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긴급대출 승인 안내” “귀하께서는 피해회복지원 자금에 대한 특례지원을 2차 추경을 통해 편성된 긴급대출 대상자로 해당되어 안내드립니다. 현재까지 미신청으로 분류되어 재 안내드립니다. 신청기간 : 9월 3일(금) 18시까지(신청인원이 예산을 초과할 경우 최종 지급금액이 변동될 수 있습니다. 지원한도: 1000만 원~2억 원 대출금리: 1년 무이자 연2~3%, 대출빙자형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안내: 대리입급 가능, 신용등급 상향비, 대출 진행비 등 요구하면 100% 사기, 상담문의 02-3452-3278 신한은행 080-878-4219”
신한 은행에서 날라 온 문자메시지다. 이외도 상품특징, 신청방법 및 서류, 유의 사항 등 상세히 안내돼 있다.
A씨는 운영하고 있는 식당이 코로나로 인해 매출에 엄청난 타격을 받고 있는 상태였다. 대환대출이 가능하고 대출 은행에 바로 입금 시켜준다는 조건에 신청 전화를 돌렸다. 대기자가 많아 즉시통화가 안 되고 담당자가 전화를 하겠다는 음성 메시지가 나왔다. 10여 분 후 신한은행 온라인 영업부 박성수 대리라며 전화가 왔다. 온라인으로 대출 신청을 하려면 카카오톡으로 연결해서 자세히 설명해 주겠다고 했다. A씨는 담당자의 안내에 따라 톡을 연결하고 그의 안내에 따라 대출 신청서를 받기 위해 신한은행 앱을 다운로드했다. 다운로드한 대출 신청서에다 주민번호 등 필요한 정보를 입력하고 신청했다.
담당자는 “신청이 잘 됐다”며 신용보증재단에 제출한 후 승인되면 연락을 주겠다고 했다. A씨는 너무 간편하게 대출 신청이 되는 것 같아 좀 불안했다. 사실 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려면 여간 까다로운 절차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옆에 있는 동료에게 이야기를 했더니 보이스피싱이 의심스러우니까 빨리 신한은행에 확인해 보라며 신한은행 대표전화를 알려줬다. 순간 당황해 허둥지둥 신한은행 전화를 돌렸다. 은행 직원의 답변. “아 – 네, 정부 정책지원 자금 신청인가 보네요. 확인해 보겠습니다. 잠시 기다려 주세요. 확인해 보니까 우리 은행 정책자금 지원 담당 박성수 대리가 맞네요. 돌려드릴까요?” A씨는 안도의 숨을 쉬었다. 새마을 금고 대출이자 연 5~6%를 내고 있는데 대출금 1,00만 원을 대환 해준다니까 고맙기도 하고 담당자가 더 이상 해보라고 해서 3,000만 원을 신청했었다.
그때 동료 직원이 아무래도 이상하다며 다시 자기 휴대폰으로 신한은행에 전화를 했다. 안내 멘트가 장황하게 나왔다. 담당자가 다른 것이다. 신한은행 안내 담당자를 통해 보이스피싱임을 확인하고 거래 은행으로 달려가 은행 직원의 안내에 따라 전 금융기관의 온라인 거래를 중지시켰다. 그 후 박 대리라는 인물로부터 전화가 왔다. 대출 승인이 떨어졌으니까 본인 인증 절차를 설명하고 대환 은행 입금구좌를 물었다. 황당하고 분한 생각에 야단을 쳤지만, 이런 상황에서 누가 당하지 않겠는가. 앱을 다운로드 하는 순간 일반 통화는 차단되고 오직 그들하고만 연결된다는 사실을 나중에야 알았다. 급히 폰에 설치된 앱을 삭제하고부터는 정상 통화가 됐다.
A씨로부터 제보를 받고 원고를 쓰고 있는데, 똑같은 메시지가 우리은행 이름으로 날라 왔다. 수사기관에 의뢰해도 특별한 해법이 없다고 한다. 즉시 거래 은행으로 달려가는 방법뿐이라니. 스스로 조심할 수밖에…. 보이스피싱은 나날이 진화하는데 근절시킬 방법은 오리무중이다.
사이버수사대가 더욱 진화해야 하지 않을까.
이명이 기자 lmy@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