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스러운 시대일수록 더 차분하게, 더 신중하게, 그리고 더 책임 있게 선택해야 한다”

“나이를 먹으면서 기억력이 감퇴하는 것 같고, 자고 나면 온몸에 근육통이 있어요.” 푸념을 하자 존경하는 교수님이 곁에서 물었다. “혹시 고지혈증 약을 복용하나요?” 나는 몇 년째 약을 먹고 있었는데, 교수님은 약이 기억력 감퇴와 근육통, 심지어 치매까지 유발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는 본인도 LDL 수치가 높지만 약을 복용하지 않는다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며칠 후 관련 도서까지 보내주었고, 나는 약을 끊어야 하나 고민에 빠졌다. 아내는 주치의와 상의하라 했고, 주치의는 “일각의 주장일 뿐 아직 의학적으로 검증된 사실은 없다. 결정은 본인이 해야 한다.”고 답했다.
일본 저자가 쓴 책에서는 LDL과 HDL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의사들이 약을 권하는 이유가 제약회사와의 이해관계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이런 이야기는 나를 혼란스럽게 했다. 사실 건강정보의 혼란은 이뿐만이 아니다. SNS를 통해 전달되는 수많은 정보가 사람들을 흔들어 놓는다. 고혈압 진단을 받은 아내는 소금을 완전히 배제하다가, 어느 날 “소금을 먹어야 장수한다”는 SNS 글을 보고 나와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나 역시 ‘당뇨 전단계’라는 진단을 받고 선호하던 음식이 금지되었고, AI에게 물어가며 식단을 조절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 국민 다수가 혈당이 높아진다”는 소식을 접하자 걱정과 안도감이 교차했다. 결국 건강정보의 홍수 속에서 사람들은 무엇을 믿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한다.
예전에는 의사의 처방을 믿고 따르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SNS와 AI가 손쉽게 정보를 제공하면서 검증되지 않은 주장까지 넘쳐난다. 일부 의사와 약사의 일탈, 제약회사와의 부정적 연결이 드러나면서 신뢰가 무너졌고, 사람들은 스스로 정보를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오히려 혼란은 더 커졌다.
독자들은 검증되지 않은 내용을 사실처럼 받아들이고 지인들에게 퍼뜨리며 혼란을 키운다. 건강정보뿐 아니라 가짜뉴스까지 범람하는 시대, 특히 건강은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세대에게 민감한 문제라 정보의 전파 속도는 더욱 빠르다. 휴대폰으로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정보는 일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AI가 전문가처럼 인식되면서 불안은 가중된다. 지나친 건강염려증에 시달리는 세대에게 SNS 정보는 희소식이 되기도 하고 공포가 되기도 한다.
나 역시 당뇨 때문에 막걸리를 끊었다가 “적당히 마시면 해롭지 않다”는 정보를 믿고 다시 마시게 되었다. 최종 결단은 결국 내가 내린다. 그러나 어느 한 정보를 믿고 따를 때 마음은 편해지지만, 혹시나 하는 불안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결국 문제는 정보의 범람이다. 신뢰할 수 있는 정보가 절실하지만, 여기저기서 쏟아져 들어오는 주장들은 긴가민가한 혼란만 가중시킨다. 불확실성이 큰 정보일수록 신중해야 한다. SNS와 AI가 제공하는 정보는 참고할 수 있지만, 최종 결심은 내가 해야 한다. 건강은 삶의 근본이자 가장 민감한 영역이다. 따라서 우리는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흔들리지 않고, 전문가의 검증된 의견과 신뢰할 수 있는 자료를 바탕으로 판단해야 한다.
혼란스러운 시대일수록 더 차분하게, 더 신중하게, 그리고 더 책임 있게 선택해야 한다. 그것이 불안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덜어내고, 삶을 지켜내는 길일 것이다. 건강정보의 홍수 속에서 흔들리는 개인의 경험은 결국 우리 사회 전체가 직면한 문제다. 개인의 작은 선택이 모여 사회적 신뢰를 형성하고, 그 신뢰가 다시 건강한 삶을 지탱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단순히 정보를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올바른 정보를 선별하고 공유하는 책임을 함께 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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