벽과 집터와 샘터가 남아있다. 태기산에서 가장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산 능선을 따라 줄지어 선 풍력발전기다. 발전기 옆으로 난 도로를 드라이빙하며 산정상의 풍경을 만끽하다 보면 푸른빛이 마음까지 스며들 것이다.
[사진] 태기산
잔잔한 호숫가에서 마주하는 향수 ‘횡성호수길’
[사진] 횡성호
횡성댐의 담수호인 횡성호 둘레에는 ‘횡성호수길’이 조성돼 있다. 그 중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5코스는 물에 잠겨 끊어진 기존 도로와 성묘를 위해 차가 드나들 수 있도록 닦은 길이어서 평지나 다름없다.
호수의 면적이 넓지 않아서 물결도 잔잔하며, 휘어진 길을 돌 때마다 물그림자가 푸른 수면에 데칼코마니처럼 비춰져 아름답다.
출발점이자 종착점인 ‘망향의 동산’에는 ‘화성의 옛터 전시관’이 있다. 물에 잠긴 5개 마을 수몰민들의 애잔한 생활의 향기가 작은 전시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
시골마을에 오래된 작은 성당 ‘풍수원 성당’
풍수원 천주교회당은 한국에서 지어진 4번째, 강원도에서는 최초, 한국인 신부에 의해 지어진 첫 번째 성당으로, 의미가 남다른 곳이다. 조선 후기 1803년 신유박해를 피해 이주한 40여 명의 신자들이 이곳에 정착한 이후, 천주교인들 사이에 안전한 곳으로 알려져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한적한 시골마을에서 아담한 고딕양식의 첨탑은 이질적이지 않고 조화롭다. 성당 앞마당의 느티나무 두 그루는 횡성의 맑은 공기 아래 무럭무럭 자라 지금은 첨탑과 높이가 비슷하다.
성당의 외형은 명동성당의 판박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이 닮아있지만, 예배당 내부는 다른 세상이다. 웅장하고 딱딱한 의자는 찾아볼 수 없고, 소박한 마룻바닥만이 대신할 뿐이다. 성당 왼편 언덕에는 예수의 고난을 석판에 새긴 판화가 이철수의 작품을 ‘십자가의 길’에서 만나볼 수 있으며, 성당 뒤편의 유물관에는 교인들이 기증한 전통 생활 용품을 만날 수 있다.
풍수원 성당은 아담하고 독특한 멋으로 드라마나 영화 세트장으로 종종 등장하기도 한다. 매년 그리스도의 성체성혈추일을 맞아 지난 1920년부터 국내 최대 규모의 성체헌양 대회가 열리고 있다.
꾸미지 않은 문화의 향기 ‘자작나무숲 미술관’ ‘우리별천문대’ ‘천문인마을’
[사진] 자작나무숲 미술관
‘자작나무숲 미술관’에서는 숲을 산책하면서 문화를 만끽할 수 있다. 자작나무 12,000여 그루가 심어져 있어 산림욕을 즐기기에도 그만이다. 미술관에는 원종호 스튜디오, 기획전시장, 상설전시장이 마련돼 있어, 매년 역량 있는 작가들의 초대전과 신진 아티스트들의 다채로운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사진아카데미, 사진워크샵, 어린이 미술교실, 국악, 양악, 퓨전음악, 무용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어, 단순히 관람에 그치는 미술관이 아닌 방문객들에게 색다른 체험을 선사한다.
[사진] 우리별 천문대
공근면 상창봉리에 위치한 ‘우리별 천문대’는 공해와 도시 불빛이 거의 없어 대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 은하수를 비롯해 보석같이 빛나는 별들이 무수히 쏟아지는 듯한 생동감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1박, 2박 프로그램 참가자들의 식사나 숙박을 천문대에서 제공해 바베큐도 즐길 수 있어 별빛 여행으로는 더없이 좋다.
[사진] 천문인마을
‘천문인마을’은 우리나라 최초로 별빛 보호지구로 선포된 곳으로 가장 아름다운 밤하늘을 지녔다. 해발 650m 지대의 마을에서 밤하늘에 무수히 떠있는 별을 관찰할 수 있으며, 어린이 캠프, 가족캠프 등도 열려 별과 우주를 접할 수 있다. 계절별 별자리와 별자리에 얽힌 아름다운 이야기를 듣고 볼 수 있어 가족단위 관광객들에게 인기다.
신나는 레포츠로 스트레스를 한 방에! ‘웰리힐리파크’ ‘횡성스포랜드’
[사진] 웰리힐리파크
웰리힐리파크(구 성우리조트)는 서울에서 60분대의 근거리에 자리한 종합휴양시설이다. 초보부터 고급자 모두를 배려한 차별화된 슬로프를 갖춘 스키장은 지역적 특색으로 적설일수가 많고 오래 지속돼 설질과 시설 모두 단연 최고다. 스키장 뿐 아니라 골프장, 물놀이장, 실내수영장 등을 갖춰 가족, 연인, 친구들과 함께한다면 즐거움은 더욱 배가 될 것이다.
[사진] 횡성스포랜드
짜릿한 손맛! 하늘에서 퍼지는 통쾌한 느낌! 원반을 따라가서 한방에 터지는 산탄! 횡성스포랜드 클레이 사격장에서는 하루는 일주일 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려버리기에 더없이 좋다. 권총 사격장, 공기총 사격장, 클레이 사격장, 서바이벌 게임장이 있어 초보자들도 쉽게 사격을 경험해볼 수 있다.
횡성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먹거리로 미각도 힐링
횡성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한우구이다. 풍부한 초지에서 과학적인 사양프로그램에 의해 방목, 입식 사육되고 있는 횡성한우는 육질이 단단한 듯 하면서도 부드럽고 부위마다 적당히 쫄깃해 씹는 맛이 좋기로 정평이 나 있다. 대한민국 최고의 명품 한우를 맛보는 것을 잊지 말자. 한우의 사골과 뼈 등을 24시간 이상 푹 고아 우려낸 횡성한우곰탕은 미식가들 사이에서 화제다. 담백하고 촉촉한 느낌이 강한 특징을 지니고 있는 사골진국으로 유명하니 구이를 먹었다면 곰탕도 한 그릇 해보는 것이 좋다.
청정 산악지대로 둘러싸인 횡성에서 빠질 수 없는 먹거리 중 하나가 바로 더덕이다. 산중 깊은 토심과 맑은 물을 머금고 자라 향기와 맛은 물론 그 효능까지 뛰어난 더덕은 산에서 나는 고기에 비유된다. 특히 횡성의 더덕은 유명해서 더덕을 이용한 각종 요리가 발달했고, 그 중 으뜸가는 것이 더덕구이다.
횡성에서만 맛볼 수 있는 또 다른 명물은 바로 구름떡이다. 귀한 손님을 대접할 때나 이바지 떡 등 명품떡으로 대접받는 구름떡은 횡성에서 만들어진 지역의 전통떡이니 시장에 들린다면 잊지 말고 맛보자.
오진선 기자 sumaurora@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