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더불어민주당의 쇄신을 기대한다.

[기자수첩] 더불어민주당의 쇄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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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재보궐선거에서 `역대급 참패`를 당한 더불어민주당이 8일 지도부 총사퇴와 함께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며 혼란 수습에 나섰다.

김태년 당 대표직무대행은 “저희의 부족함으로 국민께 큰 실망을 드렸다”며 철저하게 성찰하고 혁신하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국민의 질책을 엄중히 받아들인다. 더욱 낮은 자세로, 보다 무거운 책임감으로 국정에 임하겠다”고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밝혔다.

민주당은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지 1년도 되지 않아 보궐선거에서 참패를 당했다. 당·청이 사과하고 책임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하지만 의례적인 성찰과 쇄신으로는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다.

민주당 초선 의원 81명은 지난 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은 이번 보궐선거에 후보 공천을 하지 않았어야 한다”며 “국민적 공감 없이 당헌 당규 개정을 추진해 후보를 낸 뒤 귀를 막았다”고 비판했다. 또 “초선 의원들로서 의사결정 과정에 치열하게 참여하지 못한 점을 반성한다. 진심 없는 사과, 주어와 목적어 없는 사과, 행동 없는 사과로 일관한 점도 깊이 반성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민주당 2030 국회의원 모임에 속한 오영환, 이소영, 장경태, 장철민, 전용기 의원도 이날 일방적인 검찰개혁을 두고 “오만과 독선으로 보일 수 있는 행동들이 국민께 피로와 염증을 느끼게 하였음에도 그것이 개혁적 태도라 오판했다”고 사과했다. 특히 이들은 “조국 전 장관이 검찰개혁의 대명사라고 생각했다. 그 과정상에서 수많은 국민들이 분노하고 분열되며 오히려 검찰개혁의 당위성과 동력을 잃은 것은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재보궐선거 참패의 원인을 야당탓, 언론 탓, 국민 탓, 청년 탓으로 돌리는 목소리에 동의할 수 없다. 우리의 말과 선택과 행동을 되돌아봐야 하는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의 사과에 민주당의 기득권 세대는 얼마나 공감할까.

그러나 당의 성찰과 쇄신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한 20~30대 초선 의원들이 일부 강성 권리당원들로부터 거센 공격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재보선 참패 원인 가운데 하나로 ‘조국 사태’를 거론했다는 이유다. 주말 사이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는 ‘2030 입장문’을 낸 이들 의원을 비난하는 글이 쇄도했다. “초선 5적” “배은망덕” “칼 꽂고 뒤통수친다” 등 표현 수위 또한 거칠다. 권리당원들 사이에선 초선 의원들 전화번호 목록과 이들에게 보낸 비난 문자를 인증하는 게시물도 꾸준히 공유되고 있다.

민주당의 ‘환골탈태급’ 쇄신을 기대하는 국민은 실망을 금치 못할 것이다. 민주당의 안정이 정국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코로나 사태로 국민의 신경이 날카로워진 상황에 정치권까지 자중지란을 일으켜선 안 될 것이다. 하루빨리 쇄신해서 정국의 안정에 기여하길 바란다.

이명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