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안동에서 헛제사밥 전문 향토음식점 ‘까치구멍집’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기와와 전통문양, 그리고 전통적인 실내장식품으로 고풍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이 집에 들어서는 순간, 안동 선비가 된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2대에 걸쳐 오랜 전통을 가진 까치구멍집의 모든 음식은 담백하고 깔끔하며 짜지도 맵지도 않은 안동 전통의 맛을 고수하고 있다. 헛제사밥은 그 유래가 제사 음식이기 때문에 제사에 사용되는 각종 나물이 곁들여진 산나물 한 사발과 어물과 육류를 꽂이에 끼워 익혀낸 산적과 상어고기, 떡과 함께 안동만의 별미인 매운 안동식혜가 나온다. 특히 기제사나 차례를 끝내고 먹는 음복에는, 제상에 올랐던 나물 등을 밥에 비벼, 제사밥을 비빔밥처럼 만들어 먹었다. 헛제사밥 역시 비벼서 먹는 것이 제 맛이다. 비빔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무래도 밥과 나물맛이다. 밥과 나물이 맛있어야 모든 음식이 맛있게 느껴진다. 일반적으로 비빔밥을 먹을 때는 고추장을 넣어 비비지만, 헛제사밥은 고추장을 넣지 않고, 깨소금 간장으로 비벼야하는데 그래야만 제사음식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헛제사밥은 안동에서만 맛볼 수 있기 때문에 포장이 안 되는데 포장을 해 달라는 손님도 있으며 심지어는 그릇까지 들고 와서 담아달라는 손님들도 있다고 한다.
우리 선조들은 음식을 만드는데도 남다른 시간과 정성을 들인다. 서양의 빠른 인스턴트 음식과는 차원이 다르다. 하지만 요즘 우리 아이들은 자극적이고 빠른 서양식 음식 문화에 길들여져 있다보니 어느새 남을 배려하는 마음도 기다릴 줄 아는 마음도 잊어버리고 있는 듯 하다. 주말 오후, 까치구멍집에서 아이들과 안동 고택의 멋스러움을 느끼며 우리 전통음식문화를 함께 즐겨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제대로 된 우리나라 음식 문화를 통해서 우리 아이들이 조금은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뒤돌아볼 수 있는 여유를 배울 수 있었으면 한다. 위치 안동댐 물문화관 앞 월령교 앞 표진수 기자 pjs@newsone.co.k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