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총선을 앞두고 이전 정권이나 사법부, 대기업 부조리 등을 폭로한 내부고발·공익제보자들이 잇달아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이들은 고발 행위와 마찬가지로 국회에 들어가서도 사회 정의를 실현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지만, 공익 제보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훼손시킬 것이란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부산일보 보도에 따르면 지난 정권에서 최순실 관련 제보자로 핵심 역할을 한 노승일 전 케이(K)스포츠재단 부장이 11일 민생당에 입당했다. 4·15 총선에서 광산을 등 광주 지역에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노 씨는 현재 광주에서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다.
민주당은 총선을 앞두고 적극적으로 내부고발자를 인재로 영입하고 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 의혹을 폭로한 이탄희 판사와 이수진 전 부장판사가 대표적이다. 민주당 영입 인재로 발표된 두 사람은 경기 용인정(이탄희)과 서울 동작을(이수진)에 공천을 받았다. 다만 이명박 정부의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의 핵심 폭로자였던 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은 경기 의왕과천 공천에서 고배를 마셨다.
정의당에선 소위 ‘땅콩 회항’ 사건 피해자인 박창진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대한항공직원연대 지부장이 비례대표후보 8번을 받아 당선권에 이름을 올렸다.
통합당에선 영입 인재인 산업재해 공익제보자 이종헌 씨가 미래한국당으로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했다. 이 씨는 2014년 농약·비료제조사 팜한농 구미공장에서 근무하면서 산업재해 은폐 사실을 신고하고 공익제보 보호 운동을 벌여 왔다. 지난 대선 당시에는 문재인 후보 캠프에서 활동했지만, 통합당 전신인 자유한국당의 설득으로 보수 진영 문을 두드렸다. 한국당은 공익제보자에게 이번 총선 공천 가산점 30%를 부여했는데, 미래한국당에서 이를 적용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이 보도는 이들의 본격적인 정계 진출을 두고는 평가가 엇갈린다고 지적했다. 자신의 불이익을 감수하면서 사회 변화에 투신한 이력이 제도 정치권에서도 상당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있는 반면, 내부고발의 순수성에 오점을 남길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는 것이다.
전병군 기자 jby@newsone.co.kr