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청와대, 고품격 복합문화단지로 조성된다

청와대, 고품격 복합문화단지로 조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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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베르사유로 구상
尹 대통령 “복합예술 공간으로” 당부
일각 “유적조사 없이 결정 성급”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청와대를 고급 미술관과 상설 공연장으로 바꾸는 미래 방안을 내놓았다.

문체부는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처럼 청와대 원형을 보존하면서 문화예술과 자연·역사가 어우러진 고품격 복합문화단지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고려시대부터 현재를 잇는 청와대 터의 역사성을 감안하면 성급한 결정이라고 지적한다.

박보균 문체부 장관은 21일 용산 대통령실애서 청와대 활용 종합 청사진 프로젝트를 골자로 하는 새 정부 업무계획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윤 대통령은 업무보고에 대해 “본관, 영빈관 등 청와대 공간이 국민의 복합문화공간이 될 수 있도록 해달라”며 “청와대의 기존 소장품뿐 아니라 국내의 좋은 작품을 많이 전시해서 국민이 쉽게 감상할 수 있게 해달라”고 주문하고, 또 “문체부 산하기관이 장애인 작가와 신진 작가를 적극적으로 발굴해 우선 구매할 수 있게 해달라”며 이들의 전시 공연 공간 확보도 당부했다고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이 전했다. 이어 국가에 기증된 이건희 컬렉션 등 국내외 최고 작품 유치 및 전시 계획에 대해서는 “지방 순회 전시를 활성화해 모든 지역이 균형 있게 문화를 향유할 기회를 보장하는 데 노력해달라고”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대통령실

업무보고 내용을 보면, 청와대 본관의 경우 1층 로비와 세종실(335㎡·약 101평), 충무실(355㎡·107평), 인왕실(216㎡·65평)은 상설 미술품 전시장으로 활용한다. 관저는 본채 거실과 별채 식당을 중심으로 미술품이 설치되며, 본관 앞 대정원에서는 개방 1주년 등 주요 계기마다 다양한 장르의 공연예술 무대가 펼쳐진다. ‘영빈관’(496㎡·150평)은 프리미엄(고품격) 근현대 미술품 전시장으로 만든다. 청와대 소장품과 ‘이건희 컬렉션’ 등 국내외 유명 작가 작품을 전시할 계획이다. 녹지원 등 야외 공간에는 거장이나 유망 젊은 건축가의 조각 작품을 배치한다.

출입기자실이던 춘추관은 2층 브리핑실(450㎡·136평)을 민간에 빌려주는 특별 전시장으로 활용되며, 다음 달 중 장애예술인 미술 특별전시회가 열릴 예정이다. 본관과 관저, 옛 본관 터를 중심으로 역대 대통령의 자취와 그들의 리더십, 삶 등을 느낄 수 있는 ‘대통령 역사문화공간’도 조성된다.

한편 문체부의 청와대 활용 방안이 전해지자 문화재계는 청와대의 역사성을 무시한 일방적인 정책이라는 우려를 나타냈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문화재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고려시대 남경 별궁과 19세기 중건된 경복궁의 후원 같은 청와대 권역의 역사적 특수성을 전혀 감안하지 않았다”며 “역사 공간의 보존을 위한 기초조사 과정을 거친 뒤 숙고해 발표해야 할 활용 방안을 처음부터 건너뛰고 내세운 것은 극도의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또 전영우 문화재위원장은 “청와대 권역의 활용만을 강조한 문체부 안이 그대로 추진될 경우 가만히 두고 볼 수 없다”며 “분과 위원장, 위원들과 현재 상황에 대해 심각하게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명이 기자 lmy@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