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불 피해 임업인 위한 맞춤형 생계 재건 지원… 산나물·표고로 새로운 길 제시 –
[영덕]이근대 기자 lgd@newsone.co.kr
“불타버린 산림에서 송이를 다시 채취하려면 수년, 길게는 수십 년이 걸릴 수 있습니다. 그 긴 시간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 지금, 새로운 희망을 심고 있습니다.”
지난 6월 23일, 영덕군산림조합 임산물유통센터 회의실에는 송이 채취를 생계로 삼던 임업인 50여 명이 모였다. 이들은 산림청, 영덕군, 한국임업진흥원, 산림조합 등 전문가들과 함께 *‘송이 대체작물 컨설팅’*에 참여하며, 새로운 출발을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이번 컨설팅은 단순한 작물 추천을 넘어, 대체작물 조성사업의 절차부터 품목별 재배 특성, 기술지원, 재정지원 방안까지 총망라된 맞춤형 종합 상담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특히 ▲곰취·더덕·참나물 등 산나물류, ▲표고·상황버섯 등 단기소득 작물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제시되며 현장 기반 분석도 병행됐다.
산림청에 따르면, 올해 봄 발생한 대형 산불로 영덕 일대 송이 자생림 수십 헥타르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곧 수백 명의 임업인 생계와 직결되는 중대한 문제다. 송이는 자연발생성이 강해 인위적 재배가 거의 불가능하고, 피해 이후 회복에 긴 시간이 소요돼 즉각적인 대체작물 전환이 필요하다.
김용진 산림청 사유림소득과장은 “이번 컨설팅은 단기적인 안내를 넘어 생계 기반을 장기적으로 회복시키기 위한 정책의 출발점”이라며 “피해 임업인들이 조속히 소득원을 마련할 수 있도록 2025년 추경예산 59억 원을 투입해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현장 컨설팅을 주관한 양성학 영덕군산림조합장은 “조합원 다수가 송이를 기반으로 생활해왔기에 이번 산불 피해는 말 그대로 생계 위협이었다”며 “조성비 부담을 덜고 효과적인 작물 전환이 이루어지도록 산림청 및 지자체와의 협조체계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피해목 벌채와 산사태 예방을 위한 긴급 사방사업에도 전념하겠다”고 덧붙였다.
임업인 김모 씨(영덕읍, 62)는 “30년 넘게 송이만 따던 산인데 한순간에 잿더미가 됐다”며 “산림청과 조합이 이렇게 구체적인 상담을 해주니 그나마 희망을 찾게 된다”고 말했다.
이번 컨설팅은 영덕을 시작으로 24일에는 청송, 26일까지는 안동 등 인근 산불 피해 지역으로 확대되며, 지역 맞춤형 지원이 이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