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대법, 박근혜  ‘징역 20년형’ 선고, 사면론 다시 수면 위로

대법, 박근혜  ‘징역 20년형’ 선고, 사면론 다시 수면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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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농단 사건과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박근혜(69·사진) 전 대통령이 징역 20년을 최종 확정받았다.

경향신문은 “박씨의 형량 확정으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새해 벽두 불을 지폈던 이명박·박근혜씨에 대한 특별사면론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인 만큼 이제 공은 문재인 대통령이 넘겨받게 됐다. 문 대통령으로선 이·박씨 사면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 여부, ‘통합’을 명분으로 이를 꺼내든 집권여당 대표의 정치적 입지 등을 고려한 고도의 정치적 판단을 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일각에선 당사자들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반성이 없는 상황에서 사면이 이뤄질 경우 사면권 남용이란 비판과 함께 오히려 또 다른 갈등과 분열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대법원 3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14일 박씨의 재상고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2016년 10월 ‘최서원씨(개명 전 최순실) 태블릿 PC’로 국정농단 사건이 촉발된 지 4년3개월 만이다. 박씨는 최씨와 공모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최씨 딸 정유라씨 승마 지원비 등 뇌물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등으로 2017년 4월 구속 기소됐다.

대법원은 국정농단 사건에서 재임 중 직무와 관련해 뇌물을 수수한 혐의는 징역 15년·벌금 180억원·추징금 2억원을, 국정원장들에게 특활비를 상납받은 혐의 등에는 징역 5년과 추징금 33억원을 선고한 파기환송심 판결을 유지했다. 이로써 박씨는 당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총선 공천개입 혐의로 이미 확정된 징역 2년까지 총 22년의 징역형을 살게 됐다. 징역형이 확정된 전직 대통령은 노태우·전두환·이명박씨에 이어 박씨가 네 번째다.

박씨에 대한 대법원의 최종 선고로 정치권의 시선은 청와대로 쏠렸다. 이낙연 대표가 제기한 사면론에 대해 청와대가 대법원 판결이 확정돼야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혀왔기 때문이다. 당장 보수야권에선 문 대통령의 사면 결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청와대는 판결에 대해 “전직 대통령이 복역하게 된 불행한 사건을 역사적 교훈으로 삼아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국민의 촛불혁명, 국회 탄핵에 이어 법원의 사법적 판단으로 국정농단 사건이 마무리된 것”이라면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는 헌법 정신이 구현된 것이며, 한국 민주주의의 성숙한 발전을 의미한다”고 했다.

사면 문제에 대해선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대법원 선고가 나오자마자 사면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대통령으로부터 (사면과 관련해) 별도의 언급을 듣지 못했다”고 했다. 다만 청와대 내부적으로는 박씨의 통렬한 사과나 반성이 없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사면을 결정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도 지난 13일 “(사면은) 국민의 눈높이에서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사면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우세하고 여권 핵심 지지층에서도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고 있다는 의미다.

다만 이 대표가 “국민 통합을 위한 충정”이라며 꺼낸 화두이고, 문 대통령 역시 올해 국정운영 기조를 통합과 포용에 두고 있다는 점에서 이를 외면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사면에 반대하는 의견들이 있지만 대통령 생각이 어느 쪽인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조만간 있을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관련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