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한국ABC협회 불신 의혹은 신문에 국한돼야

[기자수첩]한국ABC협회 불신 의혹은 신문에 국한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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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ABC협회(이하 협회)의 실사가 있는 날은 담당 부서는 엄청 부산을 떤다. 발행부수 검증을 위해 인쇄계약서와 거래 내역서, 인쇄비 지급 증명 등 한 치의 오차도 허용되지 않는다. 보통 협회에서 2명의 실사원이 직접 방문해 검사를 하는데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서류 접수로 갈음했다. 발송부수는 우편물 접수실적, 배포리스트, 택배 영수증 심지어 DM사 전자세금계산서 등으로 발송부수를 철저히 확인한다. 또 유료부수는 독자명단과 금융결재원의 지로내역, CMS 내역, 통장내역, 구독료개정 원장, 구독료 영수증, 계산서 등 유료 독자를 증명하기 위한 증빙서류를 모두 갖춰야 한다. 물론 평소에 갖춰 놓은 서류지만, 실사를 받는다는 차원에서 실수가 용납되지 않기 때문에 당당 직원들은 긴장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협회 내부고발에 의해서 그 신뢰성이 위기를 맡고 있다는 소식이다. 협회는 신문·잡지 등의 유료부수를 객관적으로 검증해 합리적인 광고비를 산정하기 위한 근거를 마련한다는 취지에서 1989년 창립됐다. 광고주로서는 신문사들이 무료 부수까지 포함하는 발행부수로 광고 단가를 측정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도입된 제도다. 협회 가입은 언론사 자율에 맡겨졌기 때문에 참여도가 낮았다.

그러던 중 2009년 MB 정부에서 정부광고와 지역신문 발전기금을 집행하면서 협회에 가입한 매체만 적용하기로 법령이 변경되면서부터 가입 매체가 급증했다. 당시 정부 광고 규모는 2,000억 원으로 정부가 인쇄매체 광고시장의 최대 광고주로서 부수인증제를 확대하고자 한 것이다. 2020년 기준 975개 매체가 부수 인증을 받았다.

문제는 유력 신문사에서 부수 부풀리기 등 부정행위로 광고비를 계상했다는 것이다. 내부 고발자는 문화체육관광부에 “부수공사와 관련한 부정행위를 조사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진정서를 넣었다고 한다. 이에 따르면 매체별 발행부수의 93.26% ~ 95.94%를 유가로 인정한 것은 “현실에서는 발생할 수 없는 불가능한 상황을 가능하다 조사 결과를 발표 한 것”이라고 폭로했다. 엄정한 진상 규명과 함께 재발 방지를 위한 개혁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

문화관광저널은 매체 특성상 공익 광고를 수주하기 때문에 협회 가입이 필수다. 아울러 월간 매체로서 협회의 실사에 추호도 허위 없이 사실 그대로 실사를 받았다. 유력 신문사의 부정행위 우려로 本誌까지 불신 받지 않을까 우려된다. 당국에서는 조속한 대책을 마련해 주기 바란다.

이명이 기자 lmy@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